[테크니들] 루트 보험(Root Insurance) – 자동차 보험의 미래

루트 보험(Root Insurance) – 자동차 보험의 미래
글로벌 비즈 나우

🔔 테크니들이 리멤버에 매주 수요일마다 제공하는 해외 기업 분석 콘텐츠입니다. 바로 아래 📻오디오 파일로도 제공되오니 텍스트가 불편하신 분들은 이용해보세요.

1. 세 줄로 요약하는 루트 보험

·2015년 미국에서 설립된 루트 보험은 운전 습관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보험료를 책정하는 인슈어테크 기업

·운전자의 습관을 바탕으로 한 보험료 산출로 고객 개인별 연간 약 1187달러의 보험료 절약 효과

·2020년 IPO 이후 임베디드 보험 영역으로 사업 분야 확장

2. 한 눈에 살펴보기

3. 사업 구조는?

루트 보험(Root Insurance)은 디지털 기반 자동차 보험회사입니다. 운전 습관을 기반으로 자동차 보험료를 개인 맞춤형으로 산출해 낸다는 점 때문에 젊은 세대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습니다. 

루트 보험은  2015년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설립되었고, 2016년 3월 시드 단계부터 2019년 8월 시리즈E 단계까지 6번에 걸쳐 총 8억2750만달러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이후 기업가치도 36억5000만달러로 올랐습니다. 2020년 10월 28일, 나스닥에 상장하며 7억2440만달러를 조달했는데, 이는 오하이오 주 기업 역사상 가장 큰 IPO였습니다. 

루트 보험은 전통적인 보험회사와 달리 테크를 기반으로 하는 인슈어테크 기업입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소비자에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바탕으로 보험료를 산출해 맞춤형 자동차 보험을 제공합니다. 

루트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소비자는 앱을 설치한 후 희망하는 보장 범위를 선택합니다. 이후 3주의 테스트 주행 기간 본인 스마트폰의 속도와 위치를 감지하는 센서의 사용 권한을 부여하고, 운전 시 스마트폰을 휴대하게 됩니다. 이 동안 소비자는 앱을 통해 운전 습관을 기록하고 평가 받습니다. 

기록을 바탕으로 루트 보험에서 운전자가 자동차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지, 가입할 수 있다면 보험료 견적이 어떻게 되는지 상세한 자료를 받게 됩니다. 위험한 운전 습관으로 인해 테스트 주행 이후 보험 가입이 거절되기도 합니다. 

모바일 앱을 통해 가입, 관리, 결제가 모두 이뤄지며, 6개월 단위로 보험 계약을 맺게 됩니다. 루트 보험에서는 보험료를 산출할 때, 운전 습관 이외에도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는데, 거주 지역, 신용 상태, 기존 사고 기록, 혼인 여부, 소유 차량 종류, 연령, 이전 보험 가입 등 다양한 요소를 바탕으로 최종 보험료를 산출합니다. 

보험료를 청구하는 방식도 전통 보험회사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가 피해 사실을 증명하는 사진이나 영상을 전용 앱에 올리면, 평균 3분 안에 보험금 청구를 완료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보험금 청구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모든 단계에서 고객에게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메일이 발송되고, 앱을 통해 동시에 진행 상태가 업데이트됩니다. 

루트 보험은 이런 파격적인 비즈니스 모델 덕분에 2018년, 설립한지 약 3년 만에 모바일 전문 자동차 보험 회사 중에서 경쟁사인 메트로마일보험(Metromile Insurance)을 제치고, 원수보험료 기준 1위로 올라섰습니다. 

루트 보험은 별도의 판매 조직이나 보험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보험 가입부터 보험금 청구까지 모든 과정을 해결할 수 있는 ‘Root Car Insurance’라는 전용 모바일 앱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2019년 11월부터 루트 보험은 자동차 보험 이외의 영역에서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자사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세입자 보험을 출시했습니다. 루트 보험의 자동차보험 가입자 중 70%가 임차인이므로 교차 판매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입니다. 

루트 자동차 보험 가입자가 세입자 보험에 가입하면, 5%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이 가능하게 했고, 자동차 보험 가입자가 아닌 사람도 세입자 보험만 가입할 수 있도록 고객 범위를 확장했습니다. 임대로 사는 집의 물건이나 공간에 손상이 있을 경우, 일시적으로 머물고 있는 숙소나 호텔에서 물건을 도난당하거나 손상한 경우, 타인이 자신의 임차공간에서 부상을 입게 되었을 때의 의료비 등을 개인 책임 보험의 영역에서 보장합니다. 

2020년 10월 루트 보험은 자가 주택 소유자들을 위한 보험도 출시했습니다. 자가 주택을 소유한 나머지 30%의 고객까지도 확보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루트 자동차 보험과 함께 가입할 시 주택 소유자 보험료는 10% 더 저렴해집니다. 이제 루트 보험은 ‘자동차와 집’을 동시에 보호할 수 있다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주고 있습니다.

4. 핵심 인물

루트 보험은 2015년 3월 미국 보험회사인 네이션와이드 보험(Nationwide Insurance) 회사 출신인 알렉스 팀(Alexander Edward Timm)과 IT 분야 전문가인 댄 맨지스(Daniel Craig Manges)가 함께 설립했습니다. 

CEO인 알렉스 팀은 1989년생으로 드레이크 대학(Drake University)에서 보험 계리학, 회계 및 수학을 공부했고, 이후  2011년 8월부터 2015년 3월까지 네이션와이드 보험회사에서 일했습니다. 네이션와이드 보험에서 팀은 주로 사업 자산에 관한 전략을 세우는 업무를 맡았습니다. 보험계리를 전공하고, 보험상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보험료가 어떻게 산출되는지 전문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던 팀은 보험회사에서 일하면서 기존 보험회사의 생리를 잘 파악할 수 있는 경험의 시간을 갖습니다. 이것이 루트 보험을 창업하게 되는 계기로 이어집니다. 

루트 보험의 아이디어는 ‘사고 낼 위험이 적은 사람은 보험료를 적게 내야 한다’는 소비자 중심 사고에서 시작했습니다. 높은 수익률, 중개인이나 에이전트를 통한 대면 영업 기반이었던 기존 보험 시장에 정면으로 반하는 비즈니스 모델이었습니다. 이는 팀이 직접 전통 보험사에서 일하면서 자동차 보험료가 운전 습관 기반이 아닌 부차적인 요소에 의해서 산출되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생각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수학을 좋아했던 팀은 수학이 실제 생활에 유용하게 쓰이는 보험 계리라는 분야를 발견하게 되면서, ‘자신만의 보험 회사’를 차리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팀은 “보통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보험=사기’라는 편견을 깨고 싶다”고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창업 동기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는 “보험은 삶을 보호해주는 역할로서 중요한데, 많은 사람들이 보험료를 ‘불필요하게 많이’ 내고 있다. 나는 불필요함이 없는 보험 상품을 내가 잘하는 수학을 통해서 실현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루트 보험은 이런 그의 생각을 고스란히 반영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팀은 보험료를 결정하는 많은 비합리적인 요소를 제거하는 데 몰두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그 생각은 유효합니다. 그는 흑인이나 이민자 출신의 사람들이 보험을 가입할 때 자동적으로 신용 점수가 낮게 책정되어 과도한 보험료를 내고 있다는 데에 문제 의식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2025년까지 이 신용 점수를 제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합리와 실질’에 기반을 둔 회사의 정책은 CEO인 알렉스 팀의 철학이 담겨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0년부터 알렉스 팀은 고헬스(GoHealth)라는 미국의 디지털 건강 보험회사의 이사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의 관심사가 자동차 보험뿐만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5. 주요 경쟁사

메트로마일 보험(Metromile Insurance)은 루트 보험과 항상 동시에 언급되는 보험사 중 하나입니다. 루트 보험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기반 자동차 보험 전문 회사이며, ‘주행 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산출’하는 페이 퍼 마일 자동차 보험(pay-per-mile car insurance)의 시초입니다. 메트로마일 보험은 2011년 샌프란시스코 레드우드 시티에 설립된 인슈어테크 스타트업입니다. 

운전자의 운전 습관 등 타 요소는 배제하고, 철저히 주행 거리 기반으로 보험료를 산출합니다. 주행 거리 측정을 위한 메트로마일 펄스 (Metromile Pulse)를 차량에 연결하고, 이 주행거리 데이터가 메트로마일 서버로 전송되면, 주행 거리에 따라 후불로 보험료를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29달러의 월 고정 보험료에 추가로 주행 거리만큼을 지불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보험’의 대명사로 꼽혀왔습니다. 

또 다른 경쟁사로 꼽히는 곳은 레모네이드(Lemonade)입니다. 레모네이드는 전 세계 모든 보험사가 주목하는 디지털 보험회사입니다. 2015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되었고, AI 챗봇을 사용한 쉽고 빠른 보험 가입과 청구로 전통 보험업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불필요한 보험료가 없고, 미청구 잔액은 매년 고객에게 반환하거나 기부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를 만들어 ‘투명한 보험사’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습니다. 

현재는 미국뿐 아니라,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까지 진출했습니다. 지금까지는 세입자 보험, 주택 보험, 책임 보험, 반려동물 보험을 판매하는 데 주력했지만, 2021년 초 생명보험 시장에 진출했고, 이후 4월에는 자동차 보험시장까지 진출해 향후 성장 동력을 마련하였습니다. 

2021년 11월 레모네이드는 메트로마일 보험사 인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10년간 메트로마일이 쌓아 온 자동차 분야의 데이터와 전문성을 모두 이어가겠다고 밝히면서 이들의 만남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모든 주주의 승인, 행정 및 규제에 관한 대응 절차가 완료되면 최종적으로 2022년 2분기에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6. 루트 보험의 미래는?

루트 보험은 CNBC의 2020년 50대 파괴적인 혁신 기업(Disruptor 50 Companies for 2020) 중 상위 20위 안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운전 습관 기반의 보험료 산출은 이제 많은 보험 회사에서 시도하고 있어서 루트 보험만의 독보적인 기술이 아닙니다. 

루트 보험은 설립 초기 공격적인 영업 전략으로 고성장세를 유지했습니다. 2019년 상반기에만 1억8700만달러의 보험료 수익을 벌어들였으며, 이는 2018년 상반기 대비 824%가 성장한 것입니다. 

이후 루트 보험에서 대두된 문제는 손해율 관리 부분입니다. 미국 손해보험사의 평균 손해율은 약 71%이지만, 루트 보험은 91%로 개선이 필요했습니다. 따라서 루트보험은 2019년 이후 손해율 관리 강화를 시작했습니다. 이를 위해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하고, 판매지역을 확장하는 속도를 조금씩 늦추면서 손해율 관리 강화에 나섰습니다. 

최근 루트 보험의 CEO인 알렉스 팀은 루트 보험이 임베디드 보험(embedded insurance)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임베디드 보험은 소비자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관련이 있는 보험을 구매 과정에 함께 포함한 보험상품입니다. 공유 자동차 서비스를 이용할 때 그 비용에 이미 자동차 보험료가 포함되어 있어서, 보험을 동시에 가입하게 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2021년 2분기에 루트 보험은 온라인 기반 자동차 판매사인 카바나(Carvana)와 파트너십을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루트 보험은 카바나의 고객에 적합한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고, 카바나는 자동차 구매과 동시에 고객이 최적의 보험상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윈-윈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알렉스 팀은 “앞으로 이와 유사한 파트너를 지속적으로 탐색할 예정이고, 지금까지 루트 보험이 구축해 놓은 고객 경험을 유지할 수 있는 파트너를 보유하는 것이 우리에게 중요하다”고 밝히며, 임베디드 보험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또한 AI 기반 자동차 보험 청구 전문 플랫폼 트랙터블 (Tractable)과 파트너십을 발표하면서, 청구 분야의 기술 보완을 예고하였습니다. 루트 보험은 분야별로 기술적으로 가장 뛰어난 파트너들과 지속적인 협업을 진행하면서, 고객 중심의 최적화 된 상품을 만들어 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 작성자 이은서 : 테크니들 필진

테크니들 필진들이 전하는 생생한 글로벌 비즈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