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ool] 성장하는 쿠팡. 주식은 왜 계속 하락할까요?

성장하는 쿠팡. 주식은 왜 계속 하락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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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실적: 2021년 3월 12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첫 거래를 시작한 쿠팡. 1년이 지난 2022년 3월 11일 종가 기준 64.06% 하락한 17.42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상장 이후 진행된 네 번의 실적 발표에서 쿠팡의 주가는 지속해서 하락했습니다. 그리고 시장의 질문은 늘 같았습니다. “한국의 전자 상거래 시장을 선도하고, 성장하는 기업임은 알겠다. 다만 수익성은 언제 보여줄 것인가?” 최근 발표한 2021년 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조정된 EBITDA 가이던스를 제시했습니다.

“2022년에는 4억 달러(약 5,000억 원) 미만의 적자를 내겠다. 참고로 시장의 예측치는 6.23억 달러(약 7,700억원)”

쿠팡의 사업: 2022년 회계연도 1분기부터는 매출을 두 가지로 분류해서 공시합니다. 프로덕트 커머스 (Product Commerce)와 성장 이니셔티브 (Growth Initiatives). 전자는 전반적인 쿠팡의 전자 상거래 서비스 및 로켓 프레시(신선 식품), 광고 사업이고요. 후자는 쿠팡 이츠 및 쿠팡 플레이, 핀테크, 일본 및 대만 등 해외 사업입니다. 전자는 수익성을 후자는 성장 및 투자를 쫓습니다.

2021년 쿠팡이 투자한 물류센터 용량은 전체 용량의 37.5%. 총 물류센터 용량은 4천만 제곱 피트 (약 112만 평). 올해 증설할 용량은 현 총 용량 대비 20% 이내인 몇백만 제곱피트 수준입니다.

지난 해 증설한 로켓 프레시 물류센터 용량은 2배. 쿠팡 경영진들은 인력 수급 때문인 단기적인 적자였음을 주장합니다. 추가 투자 규모도 감소 추세입니다. 지난해 4분기에는 1.5억 달러 (약 1,860 억원). 올 1분기 0.6~0.7억 달러(약 750~860억 원)를 기점으로 대규모 투자는 줄일 계획입니다.

신사업에 투자할 금액은 2억 달러 (약 2,470 억원). 지난 해 투자 비용 대비 2.35배 증가한 규모입니다.

현재 쿠팡의 활성 고객 수는 1,800만 명. 이 중 유료 멤버십 회원 프로그램 가입자 수는 900만 명. 쿠팡의 서비스를 3개 이상 이용하는 고객 수는 360만 명입니다. 김범석 CEO는 실적 발표에서 쿠팡의 활성 고객 중 70%는 쿠팡 이츠를 한 번도 이용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방증입니다.

경쟁 구도: 쿠팡의 차별화된 배송 경험. 새벽 배송 및 당일 배송을 경쟁사들도 속속 도입하는 중입니다. 교보증권의 발표로는, 새벽 배송 시장은 2020년 2조 5천억 원 규모에서 내년 11조 9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네이버는 이마트 장보기 서비스에 이어, 이번 달 SSG닷컴과 손잡고 장보기 첫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지마켓과 옥션도 최근 메쉬코리아 부릉과 함께 최근 유료 멤버십 ‘스마일클럽’ 회원 대상으로 서울 일부 지역에서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신선 식품 분야에서는 이미 마켓컬리와 오아시스가 신선 식품 새벽 배송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 대상 그룹의 오프라인 유통 업체 “초록마을 인수전”이 주목을 받은 이유도 이 시장이 그만큼 뜨거운 시장이기 때문입니다. 4일 이내 도축된 신선한 축산물을 새벽, 당일 배송으로 판매하는 축산물 유통 스타트업 정육각이 현재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상황입니다.

Q커머스로 카테고리를 확대해 볼까요? 아직 초기 단계라곤 하지만, 배달의 민족 및 GS리테일, 부릉-오아시스, 현재 사업을 준비하는 이마트까지 모두 열심히 준비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초기 시장인 만큼 물류 네트워크 구축과 함께 마이크로풀필먼트 센터나 다크 스토어 같은 초기 투자 비용이 수반될 것입니다.

기존 전자상거래에서는 물류를 주도하는 사업자였다면, 이 시장에서는 배달의 민족을 따라잡아야 하는 사업자기 때문입니다. 선도 사업자와 후발 사업자는 전략과 비용 집행 방식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의 반응: 2021년 회계연도 4분기 실적 발표 직후 장외에서 쿠팡의 주가는 소폭 반등했습니다. 그럼에도 다음 날인 3월 4일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미즈호가 제시한 쿠팡 목표가는 기존 32달러에서 28달러.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Zacks Investment Research)의 1월 발간한 Sell 의견 보고서도 주목을 받습니다. 계속된 쿠팡 경영진, CFO와 CTO의 자사주 매각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특히 3월 10일 보도된 쿠팡의 대량 매도 건 루머 기사. 이 기사가 주가 하락에 불을 붙입니다. 블룸버그는 쿠팡이 골드만 삭스의 도움을 받아 5천만 주를 매각했다고 보도합니다. 3월 8일과 3월 11일 쿠팡의 주요 주중 하나인 더 플라이의 보고서를 보면 쿠팡이 수백만 주를 추가로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rumour)은 일찌감치 나왔습니다. 참고로 이 이야기는 쿠팡이 골드만 삭스의 도움을 받아 5천만 주를 매각했다고 보도하면서 등장했습니다. 그린옥스 캐피탈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1이 주식을 매각합니다. 매각 수량은 각각 5천 31만 주와 5천만 주.

만약 소문대로 골드만 삭스가 이 물량을 소화했다면, 이런 대규모 매각은 보통 기관 투자자가 폭증. 또는 마진 콜로 인해 보유 지분을 청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시장은 후자 상황을 우려했고, 그것이 주가로 드러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의 흐름을 바탕으로 투자하는 글로벌 매크로 투자 기법의 달인으로 알려진 스탠리 드러켄밀러(Stanley Druckenmiller), 그는 쿠팡 주식을 지속해서 매수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말 기준 그의 포트폴리오 중 18.97%는 쿠팡입니다. 빌 멜린다 게이츠 재단도 1%로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수익성을 추구할 수 없다는 재단 특성을 고려할 때 상당한 주식을 보유한 상황입니다.

총 운용 자산이 41억 달러 (약 5조 원)에 달하는 Financial Advocates Investment Management도 쿠팡의 비중을 계속 확대 중입니다.

Comment: 상장 직전 쿠팡이 SEC에 제출한 S-1 Filing부터 지난 네 번의 실적 발표에 모두 참석한 입장에서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단어는 “Efficiency”였습니다. 이제는 수익성도 함께 챙기겠다는 의지의 반영으로 보입니다. 이제 3달 후 발표될 1분기 실적과 6달 후 발표될 2분기 실적이 관건일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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