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美빅테크 4분기 실적 총정리

엇갈린 美빅테크 4분기 실적 총정리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4분기 실적발표 후, 희비가 엇갈린 빅테크들: 전 세계 증권 시장에 상장된 기업들 중 시가 총액 10위 안에는 무려 7개의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아마존, 테슬라, 메타(페이스북), 엔비디아가 그들입니다. 지난 11일 장 마감 이후 이 기업들의 시가 총액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1위 애플 / 2.752조달러(약 3300조원)
·2위 마이크로소프트 / 2.211조달러(약 2650조원)
·3위 사우디 아람코 / 1.986조달러(약 2374조원)
·4위 알파벳(구글) / 1.773조달러(약 2100조원)
·5위 아마존 / 1.56조달러(약 1850조원)
·6위 테슬라 / 0.872조달러(약 1050조원)
·7위 버크셔 해서웨이 / 0.713조달러(약 852조원)
·8위 메타(페이스북) / 0.628조달러(약 750조원)
·9위 TSMC / 0.627조달러(약 749조원)
·10위 엔비디아 / 0.567조달러(약 680조원)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숫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같은 날 우리나라 코스피의 전체 시가 총액이 2160조원, 코스닥과 코넥스를 다 합쳐봐도 2550조원 수준이라는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큰 금액들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21년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이 거대 빅테크 기업의 주가가 크게 출렁이는 일이 연달아 발생했습니다. (엔비디아는 2월 16일 발표 예정)

우등생 그룹 – 애플, MS, 구글, 아마존:  우선 1월 27일 실적을 발표한 애플의 경우, 지난해 동기 대비 11% 증가한 약 149조원의 매출과 25% 증가한 약 42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다음날 주가가 무려 6%나 상승하며 마감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쓸데 없는 걱정은 애플 걱정’이라는 시쳇말이 다시 한번 증명된 셈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비슷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한 약 62조원의 매출액과 21% 증가한 약 22.5조원의 순이익을 발표한 것입니다. 블리자드를 무려 82조원에 인수한다는 발표 이후 하락하던 주가는 실적 발표 다음날 약 3% 상승했습니다.

2월 1일 실적을 발표한 구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 개선과 주식 분할을 한꺼번에 발표하면서 다음날 하루 만에 주가가 7.5%나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아마존도 이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실적을 발표한 바로 다음날인 2월 4일 주가가 무려 13.5%나 크게 뛴 것입니다.

실적은 올랐지만 주가는 하락한 테슬라: 그런데 예외가 있었습니다. 비슷하게 사상 최고 실적을 발표한 테슬라의 경우, 실적 발표 다음날인 1월 27일 주가가 무려 12% 가까이 폭락한 것입니다. 반도체 수급을 포함해 전반적인 공급망 이슈가 향후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신차의 출시도 미뤄질 것이라는 회사의 발표 내용이 기폭제가 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실적도 주가도 폭락한 메타: 하지만 더 극적인 상황은 사명까지 바꾸며 절치부심했던 메타에게 일어났습니다. 지난 3일 시장 예측을 크게 하회하는 실적을 발표한 다음날 주가가 무려 26% 폭락하면서 시가 총액 300조원이 사라졌던 것입니다. 이는 하루에 한 기업의 시가 총액이 가장 많이 폭락한 역사상 최대 기록이 되었습니다.

비록 10위권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넷플릭스도 이미 메타와 유사한 주가 흐름을 보인 바 있습니다. 실적 발표와 함께 신규 가입자 수의 성장 전망이 부정적이라는 내용이 발표되자 다음날 주가가 하루 만에 무려 22% 폭락했던 것입니다.

그 여파로 빅테크까지는 아니지만 성장하는 플랫폼 기업인 스냅(Snap)의 주가가 24% 폭락했다가, 다음날 바로 59%나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에게 롤러코스터를 경험하게 했습니다.

향후를 예측하기엔 거대 변수가 너무 많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실적 발표 이후의 주가 흐름은 단기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금리 인상의 폭이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의 거대 변수들이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다급해진 집주인들이 많아진 이유
오늘의 이슈

자기 집에 전세 살겠다는 집주인들: 요즘 집을 팔아야 하는 다급한 집주인들은 대부분 1가구 1주택입니다. 그래서 이런 현상이 나타납니다. 집이 안 팔리니 비싼 전세로 본인이 스스로 살아주겠다는 조건도 내겁니다.

조정대상지역 내 1가구 1주택자는 먼저 살던 집을 팔고 새 집을 구매할 경우 먼저 살던 집은 새 집을 구매한 지 1년 이내에 팔아야 합니다. 과거에는 그 유예 기간이 3년이었지만 약 2년 전인 2019년 12월 17일 이후 새 주택을 구입한 경우는 1년으로 줄었습니다. (12.16 부동산 대책의 내용이었습니다.)

비과세 유효 기간이 얼마 안 남았다: 요즘 다급해진 집주인들이 과거보다 많아진 이유 가운데 하나는 2019년 12월 16일 이전에 계약한 주택의 경우 2년의 유예 기간이 예외적으로 주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2019년 12월 16일 직전에 계약한 경우는 대개 잔금일이 2020년 2월일 것이고 2022년 2월까지 그 집을 팔면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이 주어집니다.

그러니까 2022년 2월은 조정대상지역 내 2020년 2월에 잔금을 치른 ‘집 갈아타기 1주택자’들과 2021년 2월에 잔금을 치른 ‘집 갈아타기 1주택자’들이 모두 마지노선을 맞이하는 기간입니다. 2022년 1월도 그랬고 2021년 12월도 그랬습니다. (2년제 대학이 1년제로 바뀌면 일정 기간에는 1년만 다닌 졸업생과 2년을 다 다닌 졸업생이 같은 날 졸업을 하게 됩니다.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급매자들이 늘었다: 작년 가을만 해도 매물을 내놓기만 하면 잘 팔리던 시절이라 별 문제가 없었는데 겨울부터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매물 소화가 안 되자 급매로라도 팔려는 매도자들이 갑자기 늘었습니다. 1가구 1주택 비과세를 받지 못하고 2주택자가 되면 양도세가 크게 늘어나기 때문에 몇억원이라도 깎아서 팔거나 지인에게 일단 싸게 넘기고 나서 시간을 버는 거래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2년제 졸업생’이 사라진 시장은 과연?: 2022년 3월부터는 2021년 3월에 잔금을 치른 분들만 집을 처분하면 됩니다. 2020년 3월에 새 집을 등기한 분들은 대부분 2021년 3월까지 집을 다 팔았을테니(이제 3월부터는 2년제 졸업생은 없습니다) 급히 팔아야 하는 매물은 이제 3월부터는 과거보다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이런 변화가 시장에 어떤 변수가 될지 눈여겨봐야 하겠습니다.

9년 적자 해운회사의 반전
오늘의 이슈

9년 적자 뒤집은 HMM: 해운회사 HMM이 작년 무려 7조377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습니다. 이 회사는 지난 9년간 계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누적 손실이 3조8401억원이었던 회사였습니다. 한 해 장사로 9년간의 영업손실을 메우고도 남았습니다.

경기순응형 산업구조란?: 이 회사처럼 경기에 따라 실적이 춤을 추는 산업에 속한 회사들을 ‘경기순응형 산업구조’라고 표현합니다. 이런 회사들은 적정주가를 산정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이익의 몇배를 그 회사의 적정주가로 보는 식인데 이런 회사들은 이익이 급변하니 이익을 기반으로 적정주가를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내년에는 얼마나 이익을 낼지 도무지 예측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회사들의 적정주가는 일반적으로 <그 회사가 보유한 순자산의 몇 배>라는 공식으로 계산합니다. 회사의 순자산은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그 수치를 차용하지만 명확하지는 않은 기업가치 계산법입니다. (HMM의 순자산은 약 10조원이고 시가 총액은 12조원이니 순자산의 1.2배에 거래되는 셈입니다. 올해만 7조원의 이익을 올렸으니 한 해에 순자산 변화폭도 7조원이나 됩니다. 적은 변화량은 아닙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유럽에서 때아닌 종이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가 나왔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독일의 비코팅 인쇄용지 가격은 용지 공급 부족 사태에 20여 년 만에 최고가를 찍었습니다. 유럽 내 라벨 제조업체들의 대표 단체 피나트는 종이가 부족해 라벨 생산의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는데요. 핀란드 임업그룹 UPM-키메네의 공장 파업 사태가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이 업체는 유럽 라벨 공급량의 40%를 담당하고 있었다네요.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죠. 이에 우크라이나 현지에 파견된 국내 10여개 기업 상당수가 직원들을 속속 철수시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주재원 가족들을 먼저 귀환시킨 데 이어 현지 직원들에게도 철수 조치를 완료했고, 한국타이어도 철수를 준비 중입니다. 외교부에 따르면 현지 체류 한국인은 300여명으로 2∼3일 내 100명 이상이 추가 출국할 전망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