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유럽이 자꾸 신경 쓰이는 이유

지금 유럽이 자꾸 신경 쓰이는 이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서방국의 개입을 막기 위해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끊겠다고 위협할 경우를 미국이 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산 천연가스를 유럽에 공급하거나 카타르가 천연가스 생산을 늘려서 유럽에 공급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런 소식 덕분에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최근 급등분을 반납하고 하락했습니다. 그래도 코로나 이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3~4배 이상 비싼 가격이긴 합니다.

유럽도 물가 상승세가 만만치는 않아서 유럽도 미국처럼 강한 긴축에 돌입할지가 요즘 관심거리입니다. 현재까지의 분위기는 유럽의 지난달(12월) 물가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긴 했지만 임금 상승률이 높지는 않아서 구조적 인플레 가능성은 아직 없다는 이유로 긴축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는 쪽입니다.

유럽이 아직 긴축 못하는 이유: 유럽은 여러 나라가 하나의 통화로 묶여있는데, 나라마다 상황이 달라서 긴축을 할지 완화를 할지에 대한 판단이 더욱 쉽지 않습니다. 유럽이 지난 10년간 이렇다 할 성장을 보이지 못한 이유에 대해 독일이 자국의 상황만 보고 판단하고 유럽 중앙은행에 압력을 넣어 긴축을 하는 바람에 생긴 일이라는 해석도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라서 유럽은 성장을 위해 좀 더 돈을 풀어야 한다는 시각이 아직은 우세한 듯합니다.

유럽 긴축 시 바뀔 환율: 유럽이 긴축에 돌입하면 우리 환율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유럽이 돈 풀기를 멈추고 긴축을 시작하면 유로화 통화량의 증가세가 꺾이고 가치가 상승하면서 유로화가 강해지고 달러가 약해집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의 하락을 경험하게 될 수 있습니다.

주식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유럽이 긴축을 뒤로 미루는 게 단기적으로는 더 좋습니다. 미국의 긴축만으로도 글로벌 유동성의 감소 → 이머징 마켓 투자금 축소 → 한국 등 증시 하락으로 이어지는 결과가 생겼는데 유럽도 긴축에 동참할 경우 분위기는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국이 미국과는 반대 방향으로 돈 풀기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이런 각도에서 보면 다행인 일입니다.

물론 중앙은행이 긴축을 한다는 것은 대출로 인해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생성되는 유동성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금리를 내린다는 것은 시장에서 생성되는 유동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해서 그 자체로 유동성이 늘어나는지 줄어드는지를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유동성은 넘칠수록 일단은 좋다>는 주식 시장의 입장에서는 긴축은 (단기적으로는) 항상 나쁜 뉴스입니다.

그래도 오르고 있는 시중금리: 미국의 긴축과 유럽의 긴축 가능성 고조 때문에 독일의 국채금리가 3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에서 탈출해서 플러스로 전환했습니다. 우리나라 채권 시장에서도 금리가 올랐습니다. 외국인들이 국채 선물을 매도하면서 금리 상승에 베팅(금리가 올라가면 채권 값이 떨어지기 때문에 국채 선물을 매도하는 것이 돈을 버는 방향입니다)한 탓입니다. 우리나라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는 예상은 미국의 금리 인상 흐름 외에도 정부가 추경예산 편성으로 시중 자금을 흡수할 가능성까지(시중에 자금이 부족해지면 이자율이 올라갑니다) 반영한 결과입니다.

이제 코인도 가계자산으로 잡힌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통계청의 가계금융조사 항목에 가상자산이 자산의 한 종류로 포함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상자산을 일정금액 이상 보유하고 있어서 그걸 빼고 계산하면 사람들의 보유자산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그러나 상장하지 않은 암호화폐는 자산으로 분류하지 않기로 했습니다(그 가격을 추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가계금융조사에서 자산으로 분류하는 자산은 다음과 같습니다.

돈 되는 건 모두 통계에: 예금∙주식∙펀드∙파생상품, 개인 간에 빌려준 돈, 전월세 보증금, 곗돈, 주택, 상가, 빌딩, 토지, 해외부동산, 부동산을 구입하기 위해 지불한 계약금 중도금, 자동차, 자영업자가 돈을 주고 설치한 설비, 골프장 콘도 등 회원권, 동식물, 귀중품, 시가 300만원 이상의 가전제품이나 스피커 등 내구재, 오토바이, 보트, 특허권이나 지적재산권 등입니다. 팔아서 돈이 되는 모든 것을 가계자산의 종류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캐시 우드의 아크 ETF들의 수익률을 따라잡았습니다. 아크인베스트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술주 위주로 투자했는데요. 이런 주식들(성장주)은 금리가 낮은 시기일수록 수익률이 좋습니다. 이들은 당장 버는 매출은 비교적 적더라도, 미래엔 큰 매출을 벌 확률이 높은데요. 저금리 시대엔 미래 매출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유리하기에, 최근 성장주의 인기가 좋았습니다. 가치주와 경기순환주들이 성장주의 수익률을 다시 따라잡고 있는 걸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니다.

📉 1월 셋째주 한국부동산원의 지방 아파트 전세수급지수가 99.9를 기록했습니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걸 의미합니다. 전셋값이 크게 뛰고, 전세대출 금리가 오르자 월세 대비 메리트가 적어진 겁니다. 전·월세전환율보다 전세 대출 금리가 높으면 전세의 메리트가 없어지는데, 현재 수도권 전·월세전환율과 전세 대출 금리는 엇비슷한 수준입니다.

🥩 호주산 소고기 값이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20일 기준 호주산 갈비 100g 평균 소매가격은 3513원으로, 평년의 2381원에 비해 47.5%나 급등했습니다. 오미크론 변이 출현 이후 호주 정부가 확진자∙밀접접촉자는 10일 동안 자가 격리를 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호주 정부는 당분간 비자 수수료를 면제해 외국인 노동자를 공급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