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화가 더 진전되기 어려운 이유

월세화가 더 진전되기 어려운 이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부동산 시장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올해 부동산 가격의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전세 가격과 금리입니다. 전세 가격이 오르면 내집 마련 욕구가 커지고 한편으로는 갭투자도 쉬워지면서 집값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금리도 얼마나 오르느냐에 따라 신규 매수세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전세금 올려주느니 월세 내는 게 싸졌다: 이런 시각에서 요즘 나타나고 있는 ‘전월세 전환율<전세 대출 금리’ 현상은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집니다. 겉으로 나타난 현상은 전세 대출 금리가 비싸져서 시중의 전월세 전환율보다 올라갔다는 것입니다. 그 말은 굳이 전세 대출을 받아서 전세금을 올려주느니 그냥 월세를 내는 게 오히려 더 싸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전세 대출 금리는 요즘 5%에 육박하는데 전월세 전환율은 3.7% 수준입니다. 보증금 1억원을 월세로 바꾸면 30만원(연간 360만원)인데 보증금 1억원을 전세 대출로 빌리면 이자는 연간 500만원 가까이 된다는 뜻입니다.

최근 전세 대출 금리가 시중금리의 상승세보다 더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전월세 전환율은 집주인이나 세입자가 <이만큼의 보증금은 이만큼의 월세와 비슷한 가치다>라고 생각하는 일종의 민간 시중금리입니다. 전월세 전환율이 높다고 생각되면 이자를 물더라도 어딘가에서 보증금을 빌려올 것입니다. 그 어딘가에서 빌려온 돈의 이자율이 전월세 전환율과 비슷해질때까지 전월세전환율은 낮아집니다.

전세 대출 금리는 왜 비싸졌을까?: 그런데 전세 대출 금리가 그 시중 민간 이자율인 전월세 전환율보다 올라갔다는 건 전세 대출 금리가 <어떤 이유 때문에> 인위적으로 과도하게 상승해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전세 대출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등 모든 대출 금리는 기준금리가 지금과 동일했던 과거 수준보다 1%포인트 이상 올라있습니다. 그 어떤 이유는 아마도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막으려는 정부의 대출 규제 또는 금리 인상 압력일 것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시중은행들은 요즘처럼 거래량이 줄어서 대출 영업이 잘 안되는 시기에 가산금리를 그렇게 높여가며 손님들을 거부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래 가긴 어려운 현상: 전세 대출 금리가 시중의 전월세 전환율을 웃도는 상황은 오래 지속되기는 어렵습니다. 전세 대출 금리가 내려오든 아니면 시중의 전월세 전환율이 올라가서 전세 대출 금리를 추월할 것입니다. 그 이유는 전월세 전환율보다 전세 대출 이자율이 높으면 많은 세입자들이 월세를 내기 원할 것이고 그러면 집주인들은 월세를 올려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차라리 이 월세를 내느니 전세 대출을 받겠다고 할 때까지 올라갑니다.)

두가지 움직임이 모두 나타날 것 같습니다. 3월 대선 이후에 대출 규제가 좀 잦아들면 전세 대출 금리는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대출 규제가 풀리지 않으면 월세가 올라갈 가능성도 높기 때문입니다. 대출 규제가 강하게 유지되면 집을 사거나 팔려는 거래자들은 대출 대신 전세 세입자를 끼워넣기를 원하게 됩니다. 전세 세입자가 내는 보증금이 대출금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상대적으로 월세 세입자의 인기가 떨어지게 되고 월세는 올라가게 됩니다.

친환경에 발목 잡힌 독일의 아이러니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사이에 두고 서방 국가들과 대립 중인 가운데 서방 일원인 독일이 러시아에 약점이 단단히 잡혀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러시아에 약점 잡힌 독일: 독일이 에너지의 대부분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건데, 독일이 이 상황에 처한 것은 친환경 전환을 매우 빠르게 한 탓이라는 아이러니가 함께 작용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하고 석탄 발전소도 2038년까지 모두 폐쇄할 예정이어서 천연가스 이외에는 별 대안이 없습니다. 천연가스는 러시아에 대부분 의존하는 상황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은행 영업점은 1층에 있다’는 오랜 공식이 깨졌습니다. KB국민·신한 등 4대 은행의 전체 영업점 3256개 중 50.2%가 2층 이상 점포에 위치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겁니다. 기존 은행은 자사 고객의 편리한 방문과 홍보 효과를 위해 1층에서 영업점을 운영해왔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비대면 거래가 확산하면서 임대료가 싼 다른 층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됩니다. 상가정보연구소가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서울 기준 1층 임대료는 2층의 두 배였습니다.

🏡 같은 평수, 같은 동네의 아파트라도 브랜드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죠. 시공사 수주 이후에도 브랜드 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해 시공사 교체를 요구하는 조합도 생겨나고 있는데요. 이에 최근 건설사들이 기존 주택 브랜드를 리뉴얼하거나 아예 새 브랜드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작년 브랜드 래미안을 영어로 표기하는 등 브랜드 리뉴얼에 나섰고, SK에코플랜트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기존 브랜드인 SK 뷰(VIEW)와는 별도로 새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신동아건설은 14년 만에 주택 브랜드 ‘파밀리에(FAMILIE)’를 리뉴얼해 이름은 유지하되 색상과 디자인 등을 개편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