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가 만드는 나비효과

부동산 규제가 만드는 나비효과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부동산 규제의 4가지 나비효과: 부동산 시장과 관련한 규제들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다양합니다. 요즘도 이런 규제가 예상하지 못한 결과들을 가져오기도 한다는 걸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들이 꽤 많습니다. 몇가지 예를 보면 최근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에서는 분양 비수기인 12월에도 서둘러 분양을 하는 단지들이 눈에 띕니다. 부천 광주 대구 경산 아산 등입니다. 전국적으로 6만6000여 가구가 분양될 예정입니다.

1️⃣ 🌆 건설사들이 분양을 서두른다: 비수기인 12월에 예정에 없던 분양을 하는 이유는 내년부터 DSR 규제가 적용되면서 중저가 아파트들을 구매하려는 수요자들의 자금 동원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DSR 규제가 적용되기 전에 아파트를 분양할 경우 규제 시행 전에 분양 받은 아파트나 오피스텔은 DSR 규제 적용의 예외로 본다는 규정을 통해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출 규제는 규제 지역의 6억원 이상 아파트의 경우 일부 DSR 규제가 적용되고 있기도 하고 9억원 이상 분양가의 경우 중도금 대출이 금지되기 때문에 고가의 아파트들은 내년이 되더라도 대출규제로 인해 변화되는 조건은 없습니다.

2️⃣ 🏢 상가나 사무실로 개조되는 주택들: 종부세 강화로 인한 불똥이 다가구, 상가 주택에서 주택들을 없애는 쪽으로 번지는 것도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예를 들면 다세대주택과 다가구주택은 외견상 비슷하지만, 주택으로 사용하는 층수가 3개 층 이하면서 전체 가구가 19가구 이하여야 다가구주택으로 인정받습니다. 다가구주택 소유자는 1가구 1주택자로 인정돼 보유세 부담이 크지 않지만 다세대주택은 각각의 가구가 모두 개별 주택으로 분류되며 종부세가 수억원이 부과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4층 중 한 층을 상가나 사무실로 개조하면 다가구주택으로 용도 전환이 가능합니다. 이런 변화는 주택 공급을 축소시킵니다.

3️⃣ 🏗 재건축 단지 주택 수가 줄어든다: 종부세 부담은 새로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는 재건축 단지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대형 평형 소유자들은 당초 중형 1채와 소형 1채를 분양받기로 했는데, 이렇게 될 경우 종부세가 많아지는 것을 체감한 후 분양 신청을 철회하고 다시 대형 평형 1채로 바꾸려고 하는 중입니다. 이렇게 되면 기존 분양 계획과 일정을 바꿔야 해서 분양이 더 늦어지고 중형과 소형 1채씩 지어졌을 아파트가 대형 1채로 바뀌면서 주택 공급이 1채 감소하게 됩니다.

무거운 보유세는 주택 소유 부담을 늘려서 초기에는 매물을 내놓게 만들긴 하지만 그 효과는 중장기적으로 주택 매수 수요를 줄여서 공급을 축소시킵니다. 주택 매수 수요가 약해지면 주택 건설 사업자들의 개발 욕구를 줄이기 때문입니다.

4️⃣ 🏬 아파트 대체재 공급만 늘어난다: 아파트 분양가 규제로 인해 아파트를 지을 곳에 분양가 규제가 없는 주거용 오피스텔을 지어 공급하는 것도 규제가 낳은 현상입니다. 이로 인해 오피스텔 거래도 크게 늘었고 오피스텔 경쟁률도 크게 올랐습니다. 아파트를 짓게 했으면 아파트를 구입했을 소비자들이 결과적으로 아파트보다 열등재인 오피스텔을 구매하게 된 것입니다. 도심 한복판에 생활형 숙박시설이 계속 분양되고 있는 것도 규제의 결과입니다. 집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결국 집이 아닌 집 대체재를 비싸게 구입하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금토→토일로 바뀐 UAE의 주말
오늘의 이슈

주말의 기준이 바뀐 UAE: 아랍에미레이트가 주말과 휴일을 금토에서 토일로 바꿨습니다. 현재 중동 지역 대부분의 나라들은 금요일과 토요일이 우리나라의 토요일과 일요일 같은 휴일입니다. 아랍에미레이트가 가장 먼저 서구권과 동일한 토요일·일요일 휴일제로 바꾼 것입니다.

원래 이슬람 국가들은 종교적 이유로 목요일과 금요일을 주말과 휴일로 정하고 쉬었습니다. 그걸 서구권과의 교류 편의를 위해 금요일과 토요일로 바꿨었는데, 아랍에미레이트는 한단계 더 나가서 서구권과 동일하게 바꾼 것입니다.

아랍에미레이트의 이런 변화는 아랍권 투자 허브 도시의 자리를 놓고 사우디 수도 리야드와 경쟁을 벌이는 국면에서 나온 것입니다. 누가 더 빨리 서구화되느냐의 경쟁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코로나 하루 신규 확진자가 사상 처음으로 7000명을 넘어섰습니다. 8일 0시 기준 코로나 확진자는 전날보다 7175명 늘어난 489484명으로 집계된 건데요. 기존 최대치였던 5352명을 불과 나흘 만에 2000명 가까이 늘렸습니다.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도 처음으로 800명을 넘어섰습니다. 정부는 방역 강화와 더불어 내년 초부터 먹는 치료제를 고위험 재택치료자에게 처방한다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 작년 늘어난 일자리 가운데 40대 이하에게 돌아간 비중은 5분의 1에 그쳤다는 소식입니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작년 일자리 수는 24725000개로 2019년에 비해 706000개 늘었습니다. 이중 40대 이하가 취업한 일자리는 139000개(19.7%)였습니다. 나머지 80%는 50대 이상에게 돌아갔는데, 특히 60대 이상이 54%를 차지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젊은층에 맞춤한 아르바이트나 계약직 등이 줄어든 반면, 정부의 공공 일자리 확대로 고령층 위주의 일자리는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네요.

🛄 보험업은 사람과 종이만으로 이뤄진 ‘인지 산업’으로 불리죠. 그만큼 인적 자원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이라는 건데요. 이 보험업계의 인력이 코로나 이후 빠른 속도로 줄고 있습니다. 지난 9월 기준 생명보험사 임직원수는 2만3852명으로 작년 말보다 6%가량 감소해 약 1500명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 임직원수도 300명 넘게 감소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디지털 비대면 업무 방식이 확산하면서 보험사들의 인력 감축이 빨라졌기 때문인데요.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3월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3년 만에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6월엔 KB손해보험이 퇴직신청을 받아 100명의 인력을 감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