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들은 왜 미국 증시로 갈까

유니콘들은 왜 미국 증시로 갈까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비상장 기업들 가운데 시가총액이 1조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되는 일부 기업들의 미국 증시 상장설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야놀자 토스, 크래프톤, 마켓컬리 등이 그 후보로 거론됩니다. 실제로 미국증시에 상장하게 될지, 한국증시에 상장하게 될지, 상장을 못하게 될지 아직은 모를 일이긴 합니다.

미국 증시의 좋은 점은 비싼 가격: 미국 증시에 상장할 때의 장점은 두 가지입니다. 적자기업도 상장할 수 있다는 것과 비싼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쿠팡은 적자기업이어서 한국 증시에는 상장할 수 없었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최근에 기업가치가 일정금액 이상이면 적자라도 상장할 수 있게 규정을 바꿨습니다)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인데(쿠팡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80조원인데 한국 시장에 상장했다면 그 가치에 거래되기 어렵습니다. 한국 주식시장에 몰리는 돈과 미국 주식시장에 몰리는 돈의 규모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많은 돈이 몰리는 미국 시장에서는 기업가치를 잘 받을 수 있는 업종이나 사업 모델일 경우 더 높은 가격으로 평가 받을 수 있습니다.

쿠팡은 전체 주식의 10%도 안 되는 주식을 투자자들에게 공모해서 팔고 5조원 넘는 돈을 회사로 끌어들였습니다. 한국에서 그렇게 했다면(적자 기업이라 상장도 안 되긴 하지만 만약 했다 해도) 회사로 들어오는 돈은 훨씬 적었을 것입니다. 그게 미국 시장에 상장하는 장점입니다.

미국 증시 상장의 단점은 비싼 비용: 한국 증시에 상장하는 것과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것의 차이 중 하나는 상장 절차를 도와주는 주관사에 주는 수수료입니다. 한국에서는 증시에서 조달하는 자금의 약 1% 정도가 수수료지만 미국에서는 그 비율이 5%입니다. 5조원을 조달하기 위해서 약 2500억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거기에 상장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각종 서류 준비에도 우리나라보다 10배 이상 매우 비싼 인건비를 지불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시가총액이 약 1조원이 되는 기업에서 약 10% 정도의 지분을 공모해서 1000억원을 조달하려고 한다면 주관사는 약 50억원을 수수료로 받아갑니다. 서류 작업에 필요한 비용도 100억원이 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0억원의 수수료로도 가능하지만 미국에서는 그만한 비용으로 상장을 도와줄 주간사를 찾는 건 쉽지 않습니다. 시가총액이 적어도 2조원 이상은 되어야 미국 시장에서 상장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불하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기업가치가 작은 기업들은 미국 증시에 상장하려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일이 생깁니다.

장외기업 투자는 괜찮을까: 최근 야놀자의 장외거래(비상장 주식도 서로 사고 팔 수는 있습니다) 가격으로 계산한 기업가치는 약 6~7조원입니다. 미국이나 한국에 상장할 때 그 정도의 시가총액이 될 것인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물론 그 판단의 기준은 매우 모호합니다. 그 어떤 전문가도 정확한 예측은 어렵습니다.

LG-SK 배터리 분쟁의 결말
오늘의 이슈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새로운 사실: 배터리 기술 인력 빼가기 문제로 미국에서 법정공방을 벌여온 LG와 SK가 2조원의 합의금을 SK가 내기로 하고 서로 합의를 하게 됐습니다.

2017년부터 2019년 사이에 LG 배터리 관련 직원들 100명 정도가 SK로 이직하면서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배터리가 어려운 기술은 아니지만 배우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는 기술이라서 노하우가 있는 직원을 빼오는 건 매우 유용한 전략입니다.

SK는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지면서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아니면 미국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 몰려있었습니다.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공장에서 배터리를 생산해서 포드와 폭스바겐에 공급할 계획이었는데 소송에서 지면(이미 졌습니다) 그리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미국은 미국의 이해관계에 도움이 안 되는 사법판단은 대통령이 거부할 수 있습니다)도 없으면 미국에 배터리를 못 팝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에만 보조금을 주기 때문에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지 못하면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그동안 소송 취하를 위한 합의금으로 SK는 1조원, LG는 3조원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42년 된 아파트가 80억이 된 비결
오늘의 이슈

압구정 현대6차 8억 `뚝`…대형평형도 본격 하락세? 가족간 거래? - 매일경제

새로운 사실: 압구정동 현대 7차 80평형 아파트가 80억원에 거래된 것이 화제입니다. 지난해에는 같은 면적이 65억원이었습니다.

재건축이 곧 될 아파트는 20평짜리 아파트가 40억에 거래되기도 하고 50평짜리 아파트가 30억원에 거래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평당 1억원>이라는 계산이 의미가 없습니다. 재건축이 될 아파트는 그 아파트가 몇 평짜리냐가 문제가 아니라 그 아파트가 갖고 있는 토지지분이 몇 평이냐로 가격이 매겨지기 때문입니다.

압구정현대 7차 80평형은 약 38평 정도의 토지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이 정도 지분이면 용적률 300%의 아파트를 재건축한다고 가정할 때 38평의 300%인 104평짜리 아파트를 가질 수 있습니다(건축비는 따로 내야 합니다) 물론 33평짜리 3채를 가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봐야 99평이니)

이 아파트를 80억원에 산 투자자는 미래에 건축될 33평짜리 압구정동 아파트 3채를 그 가격에 산 셈입니다. 물론 용적률이 300%가 될지 안 될지 정확한 세금과 부담금이 얼마나 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이 80평형 아파트가 압구정현대 7차 가운데는 가장 넓고 비싼 평형대라는 것도 변수입니다. 가장 비싼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던 조합원은 나중에 펜트하우스를 받을 수 있는데 희소성 때문에 가격이 훨씬 많이 오릅니다. 아마도 펜트하우스를 기대한 투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강변 아파트가 35층 층고제한이 없어지면 35층짜리 10동을 짓던 계획을 70층짜리 5동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펜트하우스 숫자는 5개로 줄어드니 더 희소해지고 더 비싸질 것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전기차, 비싼 만큼 세금 더 내야 할까: 전기차의 자동차세를 두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전기차는 대부분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비싼데, 세금은 왜 더 적게 내느냔 불만이 발단입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세는 재산세와 사회적 부담금 성격이 합쳐진 개념인데요. 환경 오염, 도로 손상, 에너지 소비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보단 배기량을 기준으로 삼아왔습니다. 내연기관차 시대엔 배기량만으로도 어느 정도 판별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위와 같은 불만을 반영해 찻값에 비례해 세금을 달리 하자는 법안이 지난달 발의됐습니다.

🥩 다시 수입되는 유럽 소고기: 광우병 우려로 20년 이상 금지돼 온 아일랜드∙프랑스산 쇠고기의 수입이 재개됩니다. 밥상 물가 안정을 위한 조치로 보입니다. 코로나19 이후 가정 내 식사가 늘면서 소고기 수요가 늘어났고, 한우 등심 가격은 평년 대비 1/4가량이 급등한 상황입니다.

🚥 빨간불 켜진 영국 플랫폼들: 지난 2월 영국에선 우버 기사를 개인 사업자가 아닌 플랫폼 소속 근로자로 취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플랫폼 입장에선 큰 악재가 됐습니다. 기사들을 직고용하고, 이들에게 휴일수당, 연금 혜택, 의료보험 등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음식 배달 업체 ‘딜리버루’의 몸값은 무너져내렸습니다. 이 업체는 상장 전 기업 가치가 약 14조원에 이르렀지만, 지난달 말 상장 직후 주가는 공모가 대비 26.3%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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