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김치 프리미엄, 이거 어떡하죠?

비트코인 김치 프리미엄, 이거 어떡하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 지난 7일 오후에 우리나라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하락했습니다. 대규모 매도물량이 일시적으로 쏟아진 탓입니다. 매도물량이 나온 이유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지만, 국제가격보다 국내가격이 더 높은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형성된 게 매도의 원인이었을 것으로 많은 분들이 해석하고 있습니다. (물론 김치 프리미엄이 없었더라도 매도 물량은 갑자기 나올 수 있습니다)

김치 프리미엄은 왜 생기나요? : 실제로 우리나라 비트코인 거래소에서 형성되는 비트코인 가격은 해외 거래소의 가격보다 15% 정도 더 비쌉니다. (그 비싼 정도는 그때그때 다릅니다) 그걸 김치 프리미엄이라고 합니다. 이게 생기는 이유는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의 해외 거래가격을 모르거나 무시하고 구매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의 국제가격이 6000만원인데도 6500만원 또는 7000만원에도 매수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한번 그렇게 가격이 높게 형성되면 국제가격 근처에서 비트코인을 매수하려는 투자자에게는 매수기회가 오지 않습니다. 국제가격보다 더 비싸게 사고 파는게 관행이 되면서 가격이 그렇게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저렴한 외국산 비트코인을 가져다 팔면 안되나요? : 외국에서 거래되는 가격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는 현상은 다른 상품에서도 자주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계란이 비싸지면 해외에서 계란을 수입해오면 해외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국내 계란 가격이 내려가게 됩니다.

그런데 비트코인은 내국인이 해외에서 구입하기도 어렵습니다. (외화반출이 어렵습니다) 외국인이 들여와서 파는 것도 안됩니다. 외국인은 국내 거래소에서 계좌개설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내국인 명의를 이용하더라도 외화로 바꿔 반출할 때는 입증서류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외국에서 계란을 사다 파는 것같은 차익거래를 할 수 없습니다. 김치프리미엄이 꺼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런 현상이 계속 되는 것에 문제는 없나요? 비트코인의 김치 프리미엄이 계속 유지되면 어떤 식으로든 차익거래를 하려는 투자자들이 등장합니다. 가장 흔한 방법은 한국에 머무는 중국인들이 환치기로 거래하는 것입니다. 중국인 A가 중국에서 비트코인을 1억원어치 구입한 후 한국으로 보내고 중국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팔아서 1억2천만원의 원화가 생기면 그 원화를 위안화로 바꾸지 않고 그대로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에게 그 돈을 줍니다. 중국인들은 그 돈을 생활비 또는 부동산 구입자금 등으로 씁니다. 그리고 그 금액에 해당하는 위안화(1억2천만원에 해당하는 위안화)는 중국에 거주하는 가족이나 친척이 A에게 줍니다.

이 거래를 요약하면 우리나라가 중국에서 비트코인을 수입하고 그 댓가로 달러를 지불한 것입니다(이런 거래가 없었다면 중국에 거주하는 가족이나 친척은 한국에 머무는 중국인들에게 1억원 가량의 달러를 송금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수입하게 되는 셈인데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면 사실상 대량의 무역적자를 보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비트코인을 우리나라에서 채굴해서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국민들끼리 거래하는 것은 그 가격이 어떻게 움직이든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마치 희귀한 옛날 동전을 우리 국민들끼리 비싼 가격에 서로 거래하더라도 그 주인만 바뀔 뿐 우리나라의 거시경제에 아무 영향을 주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외국에서 채굴된 비트코인을 우리나라로 수입하는 것은 달러의 유출을 의미합니다. 그게 금(gold)이나 애플 주식같이 유동성이나 가치가 대체로 안정적으로 보존되는 자산이 아니라면 매우 위험한 거래입니다. 김치프리미엄이 더 심해질수록 대량의 비트코인이 외국에서 유입되어 한국에서 팔리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비트코인의 김치 프리미엄을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그렇다고 외국에서 비트코인을 사오거나 외국인이 비트코인을 한국에 와서 파는 걸 허용하면 걱정하는 외화 유출이 더 자주 발생하게 됩니다. 최근 해외거래소에서 한국인이 신용카드로 비트코인을 구입하는 걸 막기 시작한 이유는 그런 사정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차익거래를 계속 금지하면 김치프리미엄이 쉽게 해소되지 않습니다. 고려해볼만한 방법은 비트코인의 공매도를 허용하는 것입니다. 비트코인 거래소들은 고객들이 구입하고 맡겨놓은 비트코인을 꽤 많이 보관하고 있으니 그걸 공매도 투자자들에게 빌려주는 것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해외가격보다 비싸지면 그 프리미엄은 언젠가는 사라질 것으로 보는 공매도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공매도를 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김치프리미엄은 빠르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달러의 유출과 김치 프리미엄의 해소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야당 후보 당선, 서울 재건축 더 빨라질까?
오늘의 이슈

야당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서 서울 아파트 가격에 어떤 변수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선거 결과가 투표일 이전에 이미 예상된 것이어서 현재 서울 아파트의 가격 흐름이 선거 결과를 이미 반영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재건축 단지들의 상승폭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야당 후보의 당선으로 서울의 재건축 재개발이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실제로는 제도적으로 그렇게 되기가 좀 어렵습니다.

서울에서 요즘 재건축이 잘 안되는 요인은 1. 서울시가 재건축 추진 자체를 심사 반려 등의 수단으로 지연시키고 있고 2.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작동하면서 재건축으로 인한 사업성 확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야당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면 1번 문제는 해결이 가능하지만 2번 걸림돌은 여전히 남습니다.

다만 1번 문제가 해결되면 재건축 조합들은 일단 재건축 일정을 어느 정도까지는 진행할 수 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재건축이 활발해진다는 느낌을 받게 될 가능성은 큽니다.

다만 야당 후보의 당선은 낡은 주택이나 아파트를 소유한 소유주들에게 또 다른 활성화 대책을 기대하게 만들면서 이미 추진되고 있던 공공 재개발이나 공공재건축의 진행을 막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소유주들이 새 시장의 정책이 구체화될 때까지 결정을 보류하는 선택을 하게 될 경우 재건축이나 재개발 추진은 더 더뎌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세계 해운사들의 컨테이터선 발주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2011년 이후 10년 만에 기록이 갱신됐습니다. 경제 회복이 되고 국제 물동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신호로 읽힙니다. 다만 2011년에도 경기 불황 이후 선박 주문이 모였다가 몇년 뒤 공급과잉이 됐던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비슷한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미국의 2월 무역적자가 711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1월에 이어 수입량이 거의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이 주된 이유입니다. 수출의 경우 아직 글로벌 경제가 살아나지 않아 부진한 반면, 수입은 미국 경제가 살아나면서 크게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 이마트가 매장에서 쿠팡, 롯데마트, 홈플러스보다 비싸게 구매하면 차액을 보상해 준다는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500여종의 생활 필수품들이 대상입니다. 오프라인 이마트 매장이 온라인 대비 비싸다는 인식을 타파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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