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가 점점 올라갈 수밖에 없는 이유

대출금리가 점점 올라갈 수밖에 없는 이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요즘 눈길을 끄는 경제뉴스들 중에는 서로 앞뒤가 안 맞는 듯한 뉴스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앞으로 은행에서 가계대출을 받기가 더 어려워 질 것이라는 뉴스대출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뉴스는 어떤 각도에서 봐도 서로 충돌합니다. 물론, 대출을 조이고 제한해야 하는 상황이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좀 터달라는 여론의 압박에도 직면해있는 상황을 반영한 노이즈입니다.

서로 다른 숙제를 어떻게 풀까: 가계대출을 조여야 하는 이유는 가계대출 증가율이 여전히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을 매우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이유는 신용대출과 전세대출 때문입니다.

신용대출은 정부의 규제로 좀 줄어들고 있지만 전세대출은 계속 늘어나는 중입니다. 그리고 이 전세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대출규제가 심하니 집주인들은 돈이 필요하면 전세금을 받아서 쓸 수밖에 없고 세입자들 역시 대출이 어려운 시기여서 여윳돈이 있더라도 합법적인 대출이라면 최대한 받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에는 가계부채가 1년 전에 비해 8% 정도 늘었는데 올해는 6~7%로 낮추고 내년에는 4%로 낮추겠다는 게 당국의 목표입니다만 대출규제가 너무 가혹해서 집을 살 수가 없다는 젊은층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시작하면 대출이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 다만, 이미 전세대출을 받고 있는 가구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구매하려고 하면 전세대출은 상환할 수밖에 없으니 대출잔액 증가분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나타날 결과는 금리 인상: 대출은 줄여야 하는데 대출 규제는 완화해야 하면 결국 방법은 한 가지입니다. 대출 규제는 완화하되 금리를 올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금리가 부담스러워서 대출을 덜 받게 되고 아슬아슬한 균형이 간신히 맞게 됩니다.

새로 대출을 받으러 은행을 찾는 고객들은 앞으로 시중금리와 무관하게 매우 비싼 금리를 제시받게 될 것입니다. 이 뉴스는 요즘 은행들의 대출 상황을 숫자로 나타낸 지표를 설명한 것인데 이미 은행들은 그런 모드로 바뀌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금융당국은 전세대출도 원금 분할상환이 가능한 대출을 새로 선보이려고 하는 중입니다. 원금 상환을 유도해서 대출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새로 대출을 받으려고 할 경우 이자율이 높게 적용되는 시기에는 가능하면 이미 받은 대출은 늦게 상환하거나 상환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서울시가 부동산 정책을 바꾸면 일어날 일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새로 서울시장이 된 오세훈 시장이 재건축 재개발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제시하면서 재건축∙재개발 후보지 집값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오 시장은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집값은 오르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만, 규제를 완화하면서 단기적으로 집값이 오르지 않을 방법은 없습니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가 오르는 이유: 재건축 대상 낡은 아파트가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재건축이 되면 예상되는 새 아파트의 가격(A)에서 재건축이 잘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에 따른 리스크(B)를 뺀 금액입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하면 B가 줄어들어서 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재건축으로 인해 아파트 공급이 늘어날 것을 감안해서 A가 낮아지는 것도 가격에 반영되긴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그동안의 규제 탓에 크게 부풀어오른 B가 급격히 줄어드는 효과가 더 큽니다.

재건축∙재개발 관련 주택들의 가격이 요즘처럼 빠르게 오르면 규제 완화가 오히려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는 단기적인 고통(가격 상승)을 받아들이고서라도 추진해서 장기적인 집값 안정을 이룰 것인지, 아니면 단기적인 안정을 선택해서 장기적인 집값 불안을 감수할 것인지의 선택일 뿐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데이터 파는 카드사들: 신용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데이터 판매에 나섰습니다. 데이터 중개 플랫폼인 금융데이터거래소에서 거래된 상위 11개 상품 중 7개(63.6%)가 카드사들이 유료 또는 무료로 제공한 데이터였을 정도로 카드사의 데이터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종 규제로 신용판매와 대출이라는 전통 수익원이 위축되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데이터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적극 움직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중국 법인에 쩔쩔 매는 ARM: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인 영국 ARM 매각이 미·중 갈등의 대리전으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ARM의 중국 법인 CEO가 본사로부터 해임 발표를 받아들자 ARM 본사 이사진을 고소한 겁니다. ARM차이나의 지분은 중국 측이 51%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ARM을 엔비디아에 매각하려던 소프트뱅크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습니다.

📈 중국판 로빈후드의 인기: 중국에서도 로빈후드와 같은 플랫폼이 증시를 이끌고 있습니다. 둥팡차이푸증권은 다른 증권사보다 저렴한 주식거래 수수료를 바탕으로 청년부추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그 결과 둥팡차이푸의 작년 순이익은 48억위안(약 8200억원)으로 2019년보다 161%나 증가했습니다. 청년 투자자들은 둥팡차이푸가 제공하는 다양한 투자 정보와 금융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둥팡차이푸의 ‘구바’라는 커뮤니티에서 사용자들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공유하고 다양한 주제로 토론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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