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돌아오길 기다리지 말고 변화하라

일상이 돌아오길 기다리지 말고 변화하라
김태규의 HR 나우

인간은 원래 변화를 싫어한다 : 인간은 변화를 싫어합니다. 누군가는 “나는 반복되는 삶이 싫어”라고 말하지만 일상의 모든 것이 예측 불가능하다면 혼란에 빠질 겁니다. 변화를 좋아하는 사람도 사실 편안한 일상의 루틴중에서 소소한 변화의 맛을 즐기는 정도죠.

변화를 싫어하는 것은 조직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변화는 불확실성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경영자 입장에서 불확실성은 매우 부담이 되는 비용입니다. 그럼에도 조직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여러분들도 조직 생활을 하면서 ‘변화하라’는 말을 끊임 없이 들으셨을거라 짐작합니다. 그럼, 조직도, 경영진도, 구성원도 싫어하는 변화는 왜 계속 일어나고 반복될까요? 변화관리 학자들은 외부로부터 조직에 가해지는 3가지 변화의 압력을 언급합니다.

그럼에도 변화해야 하는 3가지 이유 : 첫번째, 세계화입니다. 지속되는 세계화로 인해 조직은 굵직하면서도 꾸준한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고객 시장이 넓어지고 이전에 없던 경쟁자들이 등장합니다. 구성원들의 전출이 빈번해지고 있으며 각자의 배경도 다양해졌죠.

제가 몸담고 있는 고려대학교 경영대학만 봐도 그렇습니다. 저는 학부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합니다. 어떤 학생들은 제가 영어가 편해서 영어수업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에서 10년이상 거주하기는 했어도 여전히 국어가 모국어이고 그 편안함은 영어와 비교할 수 없죠. 그럼에도 제가 영어로 수업을 개설하는 이유는 제 수업의 약 40% 이상이 외국 학생들이기 때문입니다. 대다수는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온 교환학생들입니다.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이 세계화의 압력으로 본교 학생들을 교환학생으로 해외에 보내는 숫자만큼 상대 대학에서도 고려대학교로 교환학생을 보냅니다. 만일 수업을 한국어로 한다면 유창한 수준까지 한국어 수준을 높여야만 교환학생을 올 수 있기때문에 교환학생의 숫자는 줄어들고 고려대학교에서 해외로 보내는 학생들의 숫자도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세계화가 제 강의실에도 변화의 압력을 행사하는 것입니다.

두번째, 기술의 발전입니다. 기술은 편리함만 가져다주는 게 아니라 그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행동과 태도를 바뀌게 합니다. 제가 자문을 하던 한 글로벌 대기업에서는 세계 어디에서든지 의사결정 기안이 생성된 후 24시간안에 최종 의사 결정이 내려지는 ERP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CEO는 전보다 업무에 시간을 더 쓰도록 변화해야만 했습니다. 하루에 2시간을 연속해서 숙면하기 힘들다고 토로하는 일도 있었죠. 기술의 발전이 ERP 시스템을 만들었고 구성원들에게 변화의 압력을 행사한 겁니다.

세번째는 일의 의미의 변화입니다. 과거에는 일을 바라보는 관점이 “보상에 대한 정당한 대가로 수행되어야 하는 노동”으로 단순하게 인식됐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일은 훨씬 더 복잡한 의미를 띠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일이 먹고 사는 수단을 넘어서 개인의 성장, 보람, 사회에 대한 공헌, 유대감, 성취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인식됩니다. 지시에 따라 수행하는 과제로서의 일에서 내가 하고 싶고 즐길 수 있는 대상으로 변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많은 수직적이었던 조직들이 수평적인 구조로 변하고 있습니다. 모두 일의 의미가 변하며 생긴 압력 때문이죠.

우리가 기억하는 일상은 돌아오지 않는다 : 위에서 정리한 세가지 변화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저항하고 버티는 조직과 개인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변화의 압력에 순응하지 못해 사라진 수많은 기업들을 볼 수 있습니다. 내키지는 않지만 늘 변화해야 하는 기업환경을 다시금 깨닫게 해줍니다.

며칠 전에 중소업체의 대표들을 대상으로 코칭을 수행해주는 것을 업으로 하는 친구를 만났습니다. 본업은 변호사였는데, 코칭의 매력에 심취되어 업을 전환한 친구입니다. 주로 대면 코칭을 진행해왔기에 코로나는 예기치 못한 난관이었습니다. 그는 빠르게 변화했습니다. 여러가지의 비대면 코칭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면서 대면 코칭의 대체제 이상의 효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코칭을 받는 대표분들의 반응은 둘로 나뉩니다. 변화에 동참하고 새로운 혁신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분들과 코로나가 종식돼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분들로 말입니다. 코로나는 위에서 언급한 3가지 변화의 압력을 한꺼번에 발휘하는 거대한 힘이죠. 이 힘은 말 그대로 세계를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변화의 압력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분들은 이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차원 업그레이드됨을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반면 가만히 앉아 코로나가 종식되고 과거의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기다리는 분들은 준비없이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는 난감함을 느끼실 겁니다. 코로나 이후의 일상은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입니다. 리더십, 조직변화 등을 주로 연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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