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가 반도체/배터리 기업에게 리스크?

ESG가 반도체/배터리 기업에게 리스크?
이주완의 IT산업 나우

새로운 사실: ESG(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가 기업을 평가할 때 점점 실질적인 변수가 됐습니다. 국내 다수 대기업의 지분을 갖고 있는 국민연금은 최근 적극적으로 주주권 행사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특히 ESG 문제 기업에 대해 사외이사 선임 요구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8조7000억달러를 보유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2019년부터 ESG 문제 기업에게 투자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반도체, 배터리 등 IT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에 관심있는 분들은 ESG가 혹시 이들 회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궁금하실 겁니다.

전기차/2차전지 업체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실물 경제 상황은 어려웠지만, 주식시장은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빠르게 회복되었고 오히려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까지 올라갔지요.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전기자동차와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했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경각심을 갖게 된 것이 한 원인입니다. 또한 미 대선에서 바이든이 당선됨에 따라 친환경 정책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주요국들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도 영향을 끼친 것 같습니다.

전기차는 ‘친환경차’ 맞나?: 우리가 전기자동차를 언급하면 친환경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연상됩니다. 물론 운행 중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에 국한한다면 맞는 말입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에 비해 적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됩니다. ‘적은 양’이라는 표현에 의아하실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예 없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LCA(Life Cycle Assessment: 전 생애 환경평가)라는 관점을 알고 계실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운행 중 전기자동차에서 배출되는 가스는 없습니다. 다만 동력원인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됩니다. 그래서 전력 생산을 100% 신재생에너지로 하지 않는 한 전기자동차는 운행 중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또한 내연기관에는 없는 배터리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으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만약 생산 단계만을 놓고 본다면 전기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내연기관보다 오히려 많습니다. 차량이 인도되기 전 상태에서 비교한다면 테슬라가 GM이나 폭스바겐보다 더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셈입니다.

그래서 전기자동차를 일정 거리 이상 운행하지 않으면 기존의 내연기관이 오히려 더 친환경자동차라 할 수 있습니다. 국가별로 전력 생산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전기자동차와 내연기관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역전되는 거리가 다릅니다. 프랑스는 1만9000km로 가장 먼저 배출가스 역전이 이루어지고 중국의 경우 15만3000km 이상 운행해야 비로소 전기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내연기관보다 적어집니다.

반도체도 LCA 관점에서는 적색 경보: 산업 특성상 환경가스 배출이 많을 수밖에 없는 철강, 석유화학 등이 ESG 관점에서 취약한 것은 아마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런데 클린룸으로 상징되는 반도체를 비롯한 전기전자 분야도 사실 매우 취약합니다. 배출되는 CO2의 절대량은 적지만 투입되는 단위 에너지 대비 배출량은 오히려 철강이나 석유화학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리고 엄청난 전력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LCA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반도체 역시 ESG 문제 기업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디스플레이 역시 마찬가지겠지요. 아직 IT 기업들에 대한 LCA 평가와 압력이 구체화 되고 있지는 않지만 조만간 반도체 생산과 관련된 이산화탄소 배출량 명세서가 요구될 수 있습니다.

LCA 관점에서 공급망 재구성 가능성 높아져: 앞으로는 투자자들과 최종 고객이 LCA 세부 명세서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쉽게 말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00인 1000원짜리 제품보다 배출량이 20인 1200원짜리 제품이 잘 팔리는 시대가 온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수익성을 기준으로 형성된 현재의 공급망은 앞으로 친환경 기준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른 의미에서는 앞으로 어떤 기업에 투자할지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생긴 것 같습니다. 현재 IT 제조업체들이 좋은 실적을 내고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ESG 압박이 더욱 강해질 경우 투자자들의 시선이 어떻게 바뀔지 모릅니다.

포스코에서 경영컨설팅을 합니다. 복잡한 IT 이슈를 쉽게 설명합니다.

공공 주도 재건축은 성공할까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정부가 새로 내놓은 주택 공급 인센티브 제도인 ‘공공 직접 시행 재건축’이 과연 기존 재건축 대상 아파트 소유자들의 마음을 움직여서 보다 빠른 아파트 공급이 가능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분석 기사입니다.

이번에 발표된 ‘공공 직접시행 재건축’ 이전에도 <공공 재건축>이라는 이름으로 민간이 스스로 추진하되 개발 이익의 일부를 공공임대주택 등으로 국가에 헌납하면 국가는 용적률 상향 등의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재건축 단지에서는 종전에 추진되던 공공 재건축과 이번에 발표된 공공 직접 시행 재건축 사이의 인센티브 차이를 치밀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입니다.*
* 당연합니다. 새로운 제도도 당연히 검토하고 비교해서 선택할 것입니다.

재건축 할 메리트가 있을까: 이들 단지들은 이미 재건축을 진행하기로 하고 절차를 진행하던 곳이라 그 방식이 공공 재건축이거나 공공 직접 시행 재건축이거나 어느 쪽이든 선택할 것입니다. 이번 정책의 관건은 당분간 재건축을 진행하지 않기로 한 단지들이 이번 정책에 반응해서 재건축을 다시 추진하느냐입니다. 좀 더 시간이 흘러야 반응이 나올 것 같습니다.

한편 이 뉴스에 등장한 계산표는 이번 공공 직접 시행 재건축 방식이 어느 정도의 인센티브를 주는지 짐작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 방식으로 하면 용적률을 더 많이 받을 수 있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금 등 부담금도 줄일 수 있어서 공공 직접 시행 재건축이 아닌 방식으로 진행했을 때보다 100만큼의 추가 이익이 생기게 되는데 이 이익의 30%는 재건축조합이 가져가고 나머지 70%를 공공이 흡수하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아파트가 높아지면 토지 지분이 줄어든다: 가장 큰 문제는 용적률 상향으로 인해 재건축 이후에 조합원들이 받게 되는 새 아파트의 토지 지분이 더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똑같은 토지에 더 많은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허가했으니 더 많은 아파트를 지어서 팔 수 있어 이익이 더 생기지만 그렇게 지어진 아파트들은 토지 지분이 일반적인 아파트보다 적습니다.

예를 들어 용적률 300%로 지어진 아파트의 분양면적 30평 아파트가 가지는 토지 지분은 10평입니다. 그런데 용적률 600%가 되면 똑같은 30평 아파트의 토지 지분은 5평입니다. 지금 계산은 토지지분이 10평인 30평 아파트든 5평인 30평 아파트든 분양가는 같을 것이니 더 지어진 아파트 숫자만큼 이익이 더 생긴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시장에서 용적률 600%인 아파트에 대해 용적률 300% 아파트와 동일한 평당 분양가를 지불하려고 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이 변수가 앞으로 공공 직접 시행 재건축의 조합원 인센티브 정도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은행은 어떻게 돈을 벌었을까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조원가량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소식입니다. 중앙은행 손익계산서의 이익 또는 손실이라는 개념이 다소 생소할 수 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별 의미는 없는 수치입니다. 즉 적자일 수도 있고 흑자일 수도 있으나 그 자체가 아무런 가치 판단의 근거가 되거나 어떤 특별한 함의를 갖지는 못한다는 뜻입니다.*
* 한국은행이 뭘 잘하거나 잘못한 결과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한국은행은 돈을 찍어서 그 돈으로 해외에서 들어오는 달러를 사들입니다. 그렇게 달러를 사서 쟁여놓아야 나중에 달러가 필요할 때 외환보유액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면 찍어낸 돈이 외환시장을 통해서(달러를 판 사람의 주머니로 들어가니) 시중에 풀려나갑니다. 한국은행은 그렇게 풀려나간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통화안정증권이라는 채권을 발행해서 시중에 판매합니다.

이 과정을 약간 다르게 설명하면 <시중에서 돈을 빌려서 그 돈으로 달러를 사서 미국 국채를 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집을 사는 것과 유사합니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집을 살 때 그 행위가 흑자가 되기 위해서는 집값이 은행 이자 지출액 이상으로 올라줘야 합니다.

한국은행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은행이 하는 일을 거칠게 요약하면 한국 친구에게 돈을 빌려서(통화안정증권) 미국 오피스텔에 투자(외환보유액)하는 것과 같아서 친구에게 이자 준 것과 미국 오피스텔에서 월세 받은 것, 그리고 미국 오피스텔 가격 변동폭 등을 계산할 때 흑자가 났느냐 아니냐 여부에 따라 적자 또는 흑자가 됩니다.

매년 흑자 또는 적자 여부는 대개 연말 환율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러니 한국은행의 흑자∙적자 여부는 한국은행의 업무 평가와는 무관한 수치입니다. 그래도 흑자가 나는 게 정부 입장에서는 좋습니다. 그렇게 계산된 흑자액의 70%를 정부가 가져다 예산의 원천으로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잠시 멈춘 애플카 논의: 지난달 현대∙기아차가 ‘애플카’ 제조업체로 낙점됐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덕분에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 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그러다가 “애플이 현대/기아차와 논의를 중단했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애플이 전기차를 스스로 제조하지 않는다면 누군가에게 위탁 생산을 해야 할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다수의 자동차 업체들과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일본 언론에서는 일본 업체들과 논의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옵니다). 현대차 혹은 기아차가 주요한 생산자 역할을 맡게 될지는 아직 모릅니다.

🚢 국내 조선업체들의 성공비결: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 등 ‘조선 3사’가 최근 잇따라 대형 선박 건조 계약을 따냈다는 소식입니다. 원인은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첫째는 지난해 코로나 영향으로 멈추다시피 했던 신규 선박 건조가 올해부터 살아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최근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하는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기존에는 경유와 중유를 섞어서 많이 썼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선박 발주량이 지난해에 비해 50%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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