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증시 버블 걱정은 안 한다

연준은 증시 버블 걱정은 안 한다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새로운 사실: 지난 1일, 미국 재무부는 1분기에 총 2740억달러를 순차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쉽게 말하면, 미국 재무부가 이번에 새롭게 빌리는 돈(신규 발행 채권)이 2740억달러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규모는 작년 11월에 발표한 예상 순차입금액인 1조1270억달러보다 무려 8530억달러 하향 조정된 수준입니다. 오늘은 왜 이런 일이 벌어졌고, 어떤 의미가 있는 지 설명해보겠습니다.

미국 정부의 순차입 규모가 줄었다는 것은 다소 의외입니다. 왜냐하면 당장 바이든 정부는 1조9000억달러의 신규 부양책을 통과시키기로 했으니까요.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돈이 더 필요할 겁니다. 어찌 보면 여유를 부리는 셈이죠.

현금 부자 미국 정부: 이유는 간단한데 미국 재무부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재무부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과거에는 2000~4000억달러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하기 위해서 재무부는 현금을 쌓아 놓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돈을 덜 쓴 건 아닙니다. 채권을 발행해서 돈을 빌린 겁니다. 결과적으로 재무부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의 규모는 한때 1조8000억달러에 육박했으며, 현재는 1조6000억달러 수준입니다.

“이 정도 규모의 현금을 들고 있으면서 또 돈을 빌려달라는 것이 맞는 것이냐?”라는 질문에  “그래 이제 좀 덜 빌려도 될 것 같아”라고 이야기한 것이 이번 순차입금 규모 축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 주목할 점은 금리입니다. 정부가 돈을 얼마나 빌리는지에 따라 금리는 달라집니다. 금리는 돈의 값이기 때문에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많아질수록 올라갑니다. 반대로 이번처럼 돈을 큰손(미국 정부)이 돈을 덜 빌리겠다고 하면, 돈의 값(금리)는 내려갈 가능성이 생깁니다. 물론 경제 상황, 물가상승률 등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들도 감안해야 하겠지만 말이죠.

그리고 향후 1조9000억달러의 부양책이 통과될 경우에는 다시 돈을 더 빌려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으니, 안심할 수 없다는 것도 감안해야 합니다. 미국 재무부의 결정이 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미국 의회 예산국(CBO)에서 발표한 장기전망도 참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CBO의 장기전망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는데요.

1️⃣ 우선 작년엔 2.1%로 점쳤던 2025~2030년 구간의 연 평균 성장률을 이번엔 1.7%로 낮췄다는 점입니다. 대신 올해부터 2025년까지의 예상 성장률을 높여 잡았습니다. 이번 코로나 위기 극복에 힘을 쏟아 빨리 성장을 하면, 시간을 두고 다시 저성장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뜻입니다.

2️⃣ 당초엔 2024년까지 물가가 연 평균 1.4%씩 오를 거라고 예상했는데요. 이번엔 이 수치를 1.7%로 상향했습니다. 그리고 2025년부터 2030년까진 물가가 연 평균 2.1% 오를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기존엔 1.9%였습니다. 물가 상승을 걱정하는 분들에게는 큰 걱정거리를 던져준 셈입니다.

누구나 상황이 바뀌면, 생각도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그 주체가 정부이거나 연준이 될 경우입니다. 이들이 입장을 바꾸면 시장엔 너무 큰 변화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많은 투자자들은 혹시 생길 수 있는 변화를 염두에 두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정부와 연준의 발표를 바라봅니다. “연준이 말로만 긴축 안 한다고 하지, 결국에는 우리의 뒤통수를 칠 것”이라고 믿는 투자자도 있는 것 같습니다.

자산 버블 걱정할 때가 아니다: 걱정은 또 있습니다. 지난주에 소개한 게임스톱 사건이 보여주는 금융 시장의 버블 문제입니다. 점점 커지는 버블이 어느 순간 꺼지면 투자자들은 큰 피해를 보고, 이는 경제에 악영향으로 작용합니다. 자산 시장의 버블을 잡으려면 긴축 정책을 펼쳐서 시중에 풀린 돈을 빨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서 연준이 금융 시장의 현재 상태를 어떻게 보는지, 가까운 미래에 긴축 정책을 펼칠지는 매우 중요한 이슈였습니다.

그래서 기자들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게임스톱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나름 분명하게 이야기했습니다. “금융 안정은 고용 회복에 우선하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준 총재가 더 쉽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해줍니다.

“특정 개별 종목에서 활동하는 투기적 거래자들 때문에 통화정책 기조에 관한 나의 관점을 바꿀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이죠. 이런 말도 했습니다.

“게임스톱이 관심을 끌어 모았는데, 행운을 빈다. 그들에게 달린 일이다. 돈을 번다면 좋은 일이고, 잃는다면? 그들의 몫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우리가 진짜로 완전 고용을 성취할 때까지 연준이 계속해서 통화정책의 가속페달을 밝고 있는 것이다”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에 금융 안정이라는 걱정까지 주식시장에 걱정거리가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만, 연준 위원들은 아직은 긴축을 논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비유를 통해 말씀드리면, 연준(아빠)과 재무부(엄마)가 첫째(물가상승률)과 둘째(고용)을 데리고 여행을 떠납니다. 첫째가 앞으로 나가고 있지만, 연준은 괜찮다고 하구요. 둘째(고용)는 넘어지는 바람에 다리가 아픕니다. 그런데 옆에서 지나가던 처음 보는 아이(금융 안정)도 불안해 하네요. 그래도 아빠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처음 보는 아이를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넘어져 있는 둘째를 데리고 가는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계속해서 비판적인 시각으로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당분간은 파월 의장의 말을 믿어줄 필요도 있지 않을까요?

업라이즈 애널리스트이며, 유튜브 이효석아카데미를 운영합니다.

가능한 모든 카드를 담은 부동산 정책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정부가 그동안 예고해온 수도권 주택공급 정책이 발표됐습니다. 내용을 한줄로 요약하면 <정부가 주도하는 재건축 재개발 방식으로 새로 집을 지으면 과거보다 더 많은 혜택을 줄테니 낡은 집이나 토지를 가진 사람들은 동의서를 모아오시라>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1️⃣ 아파트를 지어 올릴만한 지역을 정부가 지정하고 2️⃣ 그 동네 주민들이 절반 이상 동의하면 3️⃣ 정부가 그 동네에 새 집을 짓는 사업을 추진하는 반장(시행사)이 되어 일을 할 것인데 4️⃣ 이렇게 하면 용적률 규제도 완화되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피할 수 있고 과거보다 절차도 간편하게 줄일 수 있어서 과거방식보다 이익이 더 많이 생길 것이니, 얼른 주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동의서를 받아서 사업을 추진하자는 것입니다.

관건은 주민 동의: 그런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유리하다면 많은 지역에서 낡은 주택 소유자들이 동의를 할 것이고 별로 유리하지 않거나 불안한 변수 등이 있다면 동의를 하지 않을 테니 이 대책의 관건은 그 지역 토지 주택 소유자들이 충분히 서둘러 동의를 할 만한 구체적인 인센티브가 실제로 주어지느냐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정부는 줄 수 있는 인센티브는 모두 주겠다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는 시행사인 LH공사가 일부 손해를 보는 일도 감당하겠다는 언급도 있었습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습니다.

계획대로 될지는 따져봐야 한다: 그러나 그런 인센티브가 얼마나 작동할지는 각 지역별로 서로 다른 상황들을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2025년까지 서울 32만3000호, 인천·경기 29만3000호, 5대 광역시 22만호 등 총 83만호의 신규 주택 공급을 하겠다는 발표는 <이런 인센티브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동의를 해서 사업이 잘 추진될 경우 그 정도 물량이 될 것 같다>는 뜻입니다. 과거의 신도시처럼 부지가 확보된 상황에서 아파트를 짓기만 하는 되는 상황과는 다릅니다. 극단적으로는 0채가 공급될 수도 있고 100만채가 넘게 공급될 수도 있습니다. 제시된 숫자가 큰 의미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청약 기다리게 해 매수세도 잡는다: 이렇게 해서 지어지는 물량은 과거에는 정부가 주도한 공공분양아파트라는 이유로 청약저축 가입자들 중에 저축액이 많은(오래 저축을 부어온) 순서로 공급했는데 앞으로는 전체 물량의 30%는 추첨으로 뽑습니다. 이른바 로또 분양을 계속 남겨서 주택 매수로 돌아서지 않고 계속 기다리게 함으로써 주택 가격의 상승을 막겠다는 의도도 담았습니다.

몇 가지 관건이 더 있습니다. 과거에는 4분의 3이 동의해야 추진되던 재개발의 동의율을 50%로 낮췄는데 이것이 사실상의 토지 강제 수용에 해당한다는 반발이 있습니다. 물론 과거에도 25%의 주민들에게는 마찬가지로 적용되던 강제이긴 합니다.

투기방지책으로 내놓은 2월 4일 이후 매입자는 아파트 소유권을 주지 않겠다는 정책은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어떤 지역이 그 규제를 받는(개발이 될) 지역인지 모호한 상태에서 이런 규제가 나오면 지금부터 그 어떤 지역의 낡은 주택도 매입할 수 없습니다.*
*그 말은 낡은 주택을 팔 수도 없다는 뜻입니다.

투기를 억제하면, 재개발도 어려워진다: 그리고 개발지역으로 지정되면 그 규제는 확정되는데 그 말은 그 구역의 토지주나 주택소유주들은 그 구역에서 아파트가 다 지어져서 입주할 때까지 그 집을 팔 수 없다는 말이 됩니다. 그러면 동의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동의율을 높이려면 중간에도 자유롭게 팔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이익을 거둘 수 있어야 되는데 그러려면 투기(투자)를 위해 매입하는 매수자도 있어야 됩니다. 그런 매수자를 투기자라고 규제하면 매도도 어렵고 매도가 어려워질 게 뻔하면 그렇게 되는 사업 자체를 동의하기 어려워집니다.

재개발을 추진하다가 어떤 변수가 생기면 약속한 혜택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변수도 동의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정부가 최근 부동산 정책을 발표하면서 임대사업자 등의 혜택을 소급해서 줄이기도 하고 이미 재건축 추진되기 시작해서 이주까지 마친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을 사유재산보다 공공의 이익이 우선한다는 이유로 분양가 상한제를 소급적용했던 사례는 재개발이 진행되다가도 여론이 달라지면 약속한 인센티브가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되기에 충분합니다.
** 반대하는 분들의 명분일 뿐이지만 설득력이 있으면 유동층의 표심이 달라집니다.

이번 정책은 주택 소유자들의 동의 여부가 성공의 관건이 되는 것이어서 이런 변수들이 더 중요하게 부각될 것입니다.

매수∙매도 측에 모두 혜택 주려면, 답은 고밀 개발: 분양가는 최대한 낮춰서 주택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면서 기존 토지 소유주들에게는 과거보다 더 많은 인센티브를 줘서 얼른 추진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하려면 아파트를 상당히 빽빽하고 높게 지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그런 원리가 작동할 수 있는 빽빽함의 정도가 주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을 넘어가면 역시 일이 쉽지 않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술도 배달하는 우버: 차량 공유와 음식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는 우버가 주류 배송 부문으로까지 사업을 확장합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차량 공유 사업에 타격을 받은 우버가 새로운 주력 사업인 음식 배달 부문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우버는 이를 위해 11억달러(약 1조2200억원)를 들여 술 배달 스타트업 드리즐리를 인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했습니다. 2012년 설립된 드리즐리는 맥주, 와인 등 다양한 주류를 상점으로부터 고객에게 배달해주는 스타트업으로 ‘주류업계의 아마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모바일 앞세운 토스의 증권업 진출: 2008년 이후 12년 만에 새로운 증권사가 탄생했습니다. 토스증권이 주인공인데요. 토스증권은 모바일 서비스를 해온 사업자인 만큼 타 증권사 대비 트레이딩시스템을 쉽고 간편하게 만들어 시장을 공략할 계획입니다. 이 시스템엔 종목 이름을 모르더라도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기업을 찾아낼 수 있는 서비스 등 특화된 기능이 탑재됩니다.

🇨🇳 맞붙은 중국 IT공룡들: 짧은 동영상 공유 앱 틱톡(글로벌)과 더우인(중국판)을 서비스하는 바이트댄스가 중국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텐센트의 위챗과 QQ(PC 중심 메신저 서비스)가 더우인의 콘텐츠를 공유할 수 없도록 막고 있다는 이유입니다. 텐센트는 “더우인이 위챗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불법적으로 취득하는 등 법을 위반한 쪽은 바이트댄스”라며 맞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 네이버 전용 현대카드 나온다: 현대카드가 네이버 전용 신용카드를 만듭니다. 결제액의 최대 7%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과 연계함으로써 네이버쇼핑 고객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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