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에도 왜 대출은 계속 늘어날까

대출 규제에도 왜 대출은 계속 늘어날까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은행들이 마이너스 통장이나 신용대출의 대출 한도를 줄이고 있습니다. 늘어나는 가계대출 규모 자체를 줄이려는 게 첫 번째 이유이고, 그렇게 받은 대출이 부동산이나 주식투자에 활용되는 게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생각하는 게 두 번째 이유입니다.

그러다 보니 의외의 부작용도 생깁니다. 굳이 대출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도 언제 대출이 줄어들거나 막힐 지 모르니 다들 일단 대출을 받아갑니다. 이자율이 낮으니 크게 부담되는 일도 아닙니다. 10명 중에 대출이 필요한 사람은 1명이고 9명은 대출이 필요하지 않는 사람들인데 그 1명의 대출을 줄이거나 막으려고 하다보니 나머지 9명이 불필요한 대출을 일부러 받게 되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나옵니다. 결국 지난 1월의 가계대출도 상당히 늘어났습니다.

대출이 늘어나면 생기는 부작용: 대출이 많아지면 대개 두 가지 부작용이 생깁니다.

1️⃣ 대출이 늘어나는 만큼 부실한 대출도 늘어나는데 그런 부실한 대출은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들의 장부를 훼손하고 그로 인해 금융기관들의 대출 여력이 줄어들게 되어서 생산적인 좋은 대출이 나갈 여지를 줄이는 문제가 생깁니다.

2️⃣ 대출이 늘어나면 시중의 유동성도 늘어나고 그 결과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의 가격이 오릅니다. 과도한 수준의 자산 가격 폭등은 위화감 등 사회문제뿐 아니라 언젠가 발생할 버블 붕괴로 인해 그 후유증이 커지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대출(부채)을 줄이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어떻게 줄일 것인지는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뾰족한 묘안이 없습니다. 대출을 줄이는 과정에서 여러 부작용과 불균형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대출의 문턱을 높여서 새롭게 나가는 대출을 인위적으로 줄이면 2번 문제는 개선되지만 1번의 문제는 좋아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대로 2번 문제도 쉽게 개선되진 않습니다. 오히려 나빠지기도 합니다. 굳이 필요하지 않은 대출을 신청하는 경우가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부작용을 쉽게 해결 못하는 이유: 1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체지방이나 내장지방을 좀 빼고 싶으면 그날부터 밥을 안먹거나 줄이면 됩니다. 그러면 이미 체내에 쌓여있는 체지방이 녹아서 에너지원으로 쓰이면서 전체 지방이 저절로 줄어듭니다. 모든 게 좋아지는 선순환이 됩니다.

그런데 가계대출 규모를 줄이려고 같은 원리로 그날부터 대출을 막거나 축소시키면 그렇더라도 이미 실행된 대출중에 위험하거나 부실한 대출이 줄어들지는 않습니다. 대출은 전체 규모를 줄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부실 가능성이 있는 대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나 대출 규제는 그런 부실대출을 감소시키지 못하고 우량한 신규 대출도 막아서 은행들이 건전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합니다.

2번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출을 규제하면 금융자산이 부족한 젊은 층이나 서민층의 자산 형성이 어려워집니다. 대출 규제가 계속되면 수억원의 현금을 부모에게서 물려받을 수 있는 젊은이들만 주택을 구입할 수 있게 됩니다.

규제가 세지면, 가수요가 늘어난다: 대출 규제를 강화하더라도 대출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결과가 생기기도 하는데 그건 사회 구성원들 모두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최대한 대출을 받아놓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대출 규제가 없으면 언제든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굳이 당장 필요없는 대출을 받지는 않습니다만, 대출이 어려워지기 시작하면 당장 필요없는 대출도 받기 시작하면서 대출규모가 오히려 더 커집니다.

예를 들어 현금 5억원이 있는 가정이 5억원짜리 전셋집을 얻었으면 과거에는 현금 5억원을 전세금으로 내고 이사를 했겠지만, 요즘은 현금 5억원은 건드리지 말고 전세대출로 4억원을 마련하는 게 상식입니다. 전세 대출을 언제든지 받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서 생긴 4억원은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하는 종잣돈으로 활용합니다. 과거에 대출규제가 없을 때는 늘어나지 않았을 대출입니다.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한 규제가 많아졌지만 그럼에도 가계대출이 감소하지 않는 이유는 대출받을 사람들에게 나가는 대출은 줄었지만 대출받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에게 나가는 대출은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바이든 정부 첫 부양책의 운명은?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미국에서는 요즘 코로나 부양책의 규모를 놓고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결중입니다.

민주당은 1조9000억달러, 공화당은 6000억달러 가량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개인들에게 지급하는 돈도 공화당은 1000달러, 민주당은 1400달러를 제시하는 중입니다. 연방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리는 안도 민주당이 내놓은 안입니다.

민주당이 상원에서 강행처리할 수도 있지만 합의에 의한 처리가 가장 아름다운 그림인 것을 아는 바이든 대통령은 합의 처리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습니다.

공화당이 반대하는 이유: 부양용 지원금은 많을수록 좋다는 민주당의 의견에 대해 공화당은 <소득에 따라 차등지급하고 1인당 지급액도 줄이지 않으면 부유층에게도 많은 지원금이 돌아가게 되는데, 그럴 경우 경기 부양효과는 떨어진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부유층은 이미 충분한 소비를 하고 있어서 정부가 지원금을 준다고 그 돈을 더 쓰지는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그 근거입니다.

예∙적금이 줄어드는 진짜 이유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예금과 적금을 깨서 부동산을 사거나 주식을 사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은행 예금이나 적금이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러나 실제 은행 예금이나 적금이 감소하고 있긴 하지만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과는 무관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아무리 몰려도 은행의 예금 적금 등은 감소하지 않습니다. 은행 정기 예금 적금 잔액이 감소했다면 은행의 다른 상품(에를 들면 수시입출금통장)으로 자금이 이동한 탓이지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으로의 쏠림 탓은 아닙니다.

어차피 돈은 돈다: 부동산이나 주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지 않았다는 말이 아니라 그쪽으로 이동하더라도 예금이나 적금이 줄지는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정기 예금 1억원을 깨서 주식이나 주택을 사면 매수자의 예금은 1억원이 줄어들지만 매도자에게 매도자금이 입금될 것이므로 매도자의 예금은 1억원이 늘어납니다. 즉 부동산이나 주식을 아무리 사들여도 은행 예금 적금 수시입출금 등 잔액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그러니 그 잔액의 변화가 생겼다고 그걸 부동산이나 주식시장의 움직임 탓으로 해석하는 것은 잘못된 인과관계의 연결입니다.

예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해서 증권사 계좌의 고객예탁금 잔액으로 남아있더라도 증권사들은 이 자금을 모아서 증권금융을 통해 예금을 하기 때문에 결국 은행 예금의 규모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은행의 예금잔액이 늘어나는 이유는 사람들이 대출을 받으면서 시중에 풀리는 돈이 늘어나기 때문이고 가끔 감소하는 경우는 그 돈이 국고로 들어가거나 아니면 잠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계좌로 이동하는 경우뿐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건보 콜센터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 요구: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직원 940명이 직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전체 고객센터 직원 1623명의 58%에 해당하는 수입니다. 이들은 현재 민간위탁업체 소속입니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 따르면 연속성 있는 업무를 수행하는 민간위탁업체도 정규직 전환 대상이라는 게 노조 측의 주장입니다. 건보공단은 노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 미국 경제, 올해는 코로나 전으로 돌아간다: 미국 경제가 올해 4.6% 성장해 코로나19 타격을 완전히 극복할 수 있다는 미국 의회예산국의 전망이 나왔습니다. 미국 경제는 작년엔 3.5% 후퇴했습니다. 이 전망엔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이 협상 중인 1조9000억달러의 추가 부양안의 효과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해서 이 부양책이 통과되면 추가 성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 방콕 수혜주 닌텐도: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며 콘솔게임업체 닌텐도가 큰 수혜를 보고 있습니다. 닌텐도의 작년 4분기에 2조449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는데요. 이는 2008년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영업이익입니다.

🚗 IT기업과 손 잡는 자동차 회사들: 구글이 포드에 6년간 차량 내 커넥티비티(연결성)와 클라우드 기술을 제공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에 따라 포드와 링컨 차량에는 2023년부터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와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구글 지도, 구글 플레이 등이 탑재됩니다. 포드는 또 고객에게 차량 유지·보수, 중고차 보상 판매 등과 관련한 소식을 알려주는 데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IT 서비스 운영 경험이 적은 기존 자동차 회사들은 구글, 애플, 바이두, 알리바바 등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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