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공매도 운동장은 평평해질까

기울어진 공매도 운동장은 평평해질까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지난해 3월 주가 급락 때문에 일시적으로 중단했던 공매도가 오는 5월 3일부터 재개됩니다. 다만 코스피200, 코스닥150 지수에 포함된 350개 종목에 대해서만 공매도가 가능합니다. (과거에는 모든 종목이 다 가능했습니다.)

이렇게 결정한 이유가 뭔가요: 원래는 3월 중순부터 재개할 예정이었지만 50일 정도 더 미뤄진 것입니다. 정부는 개인들도 기관과 외국인처럼 자유롭게 공매도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좀 더 시간이 걸려서 그렇다는 설명이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4월 보궐선거에 악영향(공매도가 재개되어 주가가 하락하면 정부 때문이라는 여론이 생기는 것에 대한 우려)을 미치지 않게 하려는 시기 조절이라고 해석합니다.

앞으로 개인들도 공매도가 가능해지나요: 개인들이 공매도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느냐 여부는 공매도를 할 주식을 쉽게 빌릴 수 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기관이나 외국인들은 서로 빌리고 빌려주기 때문에 가능한데 개인들은 빌려주는 기관이나 외국인이 없으니 정부가 이번에 만드는 대주 시스템을 통해 빌려야 합니다.

그럼 그 대주 시스템은 어디서 주식을 구해다가 개인 공매도 투자자에게 빌려주느냐가 관건인데 두가지 풀이 있습니다. 하나는 기관과 외국인들이 주식을 빌리는 풀입니다. 개인이 개별적으로 접근하긴 어렵지만 대주시스템에 채워넣을 물량이니 빌려주라고 정부가 요구하면 가능할 것입니다.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으로만 공매도를 한정한 것도 정부가 구할 수 있는 대여용 물량이 대부분 그런 종목들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의 소스는 개인들이 보유한 주식입니다. 개인들이 보유한 주식 중에 빌려달라는 공매도 투자자가 있을 때 기꺼이 빌려주고 임차료를 받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개인들은 그들이 보유한 주식을 공매도를 위한 임대용 주식 물량 풀에 넣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증권사들이 그 개인들에게 일일이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일부 증권사들은 개인들에게 공매도용 물량을 받아서 기관들에게 빌려주는 비즈니스를 해온 탓에 이미 동의를 받아놓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럼 모든 문제는 다 해결된 건가요: 그렇게 하더라도 개인들의 공매도는 불편할 수 있습니다. 개인들이 사용하는 대주시스템에 들어 있는 공매도용 물량은 그 수량이 여전히 넉넉하지 못합니다. 기관이나 외국인들은 개별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더 많은 주식을 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긴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개인들이 이용하는 대주시스템을 기관이나 외국인들도 이용하도록 하고 모든 주식 대여는 이 대주시스템을 통해서만 가능하도록 하면 개인 기관 외국인이 모두 하나의 시스템을 통해서만 주식을 빌리는 게 가능하니 서로의 환경이 동일하게 됩니다.

이런 개선책은 몇 가지 이유로 도입되지 못하고 있는데요. 1️⃣ 첫째는 이런 시스템이 외국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아서 불편할 수 있다(한국 주식시장에서만 적용되는 방식이라서) 2️⃣ 둘째는 이미 개인들에게 주식 임대 동의서를 받아서 주식 대여용 물량을 많이 확보한 증권사들이 그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문제는 주식을 빌려가는 투자자들에게 임차료를 받아서 그 중 일부를 어딘가에서 빌려온 브로커에게 나눠주는 방식을 도입하면 해결될 수 있긴 합니다. 그러나 이런 복잡한 시스템을 모두 구현하기에는 5월 3일이라는 기한이 너무 짧습니다.

빌라 가격이 치솟는 이유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요즘 빌라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빌라를 헐고 그 동네에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 빌라가 소유한 땅의 가격이 오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의 용적률은 대략 300% 정도여서 30평 아파트 1채를 짓기 위해서는 10평 정도의 땅이 필요합니다. 10평 정도의 땅이 있다면 평당 건축비 1000만원 정도가 드는 30평 아파트 하나를(그럼 건축비가 3억원이겠죠?) 지을 수 있습니다.

요즘 30평 새 아파트는 지역에 따라 다릅니다만 서울의 경우 20억원까지도 거래되니 건축비 3억원을 제외한 17억원이 땅값이라는 뜻입니다. 10평의 땅값이 17억원이니 이론적으로는 평당 1억7000만원이 땅값입니다.*
* 실제로는 건축 과정에서 다양한 비용과 건설사 마진이 빠져야 하니 땅을 그렇게 비싸게 사서는 아파트 건설이 안 되긴 하지만 평당 1억원 정도의 땅이라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빌라엔 토지 지분이 많다: 빌라가 모여있는 지역에서 빌라가 소유한 토지 지분 평당 1억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평당 1억원을 줘도 빌라를 안 판다는 뉴스는 그런 의미입니다(토지 지분 1평이라는 뜻입니다). 거기에 정부가 현재 300%인 용적률을 더 높여주면 토지 1평의 가치는 더 커집니다.

물론 아무 문제 없이 빌라가 아파트로 지어진다는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 주민들끼리 합의가 안돼서 무산되거나 정부가 용적률을 높여주는 지역으로 지정되지 못하거나 하면 달라집니다. 과거에 빌라의 가격이 낮았던 이유는 재개발을 통해 아파트로 바뀔 가능성이 매우 낮았기 때문입니다. 빌라가 밀집된 동네는 집주인들마다 상황과 사정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합의가 도출되기 매우 어렵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적은 성과급에 동요하는 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직원들이 기대보다 적게 나온 성과급에 동요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성과급을 연봉의 20% 수준을 지급했는데,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은 연봉의 47% 수준을 지급했기 때문입니다. 마침 삼성전자가 경력직원을 채용하고 있어 직원 이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 국민 동영상 서비스는 ‘유튜브’: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2명은 유튜브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음으로 이용률이 높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는 넷플릭스(16.3%), 페이스북(8.6%), 네이버TV(4.8%), 웨이브(3.2%) 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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