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라도 주가는 괜찮을까요

금리 올라도 주가는 괜찮을까요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요즘 금융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자산가격(주로 주식 가격)의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입니다. 그게 제일 큰 관심사가 되는 이유는 그게 가장 큰 관심사가 될만큼 주가가 가파르게 많이 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게 제일 관심사가 될 만큼 주가상승의 위협요인들도 만만치 않게 떠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가가 내린다면 왜 내릴까: 단기간에 많이 오른 주가는 언제 내려와도 이상하지 않지만 단기급등 이외에도 주가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은 금리 상승입니다. 금리가 오를 때 오히려 돈을 더 잘 버는 업종*도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금리가 오르면 기업들의 실적은 나빠집니다. 기업들도 부채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소비자들도 그렇기 때문에 소비가 부진해집니다.
* 은행, 보험 등

그리고 금리가 낮아지면 주가는 올라갈 수 있지만 금리가 올라가면 기업의 실적이 그대로더라도 주가는 내려갑니다. 금리가 올라갔으므로 굳이 주식을 사서 들고 있을 이유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결국 금리가 오를 것이냐 아니냐가 앞으로 주가 상승이 지속될 것이냐 아니냐를 결정할 가장 큰 요인입니다.**
** 현재 시장에서는 그렇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무조건 내리나: 그렇지 않다는 게 우리의 판단을 어렵게 만듭니다. 금리가 올라간다는 건 경기가 좋아진다는 신호이기도 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른 것에 따른 주가 하락 압력보다 경기가 좋아진 것에 따른 주가 상승 압력이 더 크면 주가는 계속 오를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런 금리 상승을 좋은 금리 상승이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으로는 가파르지 않고 완만하게 서서히 경기가 좋아지는 속도에 맞춰서 금리가 오를 경우 좋은 금리 상승이라고 부릅니다.

금리가 얼마나 어떻게 오르는 걸 좋은 금리상승으로 간주할 것인지는 시장의 참여자들이 판단합니다. 그러니 좋은 금리상승이라는 게 따로 있다기 보다는 금리가 오르는데도 주가가 내리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또는 ‘후행적으로’ 좋은 금리 상승이라고 해석하는 것입니다.

그럼 어떤 게 나쁜 금리 상승인가: 당연히 주가를 하락하게 만드는 금리 상승을 시장은 나쁜 금리 상승으로 보고 경계합니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준이 금리를 올리거나 양적 완화의 강도를 줄이는 등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바꾸면서 생기는 금리 상승은 적어도 주식시장의 시각에서 보면 나쁜 금리 상승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아직은 그럴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다수입니다.

그런데 금리는 왜 오르나: 금리가 오르는 게 주식시장의 가장 큰 변수라면 왜 어떤 이유로 금리가 오르는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시장에서는 1. 물가가 오르니까 2.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국채를 많이 발행할 것 같으니까 등의 이유를 꼽습니다. 1번은 경기가 살아나는 것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고 2번의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는 모두 조금씩 오르는 중입니다. 우리나라의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지난해 8월에는 1.3%였는데 지금은 1.7%입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도 작년 9월에는 0.68%였는데 어제는 1.08%까지 뛰어 올랐습니다.

이런 금리 상승은 계속될 것인가: 금리 상승세가 경기 회복의 결과라면 경기 회복이 계속 이어질 것인지가 금리 상승의 지속성을 예측할 수 있는 합리적 변수가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주에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와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는 중요한 힌트를 던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고용 지표는 수많은 경제 지표들 가운데서도 매우 중요한 지표입니다. 미국 경제의 70%는 소비의 결과물인데 소비의 원동력이 바로 고용입니다. 그래서 고용은 소비로 연결되고 소비는 인플레로 이어지고 그것이 통화정책과 금리에 영향을 직접 미칩니다. 앞으로 금리가 계속 오를지 아니면 이 정도로 오르다가 말지는 고용지표를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최근(지난주 금요일)에 발표된 미국의 고용지표는 좀 이상합니다. 신규 취업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고(이건 나쁜 소식입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크게 올랐습니다(이건 좋은 소식입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저임금 서비스 업종 근로자들이 대량해고되고 새로 일자리를 찾지 못하면서 취업자 수는 줄어들었지만 제조업, 건설업 등 비교적 임금이 높은 산업에서는 새로 고용이 발생하면서 임금은 더 오른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경기가 좋으냐 나쁘냐는 질문에 대해 뭐라고 딱 부러지게 답을 하기 어려울 만큼 미국의 상황은 양극화가 심하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윗목은 매우 춥고 아랫목은 매우 뜨겁습니다. 주식시장이 뜨거운 이유도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종목들과 주식을 사고 파는 투자자들이 모두 좋은 기업, 고임금 근로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결론은: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미국의 물가와 금리가 계속 오를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걸 누가 알거나 어느 방향이 거의 확실하다면 이미 그 가격이 현재의 물가와 금리에 대부분 반영되어 있을 것입니다. 지금의 물가와 지금의 금리는 현재까지 나타난 여러 현상들을 반영하고 있을 뿐입니다.

백신 나왔지만, 아직 끝나려면 멀었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백신 보급이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상황은 악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신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는 계속 최고기록을 깨고 있습니다.

영국도 코로나 경보의 최고 단계인 5단계로 격상하고 전면 봉쇄에 들어갔습니다.

산유국들이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감산을 계속 하기로 한 것은 코로나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이동량이 줄어들고 석유 수요가 빠르게 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입니다. OPEC+의 양대 축인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증산(정확히는 감산량의 축소) 여부를 놓고 협상을 벌였지만 3월까지 15만배럴 증산에 합의(러시아는 50만 배럴 증산을 주장)한 것은 백신 보급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국면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걸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반도체 두고, IT산업과 경쟁하는 자동차산업

새로운 사실: 요즘 자동차 회사들이 자동차를 못 만들고 있습니다.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서입니다.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에서 전기를 사용하는 거의 모든 부품들을 제어하는 데 필요한 부품입니다. 네덜란드의 NXP반도체, 일본의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독일의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스 등이 주로 만드는데 이 회사들이 자동차 회사들에 반도체 공급을 줄이고 있습니다.

일본의 3대 자동차 회사들도 올해 초부터 생산량을 절반 가까이로 줄일 계획입니다.

반도체 부족은 지난해 10월말 반도체 제조사인 아사히카세이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의 영향이기도 하고 최근 자동차 업계와 IT 업계에서 모두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면서 반도체를 외주 제작하는 파운드리 업체들의 생산라인이 부족해진 탓이기도 합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연말 특수 없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된 지난달 신용카드 매출이 전년 12월 대비 16% 이상 줄었습니다. 일반적으로 각종 송년 모임 등이 많은 12월에는 신용카드 매출이 늘어나는 경향이 강한데, 올해는 거꾸로 줄어든 겁니다.

🛢 꾸준히 오르는 유가: 국제 유가가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7일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54.51달러에 거래됐고, 서부텍사스원유(WTI) 근월물은 배럴당 51.03달러에 거래됐습니다. 미국 원유 재고가 예상외로 크게 줄고, 사우디아라비아가 대규모 자진 감산에 나선다는 소식이 유가를 끌어올렸습니다.

🏠 직접 집 짓는 미국 기술 대기업들: 아마존이 20억달러(약 2조1740억원)를 투자해 본사가 있는 워싱턴주 시애틀과 제2본사가 있는 버지니아주 알링턴, 운영 센터가 있는 내슈빌에 저가 주택 2만 채를 공급합니다. 기술 대기업들이 해당 지역의 집값을 올린 주범이란 세간의 비판을 상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페이스북 등도 비슷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 포트폴리오 재조정 시작한 국민연금: 국내 증시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포트폴리오를 대거 조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간 많이 오른 종목은 차익 실현을 위해 팔고, 새로운 종목을 편입하며 정비에 나선 겁니다.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경우 매매내역이 공개되는데요. 국민연금은 최근 총 43개 종목의 지분을 줄였습니다. 현대차, 현대오토에버, 한화솔루션, 효성티앤씨, JYP 등 작년 하반기 급등한 종목을 주로 팔았습니다. 반대로 지분을 확대한 종목은 20개입니다. 대우건설, 남선알미늄, SK디앤디 등이 포함됐습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10월 말 기준) 국내주식에서 5.80%의 수익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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