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리더가 갖춰야할 자세

2주년 이벤트가 오늘 끝납니다. 위젯을 설정하고 5만원 신세계 상품권을 받아보세요!

코로나 시대, 리더가 갖춰야할 자세
김태규의 HR 나우

우리가 죽음을 불안해하지 않는 이유 : 일반적으로, 죽음을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죠. 뉴스나 영화에서 죽음을 접하더라도 그것을 내 상황에 대입하지는 않습니다. 억압(repression)이라는 심리적 장치 때문입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이나 경험을 의식 밖으로 밀어냅니다. ‘인간은 모두 죽는다’라는 말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억압장치를 통해 잠궈둡니다.

코로나로 높아진 죽음의 현저성 : 만약 죽음에 대한 억압장치가 작용하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일상생활이 어려워집니다. 항상 죽음을 경계하게 되니까요. 심리학에서는 억압장치가 풀린 상태를 두고 “죽음의 현저성(Mortality Salience)이 높아졌다”라고 부릅니다. 최근에는 코로나 때문에 이 개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태가 장기화 되고, 확진자가 늘고, 사망자도 증가하면서 “혹시 나에게도 이런 일이?”라는 생각이 전보다는 훨씬 깊이 일상에 스며들었기 때문입니다.

조직 생활에 악영향을 미치는 ‘죽음에 대한 불안’ : 지난 달에 발표된 오하이오 주립대학 후(Hu) 교수와 동료들의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로 인해 촉발된 죽음의 현저성이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합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죽음의 현저성은 개인마다 경험하는 정도가 다른데, 이를 강하게 느끼는 사람들은 불안을 느낍니다. 불안은 업무에 대한 집중력과 몰입도의 저하로 이어지죠.

또한 이런 문제를 겪는 구성원은 지난 리멤버 나우에서 설명 드렸던 조직시민행동(의무사항이 아닌데도 조직이 계획한 행사에 참석하고, 어려움에 처한 동료를 도와주고, 앞장서서 조직을 옹호하는 등의 행동)이 특히 저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나도 모르게 구성원의 만족도가 떨어질 수 있다 : 조직시민행동(Organizational Citizenship Behavior – OCB)이란 1. 궁극적으로 조직의 가치를 높이고 2. 누구에게 강요받는 게 아니라 자발적이며 3. 직접적인 보상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는 세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는 구성원들의 행동을 말합니다.

예를 들면 자기 일이 아니더라도 도움이 필요한 동료직원을 위해 기꺼이 나서거나, 동료를 마주쳤을 때 미소 띤 얼굴로 인사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이 활동들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 개념을 통해 ‘실제로 구성원들이 회사 생활에 만족하고 있는가’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지난 리멤버 나우에서도 설명드렸듯이, 재무적 지표만큼 중요하게 들여다봐야 할 부분입니다.

명시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아닌 만큼 리더도 모르는 새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에 경계를 늦추면 안되는 이유입니다.

구성원들을 ‘섬기는’ 자세가 필요한 시대 : 후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이런 상황일수록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 중요해진다고 합니다. 1970년 그린리프(Robert Greenleaf)가 주창한 이래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서번트 리더십이란 단어 그대로 구성원들을 ‘섬기는’ 자세로 대하는 것입니다. 서번트 리더십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 본인보다 타인의 욕구를 우선시 한다
  • 구성원들의 감정을 배려한다
  • 권한 배분을 촉진한다
  • 조직의 경계를 넘는 커뮤니티에 대한 봉사에 중점을 둔다

서번트 리더십의 아래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죽음의 현저성’을 경험하더라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습니다. 상사가 불안을 공감하고 배려하며 추가적인 권한배분 등의 체계적 지원까지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코로나로 인한 불안이 업무 집중력의 저하와 조직시민행동의 감소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차단되거나 경감됩니다. ‘코로나 블루’가 만연한 요즘, 조직의 리더라면 ‘서번트 리더십’을 한번 더 되새겨 볼 때입니다.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입니다. 리더십, 조직변화 등을 주로 연구합니다.

리멤버 나우를 지인들과 공유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