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사태 총정리(ft. 하마스의 진짜 속내)

📜 이-팔 사태 총정리(ft. 하마스의 진짜 속내)
시사 이슈는 지금 여기서! 리멤버 NOW


당신이 궁금해할 뉴스의 모든 것!
직장인 필수앱 리멤버가
정확하게, 재밌게, 알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전쟁이
내일로 10일째를 맞이합니다.

오늘이나 내일이
이 전쟁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자 지구(팔레스타인 자치령) 북쪽 주민
110만명은 24시간 내 남쪽으로 피하라”

팔레스타인에 보낸 이스라엘의 이 최후 통첩이
오늘부로 시효가 
종료되기 때문입니다.

이 통첩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
지상군을 투입시키겠단 경고로 해석됩니다.
지상군 투입은 전쟁에서 곧 전면전을 의미합니다.

이번 전쟁의 중대 국면을 앞둔 이 시점에서
리멤버가 이 사태의 핵심 정보를 총망라하고
나름의 깊이로 중요 전망을 짚어봤습니다.

전쟁을 선포한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페이스북

전쟁 9일차, 지금까지의 경과?

먼저, 전쟁 경과를 최신 정보까지 종합해
핵심만 설명드리겠습니다.

시작은 지난주 금요일(7일) 새벽이었습니다.
그날 팔레스타인의 무장 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약 20분간
5000여발의 로켓을 불시에 발사했습니다.

이스라엘이 자랑하던 최첨단 방어 체계
‘아이언 돔’과 ‘아이언 월’
이 두 체계는 단숨에 무력화됐습니다.

아이언 돔은 이스라엘 특유의
미사일 격추 시스템인데요.
2011년 배치 후 무력 충돌 때마다
하마스가 쏜 로켓 90% 이상을 요격했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현존 최강의 대공 방어 체계로도 유명했죠.

그러나 아이언 돔을 철저히 분석한 하마스는
아이언 돔이 감당 가능한 수준을 넘는
수천발의 대규모 미사일을 물량 공세로 퍼부어
무력화시켜버렸습니다.

하마스가 발사한 로켓을(오) 이스라엘 아이언돔(왼)이 격추하는 모습/트위터

가자 지구를 첨단 장비로 모니터링하던 장벽인
아이언 월도 하마스의 첨단 드론 폭탄에
무력화됐습니다.

때문에 수천 병력의 하마스 지상군이
이스라엘 남부로 밀고 들어왔음에도
후방의 이스라엘군은 이를 눈치 채지 못했고
그사이 가자 지구 바깥의 다수 군 기지와
거주지를 점령 당했습니다.
민간인 인질도 120명 넘게 붙잡혔습니다.

격분한 이스라엘 정부는 다음날(8일)
공식적으로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이날부터 이스라엘은 하마스 점령지를 수복하고
가자 지구에 공습과 포격을 퍼붓고 있습니다.
하마스도 포격과 게릴라로 맞서고 있는데요.

오늘(오전 3시) 기준 양측 사망자는
3500명에 육박하고
부상자는 1만명이 넘었습니다.
가자 지구의 주택은 폭격으로
5만채가 넘게 부서졌습니다.

이스라엘군의 가자 지구 폭격 영상/트위터

 

1·3·4차 중동 전쟁
모두 이스라엘과 얽혀

이 전쟁은 왜 터진 걸까요?
역사적 계기/직접적 계기/내면적 계기
이 3가지 계기를 짚어보면 됩니다.
먼저 역사부터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20세기 초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영국은 미국의 참전을 끌어내기 위해
유대인들의 환심을 사고자
예루살렘에 유대 국가 건설을 약속합니다.

2차 대전이 끝나자 영국은 약속대로
자신들이 통치하던 팔레스타인 땅의
절반 이상을 유대인에게 건네줬습니다.
이 땅에 세워진 나라가 이스라엘입니다.

팔레스타인과 주변 아랍국이 가만있지 않았죠.
1948년 1차 중동 전쟁은 그래서 터졌습니다.

결과는 서방이 지원한 이스라엘의 승리였고
이스라엘 영토는 팔레스타인 전체 땅의
80%로 확장됐습니다.

80%에 만족하지 못한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6일 만에 짧게 끝난 전쟁이었지만
이스라엘은 이집트·시리아가 차지하고 있던
나머지 팔레스타인 지역을 전부 얻게 됩니다.

(전쟁이 짧았던 건 세계 여론 악화와
그에 따른 UN 개입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영토 수복을 위해 이집트·시리아는
1973년 마지막 4차 중동 전쟁을 일으킵니다.
역시 이스라엘이 이기긴 했지만
작심한 공격에 이번엔 이스라엘 피해도 컸습니다.

위기 의식을 느낀 이스라엘은
이때부터 약간의 태세 전환을 시도합니다.

우선, 선전했던 이집트엔 시나이 반도를
돌려주며 화해합니다.
시나이 반도는 이집트 수도 카이로와
지척이라 안보적으로 중요했을 뿐 아니라
이집트 밥줄인 수에즈 운하도 속한 곳입니다.
이로써 이집트는 이 운하를 다시 얻게 됩니다.

시나이 반도(주황색 영역)/구글 지도

팔레스타인에도 유화책을 제시합니다.
그게 바로 1994년 오슬로 협정입니다.

이 협정으로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수립돼
주민들은 난민 신세에서 벗어나고
이스라엘 서부 ‘가자 지구’와
동부 ‘요르단강 서안 지구’, 동예루살렘을
나름의 자치 구역으로 확보하게 됩니다.
(가자 지구를 빼면 사실상 이스라엘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긴 합니다.)

협정을 주도한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 등이
노벨 평화상까지 수상하며
드디어 평화가 오나 싶었지만…

협정 1년 후인 1995년 라빈 총리가
유대교 극우파에 암살되고
대팔레스타인 강경파 네타냐후 총리가
집권해 이후 정국을 주도하면서
지금까지도 이-팔 갈등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직접적 계기는
예루살렘의 한 이슬람 사원에?

그럼 이 전쟁의 직접적 계기는 무엇일까요.

하마스는 이번 기습 작전명을
‘알아크사 홍수’라고 붙였습니다.
이 이름에 전쟁 계기가 드러나 있습니다.

유대교·이슬람교·기독교의 공통 성지인 예루살렘엔
‘알아크사’란 구역이 있습니다.
유대교, 이슬람교 공동의 성지인데요.

이곳엔 이슬람 사원이 있어 이스라엘과 합의하에
이슬람 국가이자 인접국 요르단이 통제 중입니다.
(요르단은 이스라엘과 수교한
몇 안 되는 아랍국입니다.)

황금색 돔이 알아크사의 이슬람 사원/게티이미지뱅크

여기선 무슬림들만 기도할 수 있고,
유대인들은 바깥의 그 유명한 ‘통곡의 벽’에서
기도할 수 있는데요.

일부 이스라엘인들은 이에 불만이 있습니다.
이스라엘 극우 정치인들도 이를 자극해왔는데요.
작년말 재집권한 네타냐후 행정부가 우경화되면서
알아크사를 중심으로 한 갈등이 커져 왔습니다.

올해 1월 이스라엘 극우 성향 국가안보장관이
요르단의 동의 없이 이 사원을 무단 방문한 
사건
팔레스타인과 주변 아랍국을 자극하며
갈등의 기폭제가 됐습니다.

이에 4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항의 차원에서
사원 안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때 이스라엘 경찰이 사원 경내까지 진입해
이들을 강제 진압하자 
분노는 더 확대됐습니다.

하마스는 보복을 선언했고
결국 반년이 지나 전쟁이 터졌습니다.

 

하마스의 진짜 의도는
이스라엘-사우디 수교 방해?!

사실 양측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죠.
하마스는 십수년간 국지적 게릴라 공격을 시도했고
이스라엘도 공습과 포격으로 응징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전쟁으로 커져버린 건
하마스가 지상군을 투입해가면서까지
이스라엘 내부에 침투해 강도 높은 공격을
가했기 때문입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피의 보복’을
예상하지 못했을 리가 없는데
왜 도발 수위를 높인 걸까요?

여타 국내외 언론을 종합하면
가장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건 바로 이겁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사우디의 국교 정상화를
어떻게든 무산시키려 했다는 겁니다.

사우디는 아랍의 대표적 친미 국가입니다.
종파로는 이슬람 수니파의 맹주이기도 합니다.
시아파 리더이자 반미 국가인 이란과는 앙숙이죠.

줄기차게 핵 개발을 꾀하는 이란에 맞서고자
사우디도 우방인 미국에
핵 무기 보유를 승인해줄 것을 요구 중입니다.

이 협상 레버리지를 높이기 위해 러시아와 더불어
사우디가 석유 감산에 나선 거란 해석도 나옵니다.
내년 대선을 위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어떻게든 물가를 낮춰야 하는데
사우디가 말을 듣지 않아 유가가 들썩이면
재선이 어렵거든요.

미국도 웬만하면 사우디 요구를
들어주려고 하는데, 걸림돌이 이스라엘입니다.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가 게임 체인저인
핵 무기를 갖는 걸 이스라엘이 묵과할 리가 없죠.

그래서 미국은 이스라엘을 안심시키고자
사우디와의 국교 정상화를 추진한 겁니다.

그런데 하마스의 이번 기습으로
이 계획은 거의 물거품이 됐습니다.
이란이 하마스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는 상황에서
사우디가 이스라엘을 위해 하마스를 저버린다면
아랍권 맹주 지위가 위태로워지기 때문이죠.

팔레스타인으로선 같은 종파 리더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수교하는 걸 좌시할 수 없었을 겁니다.
때문에 전면전이 예상됨에도
무리한 도발에 나섰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5차 중동 전쟁까지 번질까?

최후 통첩 시간이 지난 만큼
이스라엘 지상군의 가자 지구 침공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UN 등 국제 사회가 극구 만류 중이라
장담할 수 없는 일이지만
이스라엘 국민 분노가 크고
애초부터 팔레스타인에 강경했던
네타냐후 총리가 정치적 기세를 더욱 올리면서
현실화 가능성이 더 높게 점쳐집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면전이
5차 중동 전쟁으로까지
확대될 거란 우려도 많습니다.

/구글 검색 결과 화면 캡처

실제로 오늘 새벽 이란은
“가자 지구 (지상 작전)을 개시하면
군사 개입하겠다”는 엄포를 놓기도 했습니다.

또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댄 또다른 앙숙
레바논에선 무장 단체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도우려 이스라엘 북부에서
소규모 국지전을 벌이고 있기도 합니다.
시리아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역시 어떤 결론도 장담할 순 없지만
국내외 전문적 시각을 종합하면
5차 중동 전쟁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미국이 가장 바라지 않는 시나리오입니다.
외교안보면에선 중동에 관심이 쏠릴수록
러시아가 맘놓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가속화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대로 경제적 이유도 큽니다.
사우디-이스라엘 수교는 완전 물거품이 되고
전쟁으로 유가가 초급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바이든 정권이 기피할 최악의 경우의 수입니다.

아랍 맹주격 나라들의 참전 의향도
매우 낮게 점쳐집니다.
3·4차 중동 전쟁의 핵심 원인이었던
시나이 반도 정도 되는 이스라엘 영토를
고르라면 현재로선 골란 고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시리아가 수복을 열렬히 염원하는 지역인데요.

그럼에도 국가 차원의 전쟁을 선포할 가능성은
국력과 10년 넘게 지속된 내전을 고려할 때
지극히 낮습니다.

이란도 미국과의 핵 협상까지 좌초시킨 상황에서
직접 참전으로 대미 관계를 완전 파탄낼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하마스나 헤즈볼라에 무기를 지원하거나
소규모 국지전을 벌일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