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좋은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까?
‘커리어 액셀러레이터’ 김나이 칼럼
어느덧 10월이네요. 여러분의 올 한해 커리어는 어떠신가요? 일은 재밌으신가요? 지금 회사에서 계속 일하면 내년 이맘때 여러분의 ‘일 자산’은 무엇이 얼마나 쌓여있을까요?
‘무슨 일을, 어떤 회사에서, 왜 하는지’ 결정하는 건 삶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러나 막상 이를 제대로 배우거나 고민할 시간은 충분히 가진 적이 없던 것 같아요. 출퇴근길에 문득, ‘이대로 내 커리어 괜찮나?’ ‘나에게 맞는 일은 대체 뭐지?’하는 고민이 올라와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생각에 그 일상을 지속하고 계신 건 아닐지 모르겠어요. 요즘 많은 분이 ‘커리어 사춘기’를 앓는 건 이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1️⃣ 불안하지 않은 직장인은 없다.
자기 소개부터 간단히 드릴게요. 저는 J.P. 모건 등 금융권에서 10년 넘게 일하다, 2014년부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라는 직업을 ‘창직’해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 기업·산업 최신 동향을 분석하는 게 제 전공이라, 거시적인 시각에서 개인과 조직이 일하는 의미와 재미를 찾으며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액셀을 밟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최근엔 웰니스 큐레이션 스타트업 가지랩에서 CSO로 일하고 있습니다. 회사병 타파와 개인화된 명확한 커리어 의사 결정을 돕는 커리어 웰니스 제품을 개발하는 일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4000여명의 직장인분들을 1:1로 뵀습니다. 크고 작은 세미나에서 마주한 커리어 고민은 수십만에 이릅니다. 스타트업부터 대기업·외국계·전문직까지 다양한 연차와 직무의 직장인분들과 커리어 관련 깊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많은 분들이 ‘불확실’한 환경에서 ‘불안’해 하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평생 직장·직업이 없어진 시대에 나만의 전문성은 무엇인지, 커리어 고민이 생겼을 때 누구한테 어떻게 물어봐야 할지도 모르는 세상에서 평정심을 찾기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어요.
2️⃣ 내가 무엇에 ‘일의 재미’를 느끼는지 알아야만 한다. 이직을 넘어 나만의 더 좋은 커리어를 만들어 가기 위해
사실 우리는 어떤 일이 나에게 맞는지 충분히 생각해 보지 못한 채 회사에 다니기 시작했죠. 20년 가까이 학교에 다녔지만 나에게 맞는 일은 무엇인지, 좋은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가르쳐주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아요.
수많은 직장인 커리어 고민들의 공통점도 이와 맞닿아 있었습니다. 현재 회사에서 매너리즘을 느끼거나 재미가 없어 변화를 고민하지만, 막상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잘하는지, 좋아하는지, 재미를 느끼는 일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며 근본적인 고민을 하는 분들도 많았는데요. 직장인 시절의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주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일에서 재미를 느끼는 게 어떻게 가능해?’라고 생각하던 사람이었죠.
‘재미없다’ 반복하며 다람쥐 쳇바퀴 돌듯 회사 생활을 버티기만 할 게 아니라면, 나는 일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고 어떤 일을 할 때 재미있고 살아있음을 느끼는지, 어떤 환경에서 더 재밌게 일할 수 있는지, 무엇 때문에 매너리즘 혹은 노잼 상태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해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게 일이니까요. 지속 가능한 나의 일을 위한 주도권을 타인이 아닌 내가 갖기 위해 가장 먼저 체크해 보셔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3️⃣ 이직을 원하는 당신, 당신은 더 좋은 회사에 다닐 자격이 있습니다.
내가 무엇에서 일의 재미를 느끼는지 가늠해 본 후엔 ‘회사’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급변하는 시대일수록 내가 어떤 환경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일할 수 있는지, 회사를 잘 보는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내가 어디에서 일하는가에 따라 나의 ‘일 자산’ 쌓이는 속도와 품질이 달라지고, 건강하고 지속 가능하게 일할 수 있는지도 달라지기 때문이죠.
요즘은 좋은 회사의 개념과 좋은 자리의 조건이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규모·연봉·네임 밸류 등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회사가 가진 핵심 역량과 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들은 ‘왜’ 이 일을 하는지, 시대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내가 이 회사에서 하는 일이 어떤 의미가 있고 그 일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지, 나와 잘 맞는 회사인지 등을 알아내는 게 훨씬 더 중요합니다. 회사와 나의 교집합을 찾고 그 크기를 키울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이런 일터에서 내 잠재력이 극대화하고 더 건강히 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실, 그간 수많은 직장인의 이직 고민을 마주해왔지만 이렇게 꼼꼼히 따져보는 분들을 많이 뵙지는 못했습니다. 시장과 회사의 객관적인 위치는 어떤지, 나라면 우리 회사에 투자하겠는지, 이곳에서 계속 일하면 1년 뒤 나에게 어떤 커리어가 쌓일지 등 회사의 성장성, 일하는 이유, 조직 신뢰도와 조직 문화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 보고 명확한 진단을 통해 나를 위한 행동을 조금씩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4️⃣ 나만의 커리어 지도를 만들어가는 솔루션
그렇다고 퇴사나 이직은 감정에 치우쳐 충동적으로 선택하는 게 아니어야 합니다. 나만의 ‘커리어 지도’를 그려나가는 여정이어야 합니다. 이직은 업의 궤도를 수정해 자기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이제 이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할 수밖에 없다면 잘해야 합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나 자신의 원칙과 기준으로 일을 바라보시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습니다. 나는 어떤 일을 좋아하며 재미있게 하는지, 어떤 환경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신나게 일할 수 있는지, 나의 열심이 헛되지 않는 전략적이고 주도적인 방법은 무엇인지를 나 자신의 원칙과 기준으로 판단해 보세요. 버티는 것도, 움직이는 것도 다 자신의 선택이어야 합니다.
나는 지금, 온전히 내 이름으로 설 수 있는 나만의 실력과 힘을 쌓고 있나요? 명함에서 회사 이름을 지우고 내 이름만 남았을 때, 나를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라 설명하고 싶나요?
자신만의 답을 내리기 위한 커리어 여정을 지금부터 시작해보시면 어떨까요. 저도 옆에서 같이 뛰며 액셀을 밟아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