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틀 연속 무더기 하한가 사태, 진단과 총정리!

📉 이틀 연속 무더기 하한가 사태, 진단과 총정리!

국내 증시에서 이례적인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그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에서 8개 종목이 하한가였는데, 어제 이중 6개가 연속 하한가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이 업체들이 공통된 업종이라거나 공통의 테마가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공통점이라곤 모두 외국계 증권사(소시에테제네랄·SG)를 통해 매물들이 대거 쏟아졌다는 건데요. 

이를 두고 업계에선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반대 매매가 나온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옵니다(🔗관련 기사). 우선 CFD란 일반적인 주식 거래와 달리 개인 대신 증권사가 매매를 해주는 주식 거래 방식입니다. 증권사는 레버리지를 통해 주식을 대신 구매하며, 수익이 나면 그 차익만큼 투자자가 가져갑니다. 다만 공짜로 빚을 내줄 순 없으니 투자자는 증거금 40%를 내야하며 이 경우 최대 2.5배까지 추가금을 빌려 투자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 계좌에 손실이 나면 반대 매매란 게 일어납니다. 바로 손실을 메우려 매물을 청산한다는 건데요. 계속 거래를 유지하려면 계좌에 돈을 더 넣거나 만기를 연장해야 하는데, 여기에 실패하면서 반대 매매가 쏟아진 걸로 추측되는 상황입니다.

일각에선 주가 조작 의혹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우선 폭락 종목들이  올해 들어 특별한 호재 없이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해당 업체들의 주식 모두 최대 주주 지분율이 높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 시장에 흐르는 주식 수도 그만큼 적기 때문에 여럿이 작당해 시세를 조정하기 훨씬 수월하다는 거죠.

노지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

결국 영원한 테마는 ‘실적’

어제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은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돈복사기 주식’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최근 1~2년간 주가가 5~10배 이상 오를 정도로 상승세가 가팔랐기 때문인 듯 한데요. 상승세가 가팔랐던 만큼 하락세도 가파른 모습입니다. 주식 가격은 합리적인 수준을 벗어나 변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대형주보단 소형주에서 변동이 큰 편이고요. 그 변동성을 활용해 단기 이익을 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영원한 테마는 실적’이라는 말이 있듯이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주식은 결국 자기 자리를 찾아갑니다. 이번 대량 종목 하한가 현상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빚투 많은 종목에 경고 메시지 보내야

신용 증가액이 개인 순매수 대금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런 레버리지 베팅이 주식 시장 강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갑작스런 신용 융자 청산 상황이 오면 증시 후폭풍이 클 수도 있습니다. 이번 사태 관련 증권거래소가 시장 모니터링과 정보 교환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파악해 이번 거래가 정상적이었는지, 특정 세력의 시세 변동 관여 가능성은 없었는지 잘 살펴봐야 합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빚투가 많은 종목에 투자 주의 경고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있습니다.

🏘 “투자금 쓸 거면 허락맡아” 깐깐해진 VC업계

스타트업 경기가 요동치면서 벤처캐피털(VC)들의 투자 운용 방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기존엔 막대한 금액을 유망한 한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젠 5억~10억원의 소규모 금액을 수십개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투자 심사 과정도 훨씬 늘려 스타트업과 경영자의 역량을 더 강도 높게 검증하는 건 물론, 이미 주어진 투자금도 함부로 쓰지 못하게 한다고도 합니다. 스타트업 재무 담당자가 자금을 요청하면 검토 후에야 OTP 정보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통제한다네요(🔗관련 기사).

이준희
법무법인(유) 율촌 파트너 변호사·e-Biz & Fintech Team Lead

장기적 신뢰 위해선 ‘선 넘는’ 통제는 지양해야

최근 시장에선 약 6개월 이상 얼어붙었던 PE와 VC 시장의 투자 검토가 조금씩 녹아 움직이고 있단 이야기가 들립니다. 하지만 기사가 정확히 지적하듯이, 이젠 넘치는 유동성으로 투자 경쟁이 벌어진 작년까지완 달리, 실제 투자를 위한 스타트업의 평가, 창업자의 전략과 능력 검증, 투자 이후 관리 단계에서의 엄격한 통제 경향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최근 불경기에 따라 시장이 ‘죽음의 계곡’을 건너는 상황에선 너무도 당연한 방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투자자의 통제와 균형 장치가 시장에서 검증돼 확립된다면, 추후 자본 경색이 풀려 다시 활황이 찾아오더라도 보다 진화된 성장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도 VC와 창업 생태계 간 견제와 균형은 기초적 신뢰에 기반해 이뤄져야 하며, 그런 신뢰가 깨지진 말아야 한다는 당부 말씀은 드리고 싶습니다. ‘스타트업의 재무 책임자용 OTP를 VC가 보관한다’는 기사 사례처럼 회수율을 걱정한 나머지 투자자의 ‘선 넘는’ 통제가 이뤄진다면, 창의성·유연함·그로스 성장을 추구하는 스타트업과의 신뢰 관계가 중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