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미국인들의 ‘월급’이 중요해진 이유

💵 이제 미국인들의 ‘월급’이 중요해진 이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임금 인상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새로운 사실 : 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 경제 전문가들의 수요가 늘어났지만,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 경제 전문가들의 효용은 낮아지고 있습니다. 다들 경제가 궁금하고 불안하지만, 똑 부러진 답을 알려주는 전문가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요즘 우리가 대면하고 있는 상황은 지금까지 인류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경제환경이기 때문입니다.

인플레 원인 두고 설전 벌인 경제학자들 :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 경제학자들이 참석하는 가장 큰 행사인 전미경제학회가 열렸습니다. 언론은 경제학자들에게 저마다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이밀었지만, 그들의 대답은 서로 엇갈렸습니다. 현재의 고금리를 유발한 인플레가 어떤 원인에서 비롯됐는지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의견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죠(🔗관련 기사).

유례없는 인플레, 상위 10% 고소득 자산가들의 소비 급증 때문? : 종전에는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정부가 퍼부은 부양책과 재난 수당이 인플레의 원인이라는 이론이 다수였습니다. 그런데 매사추세스대학의 토마스 퍼거슨 교수는 조금 색다른 주장을 펼쳤습니다. 요지는 소비의 급증으로 물가가 오른 것은 맞지만, 그 소비의 주체는 재난 수당을 받은 일반 국민이 아니라 금융시장의 호황에 수혜를 받은 상위 10%의 고소득 자산가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원인은 어찌 됐든 인플레는 길어질 것 : 인플레 원인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지만, 전망에 대해서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원인이야 어찌 됐든 이번 인플레가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거죠. 경제학자들이 적어도 1~2년간은 인플레가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근거는 노동력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왜 고용 시장은 호황일까? : 자연스레 질문이 따라옵니다. <물가는 오르고 경기 상황이 나빠지고 있는데, 왜 고용 시장은 호황일까>라는 거죠. 일단 조기 은퇴나 코로나 감염 우려 등 여러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러 다니는 사람들의 숫자 자체가 줄었습니다. 그 바람에 근로자를 채용하려는 수요는 여러 이유로 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해석이 맞는지, 또한 이런 원인으로 앞으로도 고용 시장 호황이 이어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매월 발표되는 미국의 고용 지표를 많은 이들이 손에 땀을 쥐고 바라보는 이유죠.

물가·금리 앞으로도 고공 행진할 가능성 높아 : 미국의 고용지표가 겉으로는 괜찮지만, 실제로는 나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가난해진 근로자들이 투잡을 뛰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조사에서는 실제 채용한 근로자 숫자가 실제보다 더 많이 잡히고 있다는 가설입니다. 실제 가계를 대상으로 한 고용 상황 조사에서는 별로 좋지 않은 수치가 나오면서 이 가설이 꽤 설득력을 얻어 왔는데요. 가장 최근에 미국의 12월 고용 지표가 그 가설조차 힘을 잃게 했습니다. 가계를 대상으로 한 고용 상황도 매우 좋아진 것입니다(🔗관련 기사). 물가와 금리가 앞으로 계속 고공행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뒷받침할만한 지표입니다.

그런데 임금 상승률은 낮은 아이러니 : 딱 하나 금리 인하론자들의 믿음에 근거를 부여하고 있는 지표는 시간당 임금 상승률입니다. 뜨거운 고용 시장에 비해서는 임금 상승률이 낮은 상황인데요. 이를 근거로 지난 주말 주식시장은 상승 마감했습니다. 실업률도 낮은데 임금 상승률도 낮은 참 이상한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전문가들도 아직 갈피를 못 잡고 있는 겁니다(🔗관련 기사). 다만 임금이 낮은 업종에서 채용이 대거 이뤄지면 시간당 임금 상승률 지표가 낮아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아무튼 이 모든 것은 미국의 상황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상황이 미국의 금리를 결정하고 미국의 금리가 다른 나라들의 금리를 결정하는 현재의 국면에서는 미국의 일자리 상황이 다른 무엇보다 관심거리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임금 상승률 : 미국의 중앙은행이 신경 쓰는 지표는 실업자가 얼마나 있냐는 것은 아닙니다. 물가 상승의 주범인 임금이 얼마나 오르느냐인데 실업자 수가 그 임금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함께 신경 쓰는 것입니다. 실업자 수는 줄어드는데(그래서 매우 신경이 쓰이는데) 임금 상승률이 낮다면 그 원인이 뭐든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기만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네요. 


🤔집주인 체납 국세 열람이 전세 사기 예방책?!
오늘의 이슈

계속 발표되는 전세 사기 예방책 : 전세 사기와 관련한 뉴스와 함께 전세 사기 예방을 위한 대책들이 계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주된 내용은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를 세입자가 확인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인데요(🔗관련 기사). 전세 사기나 전세금 사고의 주된 원인이 집주인의 세금 체납이 아니라는 점에서 적절한 대책은 아닙니다. 뭔가 대책을 내놓아야 하니 다른 것을 가져와서 대책이라고 포장하는 중일 뿐입니다. 

전세 사기의 원인은 과도한 전세금 : 전세 사기 또는 전세 사고의 원인은 과도한 전세금입니다. 집값보다 전세금이 더 비싼, 또는 당장은 그렇지 않지만 집값이 내려가면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큰 이상한 상황에서 덜컥 전세 계약을 했다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거죠. 

보증보험 가입 주택 절반 이상이 깡통전세 : 그런데 정부가 전세 보증보험이라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이런 과도한 전세금에 대해서도 보증보험 가입을 허용해줬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입자들은 전세금이 과도한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전세 보증보험에 가입 가능하다면 걱정 없이 계약하게 되는 구조가 형성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계약의 상당수는 깡통전세가 돼 사고 금액을 정부, 정확히는 공기업인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물어주게 된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전세 보증보험을 엄격하게 심사 후 가입하게 하면 전세 보증보험이라는 제도를 만든 보람이 없습니다. 불안한 세입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도입된 것이니까요. 그 불안을 보험회사가 떠안는 수밖에 없고, 그 불안한 전세는 사고가 날 가능성이 큽니다. 

보증보험 폐지 혹은 축소가 해결책 될 수도 : 결국 전세 사고나 전세 사기의 대책은 세입자의 불안감을 덜어주겠다는 취지의 전세 보증보험을 없애거나 축소하는 것입니다. 집값 대비 전세금이 비싸서 생기는 불안감은 그런 집에 전세를 들어가지 않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전세 보증보험 제도는 정부가 과도한 욕심으로 사고를 자처한 제도입니다. 서민들의 주거 불안을 돕고 싶다면 월세의 일부를 지원하는 쪽이 그 효과 면에서는 오히려 좋을 것입니다.


💡 놓치면 아까운 소식

코스피 거래대금 3년 만에 최저 : 거시 경제 상황의 불안 속에 투자 심리가 악화하면서 새해 들어 거래대금이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합니다(🔗관련 기사). 1월 2~6일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6조42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1월 첫째 주와 비교하면 44.13% 떨어진 건데요.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이 6조4000억원대로 감소한 것은 월간 기준으로 2020년 1월(6조4300억원) 이후 처음입니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 국내 산업 전반의 실적 부진 등으로 당분간 투자 심리는 살아나기 힘들 전망인데요. 그 가운데 13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얼마나 올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 빅테크 급여 공개 : 애플,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대략적인 임금 수준이 공개됐습니다(🔗관련 기사). 캘리포니아주, 워싱턴주, 뉴욕시 등이 올해부터 근로자를 채용할 때 연봉 범위를 공개하도록 하는 급여 투명화법을 시행한 영향입니다. 새 법에 따라 미 기업들은 1일부터 채용 공고를 낼 때 해당 직종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연봉의 상·하한선을 공개했습니다. 이는 앞으로 근로자들이 임금 협상을 벌이는 데 도움을 주고 경력과 보유 역량에 비해 낮은 급여를 받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인데요. 다만, 일부 기업이 연봉 상·하한선 격차를 지나치게 넓게 설정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