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라는 지옥문을 연 일론 머스크?

⚠️ 트위터라는 지옥문을 연 일론 머스크?

hell gate

① 트위터 인수한 일론 머스크에게 남겨진 과제

“지옥에 온 걸 환영합니다, 일론”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 미국의 온라인 테크 미디어 ‘더버지(The Verge)’에서 발행한 기사의 제목입니다(🔗관련 기사). 저주를 내리는 것도 아닐텐데, 더버지는 왜 이런 무시무시한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을까요?

더버지가 ‘지옥’이라고 말한 가장 큰 이유는 앞으로 일론 머스크가 ‘공학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보다 더 골치아픈 ‘정치적인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테크놀로지 문제는 어디엔가 답이 있습니다. 그 답을 찾아나가는 것이 테크놀로지의 숙제입니다. 하지만 정치적인 문제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적절한 선에서 조율해야 하는데, 그 선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트위터의 자산은 기술이 아니라 사용자 기반입니다. 기술과 달리 사람은 매우 복잡합니다. 일론 머스크는 이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신세계를 개척하는 일이 아니라 복잡한 사람들 사이에서 중재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사람들은 트위터가 자신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비난을 퍼부을 테고, 그 비난의 화살은 트위터의 수장인 일론 머스크를 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광고주들은 브랜드가 안전하길 원합니다. 자신의 브랜드가 인종차별, 성차별, 지역감정을 비롯한 폭력적 표현과 함께 노출되길 원하지 않습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를 처음 밝힐 때 그 목적으로 “완전한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머스크가 표현의 자유를 만끽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광고주들이 그런 표현의 자유를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벌써부터 그런 움직임이 나오고 있습니다. 제너럴모터스(GM)는 머스크 CEO의 트위터 인수가 공식화 되자 자사의 트위터 광고를 중단했습니다. GM은 “(트위터에) 중대한 변화가 있어 유료 광고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면서 “트위터의 방향을 이해하기 위해 협력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물론 머스크는 부자니까 광고주 눈치를 안 보고 플랫폼을 운영하겠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눈치를 봐야할 대상은 광고주만이 아닙니다. 극단적인 표현이 늘어나면 일반 이용자들도 하나둘씩 트위터를 떠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트위터를 하면서 불쾌감을 느끼는 회수가 증가한다면 트위터라는 플랫폼에 대한 로열티가 줄어들 것은 자명하죠. 이용자가 떠나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불쾌감을 유발하는 극단적 표현에 대한 제어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금전적 이익이 목표였다면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지 않았을 겁니다. 머스크가 광고주와 일반 이용자들의 눈치를 보며 극단적 표현을 제어하는 정책을 펼친다면 머스크의 팬들은 반발할 것입니다. 그들은 트위터를 우파의 성지로 만들고 싶어하죠.

해외의 규제도 문제가 됩니다. 예를 들어 독일에는 ‘네트워크 집행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이 법에 따르면, 소셜미디어는 각종 혐오발언과 불법적 게시물을 직접 관리할 의무가 있습니다. 중국 같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 유럽마저 머스크의 신념과 어긋나는 법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는 소셜미디어 계정을 차단할 권리를 요구합니다.

지금까지 머스크가 만든 제품의 이용자는 단순히 그 제품을 쓰는 이용자였습니다. 제품을 잘 만들면 이용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트위터의 이용자는 지금까지 머스크의 고객과는 다릅니다. 트위터라는 플랫폼을 함께 만드는 이 구성원들은 너무나 복잡하고 다양한 생각과 입장을 가지고 있어서 적절하게 조율을 만드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머스크는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펼치는 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그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은 무시하면 됐습니다. 하지만 트위터의 주인은 그럴 수 없습니다. 이제 주장하는 입장이 아니라 조율하는 입장이 됐기 때문입니다. ‘공학적인 문제’만 풀어온 머스크가 ‘정치적인 문제’도 잘 풀어나갈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② 빅테크, 눈물의 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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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는 빅테크 기업에 눈물의 한 주였을 겁니다. 3분기 실적 줄줄이 발표된 이후 주가가 급락하고, 시가총액이 대규모 허공으로 날아가는 경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등 4대 기업은 지난주 총 8000억 달러에 가까운 시가총액을 날렸습니다. 애플만이 겨우 자존심을 지켰습니다.

가장 많은 눈물을 삼킨 곳은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입니다. 메타의 3분기 매출은 277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p 감소했습니다. 2분기에도 매출이 감소했었는데, 당시 메타 설립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이같은 실적에 주가는 곧바로 반응했습니다. 실적 발표 이후 주가가 24%p 떨어졌죠. 지난해 4분기에도 메타 주가가 26%p 폭락한 적이 있는데, 1년도 안 돼 또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메타는 시가총액 순위 20위 밖으로 밀려나며, 이제 ‘빅테크’에서 메타는 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마저 나옵니다.

아마존도 크게 눈물을 흘렸습니다. 지난 주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3분기 매출 1271억달러(약 180조원)를 발표했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1275억달러에 못 미쳤습니다. 원래 2분기에 진행하는 아마존 프라임데이 행사를 3분기인 7월에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출 기대치를 넘지 못했습니다.

영업이익은 더 심각합니다. 아마존의 3분기 영업이익은 2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이 났습니다. 영업이익을 책임져왔던 클라우드 사업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매출도 205억달러로 시장 예상(210억달러)을 하회했습니다. 여기에 아마존이 제시한 4분기 가이던스도 부정적이어서 전망조차 어두운 편입니다. 주가 역시 이같은 실적에 악영향을 받았습니다. 6.8%가 하락했는데요. 지난 금요일 장중에는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천하의 구글마저 눈물의 한 주를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알파벳은 691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순이익이 무려 27% 하락했습니다. 구글 클라우드의 경우 손실이 1년 전 6억4400만달러에서 3분기 6억9900만달러로 커졌습니다. 실적 발표 직후 알파벳 주가는 101.48달러에서 96.58달러로 4.5% 떨어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분기 매출 501억2000만달러(71조원)를 기록해 시장의 기대보다는 많은 매출을 기록했지만,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의 매출 증가율이 35%로 전 분기(40%)보다 둔화된 점은 아쉬웠습니다.

한편 빅테크 중 유일하게 좋은 성적을 낸 기업이 있는데요. 바로 애플입니다. 애플은 4분기 매출 901억달러(약 129조원)로 전년 동기 매출 833억6000만 달러보다 약 8% 늘었습니다. 비록 아이폰 매출은 부진했지만 맥북이 실적을 뒷받침하는 효자 제품이었습니다. 자체 칩을 탑재하는 전략이 통한 것으로 보입니다. 맥북은 전년동기 대비 25% 증가한 115억달러를 기록하면서 성장을 이끌었습니다. 실적 발표 후 애플 주가는 급등했고 “역시 믿을 건 애플뿐”이라는 이야기가 투자자 사이에서 나옵니다.

 포드가 투자한 아르고AI, 결국엔 문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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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가 투자한 자율주행 스타트업 아르고AI가 결국 폐업합니다. 이 소식은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에 큰 충격을 안겼는데요. 한 마디로 “아르고AI 마저 문을 닫다니” 하는 반응이었습니다. 아르고AI는 2017년에 포드로부터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상당의 투자를 유치한 기업입니다. 또 2020년에는 폭스바겐이 26억달러(약 3조7000억원)를 투자하면서 한때 세계 AI 스타트업 중 기업가치 3위로 평가받는 유니콘 반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당장 수익이 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미래는 자율주행으로 갈 것이기 때문에 빅테크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러한 AI 기업에 앞다퉈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잘 나가던 아르고AI는 왜 갑자기 폐업을 결정하게 된 것일까요? 아니, 포드와 폭스는 왜 아르고AI가 문을 닫도록 보고만 있었던 것일까요?

전조는 보였습니다. 폐업 결정을 내리기 전, 지난 7월에도 아르고AI의 상황이 어렵다는 보도가 나왔었습니다. 경기침체를 이유로 150명을 해고한다는 내용이었죠. 미래를 만들어내야 하는 스타트업은 당장에 수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경기가 좋을 때는 미래를 낙관하는 이들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지만 경기가 어려워지면 갑작스레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르고AI는 살아남기 위해서 계속 투자를 유치해야 했는데요. 결국에는 후속 투자에 실패한 것이 이번 폐업의 원인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포드나 폭스바겐은 왜 큰 돈을 들였던 아르고AI를 살리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여기에는 포드의 자율주행차 전략 변화가 연관돼 있습니다. 포드는 지난 3분기 8억2700만달러의 순손실을 봤다고 하는데요. 이게 포드가 장사를 잘 못해서가 아니라 아르고AI를 청산하느라 이 회사에 대한 투자 비용을 손실로 처리했기 때문입니다.

포드는 아르고AI를 청산하기 전에, 완전 자율차 개발을 직접 하는 대신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개발”로 전환하는데 자원을 쓰겠다고 판단했습니다. 테슬라가 열어젖히고 있는 이 시장에서 포드도 기회를 보고 있는 것이고요. 훗날 완전 자율주행차의 시대가 온다고 하더라도 그 시기는 아직 멀었으므로 직접 개발보다는 다른 회사의 기술을 사오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테크크런치 등의 보도에 따르면 아르고AI의 직원들은 포드나 폭스바겐에 합류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그 규모가 얼마나 될지, 아르고AI가 보유했던 기술도 두 회사로 이전되는지 등은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④ 인텔 자율주행 자회사 모빌아이 상장,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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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의 자율주행 자회사 모빌아이가 26일(현지시각) 상장 이후 첫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종목 코드명은 MBLY인데요, 상장하자마자 주가가 30% 상승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모빌아이가 추후 자율주행 시장 개화 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모빌아이는 라이다 기술을 비롯한 완전 자율주행차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업체로, 인텔이 2017년 153억달러(약 21조800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당시 빅딜이라며 자율주행 업계에서도 주목했죠.

인텔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모빌아이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제출한 시점은 올해 3월입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그로 인한 경기 침체로 5월에 한 차례 상장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이후 모빌아이 기업가치를 500억달러(약 71조원)에서 300억달러(약 42조6000억원)로 낮추고, 다시 올해 9월 상장을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나스닥 시장에 입성했습니다.

모빌아이 주식은 21달러(약 3만원)에 거래를 시작했는데요, 시가총액 220억달러(약 31조원)를 기록했습니다. 인텔이 모빌아이를 153억달러에 인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득을 본 셈이죠. 인수 가격보다 높은 시가총액을 기록했으니까요. 하지만 초기 인텔이 발표했던 목표 기업가치에 비해 현저히 낮은 시가총액을 기록하면서, 일각에서는 아쉽다는 의견도 내비치고 있습니다.

경기 침체와 함께 주식 시장이 위축하면서 모빌아이의 성과에 대한 의견도 갈리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모빌아이가 장기적 관점으로 봤을 때에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 전까지 모빌아이 제품이 탑재된 자율주행 차량은 70% 가량 되는데, 추후 자율주행 시장이 더 커지면 이득을 볼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이미 생태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가 모빌아이 솔루션이 학습 측면에서 높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성장 모멘텀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⑤ 국민들 반발에도, 일본 정부 건강보험증 디지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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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건강보험증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일본 정부의 이번 정책은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은 주민등록번호가 부여되지만, 일본은 이런 시스템이 없어 팬데믹으로 인한 감염자 집계 등이 어려웠습니다. 결국 일본 정부는 행정통합을 위해 지난 2016년부터 마이넘버 카드 발급을 시작했는데, 이번엔 이를 ‘의무화’하겠다는 것입니다.

기존에 쓰던 아날로그 건강보험증은 오는 2024년 가을 폐지될 예정입니다. 대신 일본 정부는 국민들에게 플라스틱 카드인 ‘마이넘버 카드’를 신청하도록 당부하고 있습니다. 마이넘버 카드는 마이크로칩과 사진이 탑재되어 있는데요. 운전면허증과 공공건강보험과 연계할 수 있어 코로나19 감염자 집계나 전자문서화 등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그러나 마이넘버 카드 사업은 일본 국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습니다. 기존 건강보험증을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온라인 청원에 10만명 이상이 서명한 상태입니다. 이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디지털화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우려와 사생활 침해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마이넘버 카드에 대해 “사람들에게 일일이 번호를 붙이는 것은 정부의 엄격한 민간인 감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렇듯 여론은 정부의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입니다.

또 외신 AP뉴스는 일본인들은 디지털화보다 아날로그 성향을 선호하기 때문에 디지털화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외신은 “일본인들은 전통적으로 꼼꼼하고 수공예품 수준의 솜씨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문서 또한 깔끔하게 정리하는데 전념하는 편”이라고 봤습니다. 실제로, 일본 정부가 만든 코로나19 추적 앱은 인기가 없었을 뿐더러 효과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현재 일본 정부는 국민들의 마이넘버 카드에 대한 우려를 인정한 상태입니다. 다만, 코로나19로 감염자 수 집계 등에 어려움을 겪은 만큼 마이넘버 카드 사업은 계속해서 밀어붙일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