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손실 36조원’ 국민연금 어떻게 봐야하나?

‘투자손실 36조원’ 국민연금 어떻게 봐야하나?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국민연금, 줄줄이 투자 마이너스 : 전 세계적으로 자산 가격이 폭락하면서 우리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의 수익률에도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29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기금공시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국민연금 기금 전체 수익률은 -3.79%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자산별로 보면 금액가중수익률(=투자자 수익률)은 국내주식에서 -7.52%, 해외 주식 -6.03%, 국내채권 -4.20%, 해외채권 -0.65% 등 부진했고, 비상장 주식이나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부문만 5.22%를 기록했습니다.

주식뿐만 아니라,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 가격까지 하락하는 상황이기에 아무리 국민연금이 기금 운용을 잘하더라도 성과를 내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우리나라 연금만의 문제도 아니긴 합니다. 그럼에도 워낙 중요한 이슈이기도 하니, 오늘은 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누적 수익금만 494조 : 국민연금의 운용 규모는 약 919조원입니다. 비중 순으로 보면 자산 구성은 국내채권(319조·35%), 해외주식(246조원·27%), 국내주식(152조원·17%), 대체투자(132조·14.3%), 해외채권(65조원·7.1%)입니다. 투자 분산을 국내외로 적절히 잘해 뒀기 때문에 큰 위기가 오더라도 안정적 성과를 내왔습니다. 특히 2019~2021 3년간 70조원 이상의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국민연금이 탄생한 1988년 이후 누적 수익금은 494조원에 이릅니다.

60:40 방정식도 무너진다 : <주식:채권=60:40>으로 투자하는 대표적 자산 배분 형태가 바로 60/40 포트폴리오입니다. 국민연금의 투자 형태도 이를 따르고 있죠. 그런데 최근 블룸버그 기사에서는 이 포트폴리오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 방식의 자산 배분이 효과적이라고 평가 받던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경제가 안 좋아서 주식이 안 풀리면, 채권이 좋아지고, 반대로 경제가 좋아 채권이 안 풀리면 주식이 좋은 상황이 된다. 즉, 경제 사정에 따라 서로 보완을 해 준다는 거죠.

그런데 지금은 이 상관관계가 깨져버린 상태입니다. 60/40식 자산 배분 방식조차 별 효과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죠. 올해는 채권·주식·암호화폐까지 정말 어느 곳에 숨어도 방법이 없는 한 해인 듯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연금이라고 할 수 있는 노르웨이 국부펀드도 1분기 약 -4.9%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하네요.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2분기 성과는 1분기보다 더 나쁘다? :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국민연금에서 운용하는 각 자산의 벤치마크 성과를 보면 2분기 사정이 1분기보다 더 안 좋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벤치마크란 기관투자가가 목표 수익률을 정할 때 쓰는 표본 지수입니다. 펀드의 운용 성과를 평가하는 잣대죠. 연금의 성과를 추정하기 위해선 국민연금이 3월 말 기준 어떤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지 알아야 하고, 각 자산의 벤치마크들을 알아야 합니다. 국내주식은 KOSPI, 해외주식은 MSCI world index 이런 식으로 말이죠. 해외투자 자산 같은 경우엔 환율에 따라서 손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원화가 얼마나 약세인지도 파악해야 합니다.

28일 기준으로 각 변수들의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국내주식(KOSPI : 1분기 -7.4%, 2분기 -12.5%) / 해외주식(1분기 -5.75%, 2분기 -13.6%) / 국내채권(1분기 -3.8%, 2분기 -4.5%) / 해외채권(1분기 -5.7%, 2분기 -13.6%)] (대체투자를 제외한) 모든 자산의 성과가 1분기보다 부진합니다. (다만 환율은 1분기보다 더 크게 약세가 됐기 때문에 원화로 환산한 값은 생각보다 덜 심각할 수 있겠네요.)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하락하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겠지만, 국민연금을 향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는 시점인 것 같습니다. 국민연금마저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자산 가격이 장기적(10년 이상)으론 우상향한다는 믿음을 유지하고 계신다면 역발상을 해볼 수도 있을 겁니다. 각 자산 가치가 충분히 저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업라이즈 애널리스트이며, 유튜브 이효석아카데미를 운영합니다.

💡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세종 빼고 지방 투기과열지구 모두 해제 : 정부가 전국 17개 시·군·구를 부동산 규제지역에서 해제했습니다. 우선 투기과열지구는 세종시를 제외한 전 지방 지역에서 해제됐습니다. 조정대상지역은 대구 6개 구와 경북 경산, 전남 여수·순천·광양 등 11곳입니다. 모두 미분양 주택이 심상 찮게 늘고 있거나 주택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는 곳들입니다. 수도권 규제 지역 해제에 대해선 시기상조라는 게 정부 판단이네요.

> 이제는 월세 시대… 5월 전월세 거래 중 월세가 60% : 고금리 시대로 접어들며 월세 전환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어제 국토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이 60%에 육박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전체 전월세 거래 40만건 중 월세가 24만건이었습니다. 지난 4월 월세 비중이 처음으로 전세보다 비중이 높아졌는데,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 달 만에 9.1%p 더 뛴 겁니다. 최근 금리 인상이 잇따르면서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에게서 월세 선호가 더 강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집주인은 늘어난 보유세 부담이나 집값 대출 이자를 월세로써 막겠다는 것이고, 세입자도 높은 전세 대출 이자보다 월세 납부가 낫다고 판단한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