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제20대 국회의원·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부동산정책전공 초빙교수

여러분은 미래에 어떤 세금을 내고 싶으신가요?

지난 5년간 집값이 폭등한 원인 중 하나가 주택 공급 부족이었습니다. 그런데 빈집이 늘고 있었다니 참 아이러니죠. 빈집의 증가는 ‘지방 도시의 인구 감소’와 ‘도시 공간 재편’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구 감소 시대에도 사람들은 더 넓게 퍼져 살지 않고 특정 공간에 모여 사는 경향이 전세계적으로 나타납니다. 빈집이 인구가 없는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란 거죠. 앞으로도 한쪽에서는 집이 계속 부족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계속 비어있을 겁니다. 

어느 도시든 지역 내 주택의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는 게 정책 과제가 될 겁니다. 국민들도 사는 지역에 따라 주택 부족과 과잉의 문제를 번갈아 당면하게 될 텐데요. 문제는 세금입니다. 주택 관련 세 부담 증가는 대세가 될 전망입니다. 어느 지역에서는 집을 가지면 높은 보유세를 내고, 또다른 지역에서는 집을 비워뒀다고 높은 세금(빈집세나 공가세)을 내겠죠. 여러분은 미래에 어떤 세금을 내고 싶으신가요?

P.S. 그간 빈집은 도시(국토부)와 농촌(농림부)으로 나뉘어 관리돼 왔습니다.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접근이었죠. 이제라도 통합 관리한다니 다행입니다!

고재성

이알에이코리아리얼티 부장

☹ 범죄의 온상 빈집, 낡은 법들이 개선 방해

미관을 저해하고 안전사고와 범죄의 온상까지 되는 빈집은 대부분 철거하거나 새롭게 지어야 하는 대상입니다. 하지만 현행 법 규정들은 반대로 이를 방해하는 면이 있습니다. 다주택자나 법인이 노후 주택을 매입해 새 주택을 짓거나 다른 용도의 건물을 신축할 경우에는 취득세를 중과하는 제도가 대표적이죠.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발 목적의 노후 빈집만이라도 취득세 중과 적용을 배제하는 개선이 시급합니다. 오히려 취득세 감면 등의 혜택을 줄 수도 있겠네요.

김봉균

대신자산운용 대안투자2본부 본부장

빈집=효율적 국토 이용의 출발점

빈집 정책은 부동산 공급뿐 아니라 효율적인 국토 이용 방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고 하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오히려 주택이 방치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도시 외곽이나 농어촌 지역뿐 아니라 최근에는 도심 내에서도 빈집이 많이 생겼는데요. 도심 내 빈집은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도 이어져 각종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사에 나온 해외 사례처럼 당근과 채찍이 어우러진 정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물론 그에 앞서 세부 조사가 이뤄져야겠지만요.

김영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폐교 처리 문제와 비슷하네요

빈집과 유사한 문제로 ‘폐교’ 처리를 들 수 있습니다. 일본은 폐교를 양어장과 스마트팜 등으로 재활용해 생산성을 높였습니다. 반면 한국은 폐교를 활용하기 위한 절차 등이 까다로워 재활용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폐교가 이런 상황인데 사유재산인 빈집은 더 처리가 어렵겠죠. 세제와 연계해 기관이나 개인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대경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 선임매니저

지방 빈집은 도시 경쟁력 차원서 접근해야

수도권의 경우 슬럼화된 지역에 세제 혜택을 부여해 개발을 장려해야 합니다. 당장 10년 전만 해도 ‘살기 싫은 동네’였던 아현동 일대가 ‘살고 싶은 동네’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면 되겠죠.

수도권보다 어려운 건 역시 지방입니다. 인구 소멸론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빈집이 방치될 경우 슬럼화만 빠르게 진행돼 지방 도시들의 경쟁력이 갈수록 낮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부 주도로 빈집 밀집 지역을 주택·상업·공원 등 지역 특색에 맞게 개발하거나 기업을 적극 유치해야 합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 누가 <금리 인상→경기 침체> 가능성을 제기할까?

기사에서는 미국 경기 둔화의 동인을 인플레 자체보단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에 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저금리에서의 금리 인상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고 봅니다. 오히려 주식·부동산 등 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납니다. <금리 상승 → 경기 침체> 가능성은 이들 자산에 투자하는 이들로부터 제기되는 것 같습니다. 금리 상승으로 주가·부동산 가격이 하락 조짐을 보이면서 손실이 우려되기 때문이죠.

각국 중앙은행은 경기 둔화 여부와 관계 없이 물가 안정에 우선 순위를 두고 금리 인상을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설령 금리 인상이 인플레를 충분히 잡지 못하더라도 금리 인상은 필요합니다. 명목 금리가 물가 상승률보다도 낮으면 실질 금리는 마이너스가 됩니다. 그 차이가 지나치게 확대되면 예금·대출 등 금융의 자금 중개 기능에 왜곡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를 막으려면 금리 인상을 해야합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 선임연구위원

파월은 결국 누구의 길을 걸을까?

경기 침체 우려 확대로 추가적 금리 상승은 제한 될 것 같습니다. 최근 발표된 6월 미국 소비자 심리 지수 잠정치는 통계 집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장기 인플레 기대치는 2008년 이후 최고치였습니다. 미국 경제 70%를 담당하는 소비의 부진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이는 증시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기업들의 ‘실적’에도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죠.

안개 속 연준의 차기 행보가 명료히 가시화되는 건 이번주에 예정된 6월 FOMC일 겁니다. 특히 회의 이후 진행 예정인 제롬 파월 연준의장의 기자회견에서 ‘그의 결심’이 나타날 걸로 예상됩니다. 파월은 인플레에 관대했던 아서 번스(제10대 연준의장, 1970-1978)가 될 지, 아니면 ‘인플레 파이터’·‘인플레 학살자’로 유명한 폴 볼커(제12대 연준의장, 1979-1987)가 될 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겁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이유, 유동성!

인플레의 주된 원인이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저금리라는 견해가 많습니다. 분명 주효할 겁니다. 그런데 이 연관성이 안 맞던 때가 있었습니다.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부터 2015년까지 제로 금리를 시행해 금리가 매우 낮았습니다. 유가도 높았어요. 그런데 당시엔 물가 상승률이 높지 않았습니다. 반면 지금은 고유가에 저금리 상황이지만 물가 상승률이 매우 높아졌죠.

그때와 지금의 차이는 유동성에 있어 보입니다. 2000년대 이후 안정적으로 늘던 미국의 전반적 통화량은 글로벌 금융 위기 전후에도 증가 규모에서 큰 변동이 없었어요. 그러나 미국의 유동성은 코로나 이후 매우 가파르게 증가합니다. 급속히 공급된 유동성이 침체된 실물 경제와 부조화를 보이다 보니 물가가 올라가는 결과로 귀결된 겁니다. 이 과다 공급된 유동성을 적절히 회수해야 물가가 안정세를 보입니다.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남다른 특색 유지만이 살 길

핫플레이스는 그 공간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는 곳입니다. 과거 경공업의 중심지였던 성수동이 대표적인데요. 현재까지 그 흔적을 기반으로 한 지역색을 유지하고 있고, 이를 통해 소비의 주요층으로 성장한 MZ세대의 차별화 욕구를 만족시켰죠. 경제 논리로 지역성이 파괴되면 상권이 침체되는 사례를 자주 지켜봤는데요. 결국 해당 공간이 풍성한 이야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임대인 역할이 중요합니다. 고유한 특색으로 팬덤을 형성하는 것만큼 도시의 건전한 성장을 유도하는 방법은 드물 것입니다.

최창환

대우건설 수주심의팀 심의담당자

🌸 명동과 신촌, 봄이 올까요?

망원동 카페 거리, 성수동처럼 기존 상권 이면의 임대료가 낮은 곳에서 보통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곤 합니다. 이색 시도를 한 임차인들이 일차적으로 정착에 성공했고, 그 흐름을 타고 중소형 브랜드들이 입점하면서 임대료를 높여가는 중입니다. 반면 명동과 신촌은 이미 높아진 임대료 때문에 새 시도를 할 여력이 떨어져 대형 프랜차이즈로 빈 곳을 채워왔습니다. 내국인 소비자보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상권을 이끌었죠. 

관광이 활성화되면 상황이 나아지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명동과 신촌에서만 볼 수 있는 요소로 상권을 채워야 합니다. 이를 위해 모험적인 임차인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임대료와 권리금이 충분히 낮아져야 하는데요. 보통 공실이 늘면 임대료 수익이 낮아질 것을 걱정해 임대료를 낮출 요인이 생기는데, 코로나 사태에 금리 인하가 이어지면서 자산 가격이 올랐습니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공실이 있어도 건물 가격 자체가 올랐기 때문에 굳이 임대료를 낮춰야 할 필요가 줄어든 셈이죠. 과연 명동과 신촌에 다시 봄이 올 수 있을까요?

최대경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 선임매니저

새로운 르네상스 올 것

명동에도 곧 르네상스가 올 것이라고 봅니다. 임차인들이 퇴거를 안 해 명도가 어렵던 일부 건물들조차 코로나 이후 이어진 줄폐업으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자본이 충분한 건물주들은 건물을 공실로 놔두면서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을 진행해 경쟁력 있는 신축 건물을 짓고 있는데요. 상권이 부활하면 희소성 있는 신축 건물을 필두로 임대료가 높아질 것입니다. 결국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우량 임차인들이 모이고, 자연스레 사람들까지 몰리며 다소 노후화된 상가까지 활기가 생기지 않을까요?

강승희

퀀트 트레이딩 스타트업 Teyvat Labs 대표

🛡 소비자 여론을 방패로 싸움에 임할 페이센스

“페이센스가 합리적인 소비자들의 요구를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페이센스 대표님의 코멘트가 모든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실제로 페이센스의 서비스는 박수 받을 만합니다. OTT, 더 나아가 구독 서비스의 범람 와중에 소비자의 요구를 잘 포착해냈으니까요. ‘모든 상품은 크게 사서 조그맣게 잘라 팔면 수익이 생긴다’는 논리를 소프트웨어 사업에서도 보여준 사례이기도 합니다.

기사를 보면 크게 2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1️⃣이 단일 비즈니스가 지속 가능한가 2️⃣OTT 회사와의 소송전을 이길 수 있는가. 하지만 페이센스는 이런 상황을 충분히 예상하고 사업을 시작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소비자를 대변한다는 포지셔닝을 통해 여론을 방패로 생존과 성장을 도모할 겁니다. 앞날은 알 수 없지만, 성공한다면 규모의 회원 모집도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겁니다. 유저가 모이면 파생 비즈니스를 꾸려나갈 계획도 갖고 있겠지요. 페이센스의 이런 행보가 만들어 낼 OTT, 나아가 구독 시장의 변화도 기대됩니다. OTT 회사가 페이센스에 맞대응하기 위해 일일권 상품을 만드는 등의 행보를 보일 가능성도 분명히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