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 대한민국 외환보유액은 괜찮나

무역적자 대한민국 외환보유액은 괜찮나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외환보유액이 3개월째 내리막 : 우리나라 경제 지표들 가운데 요즘 신경 쓰이는 것 중 하나는 외환보유액입니다. 1월 말 기준 통계가 가장 최신인데 4615억달러로 한 달 전보다 16억 달러가 감소했습니다. 10월 말을 고점으로 3개월째 내리막입니다. (10월말 이후 77억 달러 감소)

달러 강세와 무역수지 적자 : 이유는 2가지입니다. 달러 강세로 인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을 구성하는 ‘달러 이외의 통화 자산’이 상대적으로 약세가 되고 그 달러 이외의 자산을 달러로 환산한 금액이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고유의 원인도 있습니다. 무역수지가 2달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이 원인입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벌어들인 달러(무역수지 경상수지)보다 나가는 달러(해외투자액)가 적으면 그만큼 더 늘어납니다. 2월 들어서도 20일까지의 수입액과 수출액을 보면 17억달러가량 무역 적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걱정할 상황은 아닙니다 : 이런 상황이라면 혹시 외환보유액의 부족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을 수 있겠으나 그럴 상황은 아닙니다. 무역수지 적자는 당분간 이어지더라도 다른 항목(관광, 해외투자)에서 발생하는 달러 유입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계산에 따르면 원유 가격이 배럴당 160달러가 넘어야 경상수지도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걱정을 할 단계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외환보유액이 더 많이 줄어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적정 외환보유액은 얼마일까? : 그러나 한 가지 생각해볼 부분은 ‘적정한 또는 넉넉한 외환보유액은 어느 정도 규모인가’ 하는 것입니다. 외환보유액은 유사시 필요한 외환을 충당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금액이므로 ‘유사시’라는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얼마나 달러가 필요해지느냐는 계산을 해봐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유동외채의 30%, 외국인 증권 및 기타투자액의 15%, 통화량(M2) 의 5%, 연간 수출액의 5%를 합한 규모의 100~150%> 수준을 적정한 외환보유액으로 추산합니다. 유동외채를 반영하는 이유는 해외에서 채무 조달이 끊기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고 외국인들도 해외로 빠져나가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투자액의 15%를 그럴만한 자금으로 추산한 것입니다. 유사시에는 국민들도 자신들의 예금을 달러로 바꾸려고 하므로 이에 대비한 달러도 필요합니다.

이런 추산식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적정 외환보유액을 계산해보면 IMF의 필요 외환보유액보다 현재의 외환보유액이 7% 정도 부족합니다.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의 주가가 많이 올라서 외국인들의 한국 투자금액(평가액)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100달러를 들고 한국에 투자하러 온 외국인이 그 돈을 300달러로 불리면 이 외국인이 해외로 빠져나가려고 할 때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300달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주가가 올라갈수록 외환보유액 필요 규모는 더 늘어납니다.)

결론은 <무역수지 적자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걱정을 하게 할 정도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필요 외환보유액 수준이 최근 크게 늘어나기는 했다>입니다.

MSCI 선진국 시장에 편입되면 달러 보유도 늘어야 : 참고로 우리나라가 MSCI 선진국 시장으로 편입되면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자금이 우리나라로 더 많이 몰려들게 될 것이지만 그 반대급부로 우리는 외환보유액을 더 많이 쌓아야 합니다. 그리고 외국인들은 그렇게 들여온 투자금을 주식에 투자해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게 들어온 투자금의 상당부분을 외환보유액으로 보유하면서 미국 국채 등 낮은 수익률을 주는 안전자산에 묶어놔야 합니다.

상장 직후 스톡옵션 주식 ‘먹튀’ 제한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 앞으로 새로 상장하는 회사의 경영진은 상장 이전에 받은 스톡옵션을 행사하더라도 이를 통해 받은 주식을 6개월 후에나 매도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뀝니다.

카카오페이 ‘먹튀’ 사건 수습책 : 기존엔 상장하는 회사의 경영진이 가진 주식은 의무보유 규제가 있었습니다. 경영진이 가진 ‘스톡옵션’은 의무보유가 아니어서 스톡옵션을 행사해서 받은 주식도 바로 팔 수 있었습니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상장 직후 스톡옵션을 행사해서 주식을 매각한 것이 알려지며 비난이 일자 내놓은 수습책입니다.

‘먹튀’ 유발하는 스톡옵션 세금 체계 : 스톡옵션을 행사해서 받은 주식도 경영진의 일반 주식으로 간주하고 오래 보유하는 의무를 함께 부과해야 한다는 취지를 이해하더라도, 스톡옵션의 세금 문제는 고민할 부분이 있습니다. 스톡옵션은 행사할 경우 그 즉시 차익의 절반가량을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스톡옵션을 행사해서 주식으로 바꾸면 해당 시점의 차익을 근로소득으로 간주해서 근로소득세율을 곱한 금액을 회사가 스톡옵션 행사자로부터 원천징수합니다. 근로소득세율은 차익이 3억을 초과하면 44%, 5억 초과면 46.2%가 적용됩니다.)

때문에 현금이 없는 직원이 스톡옵션을 행사해서 주식으로 바꾸면 즉시 그 주식을 절반 가까이는 매도해 세금을 낼 수밖에 없습니다. 스톡옵션 행사 후 즉시 매도를 막으려면 스톡옵션 행사 즉시 과세를 하는 세금 제도도 함께 고쳐야 합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 위험이 지속되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21일 비트코인 가격은 2주 만에 4만달러 아래로 하락했는데 22일 오후 11시 현재까지 이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가상화폐가 종종 비교되는 안전자산인 금과 달리 위험자산으로 판단되고 있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 물가 상승 여파가 아이스크림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최근 해태아이스크림은 인기 제품 ‘폴라포’ 가격을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렸습니다. ‘부라보콘’은 가격정찰제를 적용해 할인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앞서 빙그레도 ‘투게더’와 ‘메로나’ 등 대표 제품 가격을 다음달부터 올리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