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에 대한 TMI

종부세에 대한 TMI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종부세(종합부동산세)에 대한 여러 뉴스가 쏟아졌습니다. 뉴스의 성격상 종부세의 순기능보다는 문제점을 지적한 뉴스들이 상당수인데요. 생각해볼 만한 점을 몇 가지 정리해서 풀어봅니다.

보유세의 원래 취지: 보유세는 우리나라의 경우 다주택자의 소유 주택을 매물로 유도하기 위한 압박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원래의 취지는 해당 주택이 존재하는 지역사회를 위한 예산을 충당하는 수단으로 부과하는 세금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도시에 다리를 놓고 싶은데 그 다리를 지나는 통행량이 많지는 않아서 다리를 놓는 건설비용에 비해 효익이 떨어지면 그 다리는 전국적으로 걷은 정부 예산을 통해서는 만들어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그 다리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해당 지역 주민들이 원한다면 그 주민들이 낸 세금으로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용도로 걷는 세금이 보유세입니다.

지역을 위해 쓰는, 지역 주민들의 세금: 그런 취지라면 그 지역에 사는 모든 주민들이 내야 하지만 주택을 보유한 주민들이 그 지역에 오래 거주할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과 세금을 부담할 만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일반적으로는 그 지역에 주택을 보유한 주민들이 보유한 주택의 가치 또는 해당 지역 주택을 매입할 당시에 지불한 가액에 비례해서 냅니다. 그 지역을 위해 쓰이는 세금이라는 점에서 미국∙프랑스∙영국 등에서는 임차인이 보유세를 부담하기도 합니다.(물론 우리나라도 모든 주민이 내는 주민세나 그 지역의 재산 소유자가 내는 재산세가 그런 개념이긴 합니다)

부유세가 된 한국의 종부세: 그러나 우리나라의 종부세는 보유세의 개념으로 부과되기는 하지만 그 부과기준이 해당 지역에 주택을 보유한 모든 소유자가 아니라 ‘일정 금액(11억원) 이상의 주택을 소유한 주민’에게 부과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렇게 마련된 재원이 해당 지역의 예산과 무관하게 배분된다는 점에서 보유세라기 보다는 부유세의 개념이 강합니다.

모호한 부과 기준: 부유세 자체가 부당하거나 나쁜 개념은 아니지만, 부유세로서의 종부세는 여러가지 모순과 결함이 있습니다. 부유한 만큼 내는 게 아니라 단순히 주택을 소유한 개수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세금이라는 점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점입니다.

예를 들어 대출이나 전세를 10억원 끼고 20억원짜리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A와 대출이나 전세 없이 20억원짜리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B 중에는 B가 더 부유하므로 B의 종부세가 더 많아야 하지만 둘의 종부세는 동일합니다. 부채와 무관하게 주택 소유 자체에 과세하겠다는, 다소 비논리적인 세금입니다.

종부세가 보유한 재산에 매기는 부유세의 개념이라면 20억원의 재산을 현금이나 펀드로 보유하든 토지나 주택으로 보유하든 동일한 과세가 이뤄져야 하는데 오직 주택의 형태로 보유한 자산가에게만 부과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30억원짜리 주택 1채를 보유한 경우와 15억원짜리 주택 2채를 보유한 경우 재산 규모는 동일하지만 15억원짜리 주택 2채의 종부세가 수십배나 비쌉니다. 종부세가 보유세나 부유세가 아닌 <다주택소유처벌세>라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설명하기 어려운 현상입니다.

그러다 보니 부부가 공동명의로 두 채의 집을 소유한 경우라도 남편이 한 채, 아내가 한 채를 보유한 경우는 두 사람이 각각 1주택으로 종부세가 매우 낮지만, 두 채 모두 남편과 아내가 공동명의로 보유한 경우에는 둘 다 2주택자로 간주돼서 종부세가 매우 높게 부과됩니다.

처벌세 낼 다주택자가 취할 행동: 종부세가 <다주택소유처벌세>라면 주의해야 할 포인트가 있습니다. 다주택자는 필연적으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임대인이 되기 때문에 이 세금 때문에 임대수익률이 낮아져서 임대를 하느니 처분하거나 멸실하는 쪽을 선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다주택자들은 그 누구도 임대사업을 하기 어렵게 되거나 포기하게 되는데 그 경우 임차인들은 공급 부족으로 매우 높은 임차료를 부담해야 합니다.

이미 존재하는 주택을 비워두지는 않으니 당장 나타날 현상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유세가 비싼 지역에서는 임차용 매물이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집값이 비싸고 직주근접성이 좋은 서울 지역에서는 이런 정책이 지속될 경우 세입자가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다주택소유처벌세는 살기 좋은 지역은 오로지 주택을 소유한 유주택자만 거주하라는 법이 됩니다.

그래서 보유세를 부과할 때는 주택 소유가 부담스럽거나 임대사업의 수지타산이 맞지 않을 정도의 과도한 보유세를 부과하면 늘 부작용이 생기는데, 우리나라의 보유세는 서울 주요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는 주요 선진국들의 보유세보다 낮은 세율의 보유세가 부과되지만 서울 주요지역에 다주택을 보유한 소유자들에게는 그런 수준을 넘어선 세계 최고 수준의 보유세가 부과되고 있습니다.

세입자의 도심 진입 어렵게 하는 요인: 그런 법은 그 취지와는 무관하게 살기 좋아서 집값이 비싼 지역에는 임차인이 거주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는 법이 됩니다. 그리고 그런 지역에 세입자로 들어가려는 수요는 매우 높은 전세금을 지불하게 되므로 그런 지역의 전세금 또는 월세는 가파르게 오르고 결과적으로 집값을 더 올리거나 또는 종부세가 세입자에게 전가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종부세에 대한 저항이나 비판, 또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쪽은 이런 논리를 바탕으로 합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위드 코로나(일상 회복)’를 시작한 이후 중환자 숫자와 사망자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병상이 부족해서 집에서 대기하는 환자들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다시 일상 회복 단계를 중단하는 조치가 필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망자 수와 중환자 병상 점유율 등을 주시할 필요가 높아졌습니다.

📈 달러 가치와 위안화 가치가 계속 오르고 있다는 뉴스입니다. 그 이유는 두 나라 정부가 비싼 달러와 비싼 위안화를 용인하거나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인데요. 정부가 개입하면 환율이 좀 달라질 수도 있지만 이 두 나라는 자국 화폐가치가 높아지는 것이 수출에는 불리하지만 수입품 가격 안정에는 도움이 되며 인플레이션이 가장 위험한 지표인 현재 상황에서는 수입품 가격 안정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결과라는 겁니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임에 성공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와 다음 의장 자리를 두고 경쟁했었는데요. 파월 의장이 연임하게 되며, 연준은 이전 정책들을 큰 변수 없이 이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 미국 인턴 채용을 노리는 분들께 유리한 소식이 나왔습니다. 요새 인력난에 시달리는 미국 기업들로부터 단기 체류 비자인 J1 오퍼 의뢰가 급증하고 있다는데요. 이 비자의 체류 기간은 딱 1년뿐이지만, 많은 기업들이 이 단기 인턴 채용을 위해 항공 비용까지 전부 부담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채용 인기에 인턴 급여도 덩달아 좋아지고 있는데요. 뉴욕시의 경우 법정 최저 임금이 15달러로 늘면서 인턴들의 급여도 함께 늘어났습니다.

🇨🇳 중국 정부의 자국 빅테크 규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의 공정거래위원회 격에 해당하는 부처는 인수합병(M&A)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사례 43건을 적발해 건당 50만위안(약 93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대다수가 빅테크들로서, 텐센트가 13건으로 가장 많고 알리바바(11건), 징둥(3건), 바이두(2건), 디디추싱(2건)이 뒤를 이었습니다. 해당 건수엔 8년 전 M&A 사례까지 들어있었습니다. 중국은 이달 중순 반독점 기구의 직위를 국가급 조직으로 격상시키는 등 빅테크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