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대란, 크리스마스에도 산타는 못온다

물류대란, 크리스마스에도 산타는 못온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크리스마스 등 연말 쇼핑 대목이 임박했습니다. 벌써 전 세계 주요 항구엔 연말 선물 용품 등을 실은 컨테이너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지만, 이 컨테이너들을 받아 배송지로 실어나르는 근로자들이 부족해 컨테이너 박스는 계속 쌓여만 가고 있습니다. 일례로 영국의 최대 항구인 펠릭스토우항에는 컨테이너 5만개가 쌓여있다고 합니다.

곳곳서 모자란 항만 인력: 항구에 도착한 컨테이너가 하역되지 못하고 부두에 쌓이기만 하는 이유는 컨테이너를 내륙 각지로 실어나를 트럭 운전사와 부두 노동자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부족해진 이유는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미국에선 대체로 직업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이러다 코로나가 다시 번지면 금방 다시 해고당할 수 있으니 차라리 더 쉬면서 안정적인 직업을 찾자는 수요) 때문이라고 추측됩니다.

영국에선 트럭 운전을 주로 하던 외국계 근로자들을 유럽연합(EU) 탈퇴를 계기로 영국 밖으로 내몰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트럭 운전사들이 고령화 돼서 생긴 일이라며 향후에도 계속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24시간 항구 풀가동 나선 백악관: 컨테이너를 비우고 되돌아가 얼른 새 짐을 실어와야 하는 배들도 항구 근처에서 컨테이너를 내리지조차 못한 채 계속 바다 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미국의 LA 근처 항구에선 선박이 입항한 후 짐을 모두 내릴 때까지 최대 한달이 걸리기도 합니다. 일부 컨테이너선들은 결국 배를 항구에 내리지 못하고 다른 배로 옮겨서 대기시키고 다른 항구로 떠나기도 합니다.

일단 미국 정부는 노조와 협상을 통해 현재 17시간 운영하는 항구의 하역을 24시간 체제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하역은 이뤄지더라도 그 컨테이너를 목적지로 실어나를 트럭의 확보는 해결하지 못해 또 다른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일각에선 열차를 이용해 화물을 실어나르자는 아이디어도 검토하고 있는데 역시 항구에서 열차까지 짐을 실어나를 트럭이 모자랍니다. 미국에서는 컨테이너를 트럭에 옮겨싣는 장비마저 부족해서 일이 더 안 되고 있습니다. 그 장비에 쓰일 부품도 역시 컨테이너로 실어와야 하니 악순환입니다.

컨테이너 싹쓸이 나선 중국: 이렇게 연말 쇼핑 시즌에 제때 물건을 배송하지 못하면 사람들은 쇼핑을 하지 않게 되고, 기업들은 실적이 떨어집니다. 컨테이너 운임만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게 됐는데요.

최근 중국에선 빈 컨테이너 박스를 구하겠다고 미국에서 자국으로 들어오는 컨테이너 운임은 받지 않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럼 빈 컨테이너는 미국에서 중국으로 더 빨리 돌아오게 되겠죠. 과거에는 단위당 운임을 낮추기 위해 조금이라도 컨테이너를 채우려고 시간을 끌곤 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언제 해소될 수 있느냐인데 의외로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실수요자 전세 대출 허용…남은 카드는 금리 인상?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정부가 실수요자 대출은 허용하기로 했습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전세 대출과 아파트 잔금 대출(집단 대출)은 수요가 있을 경우 계속 대출을 풀어주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다음주부터는 모든 시중 은행들이 다시 전세 대출과 집단 대출을 취급하게 됩니다.

뫼비우스의 띠 갇힌 가계 부채 대책: 문제는 늘어나는 가계 대출 대부분이 전세 대출과 아파트 잔금 대출입니다. 이 두 가지를 풀어주면 가계 부채 증가를 막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럴 거면 왜 대출 규제를 시작해서 혼란만 부추긴 것이냐’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정부의 원론적인 입장은 ‘실수요자는 보호하면서 가계부채는 줄이자는 것’인데 현실적으로는 늘어나는 가계 부채가 거의 대부분 실수요자의 대출 수요에 따른 것이어서 그 두 가지 목표는 애초에 상충됐습니다.

뒤엉킨 원인-결과 진단: 이런 문제가 생긴 이유는 가계 부채가 늘어나는 게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이라기보다는 결과에 가까운데(원인은 다른 곳에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것을 결과가 아닌 원인으로 진단하고 규제를 시도한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세라는 제도 때문에 대출 규제가 집값을 잡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아서, 집값 안정을 위한 유일한 대책은 사실상 공급 확대 뿐인 구조입니다.

정부가 전세 대출을 규제하려는 이유는 전세 대출이 전세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되기(대출을 받아서 쉽게 전세금을 올려주는 세입자들 때문에 전세 가격이 쉽게 잘 오른다는 의미)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미 전세금이 오른 상태에서 전세 대출을 해주지 않으면, 그로 인해 전세 가격이 낮아지기 전 전세금을 구하기 어려운 세입자들의 고통이 더 먼저 불거집니다.

표심 거스르지 못해 한계: 애초부터 이 대출 규제 시도는 세입자들의 고통을 감수하고라도 전세 대출을 조여서 전세값 상승을 막고 집값 안정을 유도할 것이냐 아니냐의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일단 시도했다가 유권자인 세입자들의 반발이 강하니 다시 후퇴하는 가장 나쁜 선택을 한 결과가 됐습니다.

전세 대출을 규제하면 세입자들의 고통과 불편에 따른 반발이 이어질 걸 예상 못하고 규제를 시작했느냐는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이젠 정부가 갑자기 대출 규제를 시행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대출이라도 받아두는 게 유리하다는 좋지 않은 경험칙을 쌓게 됐습니다.

전세 대출, 금리 유의해야: 앞으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금리 수준입니다. 전세 대출과 집단 대출을 풀어주겠다고 밝혔지만 대출 총량은 줄여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정부가 은행들을 압박해서 금리 수준을 크게 높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수요 대출이라고 규정된 전세 대출과 집단 대출의 금리가 앞으로는 다른 대출에 비해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중 잇따른 물가 상승…인플레 장기화?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지난 9월 중국 생산자 물가가 1년 전보다 10.7%나 올랐습니다.(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전력 공급 차질에 따른 원재료 생산 부진으로 공급이 차질을 빚은 결과입니다. 가격 면에서 석탄이 1년 전보다 75% 올랐고 철강도 35% 올랐습니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도 지난달 5.4%가 오르면서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습니다. 중국의 생산자 물가 상승은 다시 미국의 소비자 물가를 압박할 것입니다.

장기 인플레 현실화?: 근본적 원인은 공급망에서 나타난 병목 현상 때문에 가격이 과도하게 오른 탓이지만, 이런 상황이 꽤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일시적 인플레이션일 뿐이라는 진단이 과연 계속 유효하냐는 의문도 커지고 있습니다. 예상보다 길어지고 폭이 커지고 있는 인플레이션은 자칫하면 물가 상승이 다시 물가를 올리는 순환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금융 시장은 예상보다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세 도입하면? 세수 증대보단 감소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디지털세 도입으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해외에 세금을 좀 더 내게 됐습니다. 이 규모가 생각보다 커서 정부의 세금 수입 수천억원 정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물론 디지털세 도입으로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다국적 기업들이 거둔 이익에 대한 과세에 우리나라도 참여할 수 있게 됐지만, 그로 인한 세수 증가분보다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국내기업이 해외에 내야 하는 세금이 더 많은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글로벌 물류 대란에 전력난까지 겪고 있는 중국의 경제 지표가 최근 잇달아 악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강세를 보여온 제조업 분야의 선행 지표인 PMI 지수는 지난달 기준선인 50 아래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가 급등해 25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예측 기관들은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8%대에서 7%대로 속속 낮추고 있는데요. 이에 중국 당국이 성장률 목표 사수를 위해 30여 지방 정부와 경제 유관 기관에 긴급히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는 소식도 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