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용점수 올려준다, 머지포인트의 폰지 논란

정부가 신용점수 올려준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코로나19가 발생한 작년 1월이후부터 올해 8월말까지 2000만원 이하의 금액을 연체한 소비자들은 약 230만명인데요. 정부가 이들이 연말까지 그 빚을 상황하면 그동안의 연체 기록을 없애고 신용점수를 회복시켜주기로 했습니다.

코로나 예외상황 인정: 원래 연체기록은 그 사람이 대출을 얼마나 성실하게 잘 갚는지를 판단하는 매우 중요한 정보여서 신용점수를 산정하는 신용평가회사나 은행들은 연체기록을 중요하게 보는데요. 코로나19 기간에 발생한 연체는 특수한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것이어서 개인들의 신용도와는 관계가 없다고 본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에 아무 연체도 없었던 사람 A와 지난해에 1000만원의 대출을 연체한 B는 다른 조건이 같다면 두 사람의 신용점수를 동일하게 판단하라는 뜻인데요.

평소라면 몰라도 코로나19로 인한 특수상황에서의 대출금 연체는 그 사람이 신용도가 높은지 낮은지를 판단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런 판단이 옳을 수도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갑작스런 폭설이 쏟아진 날 회사에 지각한 회사원 A를 두고 폭설에도 회사에 제 시간에 온 회사원 B보다 더 불성실하거나 게으르다고 본다면 회사원A는 억울할 수도 있고 실제로도 A가 평소에는 B보다 더 성실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개연성도 많습니다.

신용점수의 신용도는 낮아진다: 그러나 이런 판단은 신용점수를 산정하는 신용평가회사들이 스스로 판단해서 해야 할 일입니다. 정부가 그렇게 연체기록을 삭제하라고 하더라도 <코로나19 기간의 연체가 천재지변 수준의 사고에 따른 일이긴 하지만 그래도 연체한 소비자들은 연체하지 않은 소비자들에 비해 신용도가 낮다고 봐야 합니다. 갑작스러운 일이 생겼을 때 돈을 구할 다른 수단이 없다는 뜻이니 어떻게든 돈을 구해서 갚은 대출자에 비해서는 신용도가 낮은 게 아닌가>라고 판단이 들면 그 기록은 삭제하지 말고 신용평가에 반영해야 합니다.

반대로 정부가 아무 지시를 하지 않더라도 <아무도 예상 못했던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셧다운이 되는 바람에 생긴 매출 감소는 사고 같은 것이어서 길에서 넘어졌다고 신용점수를 낮추지 않듯이 코로나 기간의 연체는 신용점수와 관계없다>고 생각한다면 코로나 기간 동안의 연체는 신용점수를 산정할 때 신용점수 평가사들이 알아서 빼야 합니다. 그래야 신용점수가 그 사람의 연체 가능성을 정확히 반영하는 정보가 됩니다.

코로나 기간의 연체기록을 삭제해야 하는 게 그 사람의 진짜 신용점수를 파악하는 데 더 좋은 결과가 온다면 신평사와 그 주제로 논의를 해서 결정할 일이고 왜 신평사는 정부가 그런 요구를 하기 전에 그 판단을 신용점수 산정에 반영하지 못했는지를 분석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빼야 하는데 안빼는 것도 안빼야 하는데 정부가 빼라고 해서 빼는 것도 둘 다 마찬가지로 잘못된 일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특정계층의 신용점수를 올리라 내리라 요구하는 것은 신용점수에 대한 신뢰도를 낮추는 일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신용점수조차 믿을 수 없는 데이터가 되어서 신용점수가 높은 사람들도 높은 이자를 물거나 대출을 받기가 더 어려워지는 구조가 됩니다.

머지포인트의 폰지 사기 논란
오늘의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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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실: 머지포인트라는 포인트 기반 할인서비스가 사기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폰지 방식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갑자기 머지포인트를 쓸 수 있는 대상 상점을 줄이고 구입가의 90%에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모두가 좋은 할인?: 머지포인트는 소비자들에게 포인트를 할인해서 팔고 그 포인트로 물건을 살 수 있게 그 포인트를 받아주는 제휴사들을 모아서 소비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서비스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똑같은 물건을 더 싸게 사서 좋고 제휴사들은 제값 받고 팔면서도 머지포인트 소비자들을 수요층으로 만들 수 있으니 좋습니다.

문제는 어떻게 이런(소비자는 싸게 사고 생산자는 제값받는) 구조가 가능하냐는 의혹에 대해 설명이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제휴사들은 머지포인트 고객에게 특별히 더 할인해서 판매하지는 않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머지 포인트의 입장은 적자를 감수하면서 소비자들을 포인트 사용몰로 끌어들이고 그 트래픽을 기반으로 다른 사업을 하려는 것이지 폰지 사기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다음 사람 돈으로 운영하는 구조: 그러나 폰지 사기냐 아니냐의 판단은 사업이 그 자체로 수익성이 있으냐 아니면 나중에 들어온 포인트 구매자의 돈이 아니면 이 구조가 돌아갈 수 없는 구조냐에 따라 구분됩니다. 80만원어치 포인트를 구매한 소비자에게 100만원어치의 물건을 주는 구조라면 그 손실은 나중에 포인트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낸 돈으로 메워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는 폰지 사기와 매우 흡사합니다.*
* 폰지 사기도 이렇게 계속 투자금을 받아서 앞의 투자자에게 배당을 주는 시스템을 돌리다가 찾아오는 투자자들이 많아지면 그들에게 뭔가를 팔아서 수익을 거두려고 했다고 주장하면 머지포인트의 설명과 비슷한 구조가 됩니다.

정도는 달라도 상품권의 운영방식도 같다: 그러나 폰지 사기라고 하기에는 한두 가지 논란거리도 남아있습니다. 머지포인트 이외에도 문화상품권 같은 상품권 사업 역시 동일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1만원짜리 문화상품권을 발행하는 회사는 그 상품권을 9000원에 시중에 팔고 그걸 서점 주인은 9000원에 사서 소비자에게는 1만원에 판매합니다. 소비자가 그 상품권을 1만원에 사서 누군가에게 선물하면, 그걸 받은 사람은 그걸로 1만원어치 문화상품을 구입하게 되는데요. 그 1만원짜리 문화상품권을 받은 서점 주인이 문화상품권 발행처에 현금 교환을 요구하면 9000원만 받습니다. 상품권 운영사 입장에서는 9000원에 팔고 9000원에 되사들이는 사업모델입니다.

상품권 회사는 그럼 직원 인건비 등 운영비는 어디서 조달할까요. 아직 돌아오지 않은 상품권의 판매대금으로 충당합니다. 그러다 결국 돌아오지 않고 분실되는 상품권이 상품권 회사의 수익모델입니다. 머지포인트 역시 포인트를 충전하고 나서 아직 사용하지 않은 고객들이 먼저 지불한 현금으로 회사를 운영합니다. 머지포인트가 폰지라면 문화상품권도 폰지라는 논리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전 세계적으로 품귀현상을 빚은 차량용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의 올해 매출이 76억달러(약 8조8000억원)로 작년 대비 23% 증가할 거란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올해 자동차 소비가 갑작스럽게 증가하면서 차량용 MCU는 만성 부족 사태에 시달렸습니다. 다만 하반기부터 제조업체들이 생산을 늘리고 있어 판매량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 특정 보험사에 소속된 전속 보험설계사의 수가 올해 5월 기준 18만명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10% 줄어든 걸로 집계됐습니다. 핀테크 플랫폼 등을 통한 비대면 영업이 일상화된 데다가 보험설계사의 고용보험 가입이 의무화되면서 보험사 입장에서 전속 계약을 꺼리는 요인이 늘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