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규제 기조가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

중국의 규제 기조가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소프트뱅크가 중국 기업에 대한 신규 투자를 보류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이 뉴스는 중국에서 요즘 벌어지고 있는 정부 규제와 관련한 사건들이 생각보다 여파가 크다는 판단을 소프트뱅크도 내리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중국 정부의 규제가 앞으로도 더 강해지고 그 범위도 확대될 수 있다는 추측을 뒷받침하기도 합니다.

중국 사회의 문제를 반영하는 규제의 칼끝: 중국의 규제 기조가 인터넷 플랫폼, 부동산을 넘어 사교육, 게임 등 전방위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국가 안보와 관련한 기업과 사회문제와 연결되는(의료, 교육 등) 기업들에 대해서는 국가의 통제력을 더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술∙담배 회사에 대한 규제(판매제한 또는 가격규제)도 예상되는 규제 분야입니다. 그리고 그 본질은 중국 정부의 정책 목표가 올해부터는 ‘케이크 크기 확대’에서 ‘케이크 분배 방식 조정’으로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중국에 대한 투자는 앞으로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성에 부합하는 산업(전자 IT, 2차 전지, 친환경)과 정부가 규제하려는 산업(출생율을 저하시키거나 생활 비용을 높일 수 있는 부동산, 사교육,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을 구분해서 투자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또 이런 움직임에 대해 중국 정부가 중국사회를 좀 더 지속가능한 체제로 바꾸려는 긍정적인 움직임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도매금으로 엮일 한국 증시: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우리나라에 몇 가지 다른 방향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중국의 정책 리스크를 기피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주식을 파는 쪽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은데 중국 개별주식보다는 아시아 지역 기업들을 골고루 담은 펀드나 ETF들이 많아서 우리나라 기업들 주식도 매도 압력을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이 포함된 이머징 마켓 펀드에는 우리나라 주식들도 함께 담겨있습니다.

미국 상장도 도마 위에: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상장폐지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그럴 경우 미국 증시에 미치는 충격이 우리나라 증시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은 사실 중국 기업들이 아니라 중국 기업들에게 돈을 빌려준 페이퍼 컴퍼니입니다. 그걸 중국 기업들이라고 간주하고 상장시킨 것인데 그동안 이런 구조를 묵인하던 중국 정부가 그런 구조를 인정하지 않으면 미국 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식은 아무 가치가 없는 주식이 될 수도 있습니다.

멈추지 않는 미국의 물가 상승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어젯밤에 발표된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4%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시장 예상치를 약간 웃도는 수치인데 미국의 물가 상승이 생각보다 오래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이터입니다. 중고차와 렌트카 요금 등이 많이 올랐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은 최근의 물가 흐름에 대해 일시적인 상승세일 뿐이라고 보고 있지만 물가 상승이 생각보다 더 이어질 경우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이 좀 더 빨라질 수도 있습니다.

반대 의견: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올랐는데 시장 예상치와 비슷한 수치입니다. 지난달 상승률(4.5%)보다 약간 낮아진 수치여서 물가상승도 피크를 치고 내려오는 중이라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최근 환율이 서서히 오르고 있습니다. 달러∙원 환율은 1156원으로 10개월 사이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늘어난 것이 투자를 위축시키는 쪽으로 작용하고 있고 미국의 경제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달러 강세 요인입니다.

🚘 지난달까지만 해도 개선 분위기를 보였던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다시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코로나19의 재확산세가 악화하면서 현지 부품 공장이 원활히 운영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가 부족해 생산량을 줄이면서 현대자동차, 한국GM 등 일부 회사들은 공장 가동률을 조금씩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몇 주째 이어지는 폭염으로 젖소가 스트레스를 받아 원유 생산량이 줄면서 시중에 우유 제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GS25·CU·세븐일레븐 편의점 3사는 이달 초부터 서울우유 1.8L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습니다. 낙농 농가들이 원윳값 인상을 예고한 상황에서 수급 불균형까지 더해져 우유와 유제품 판매가격이 오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