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1.화] 왜 빈부 격차는 좁혀지지 않을까

<리멤버 나우>는 리멤버와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인 이진우 경제전문기자가 함께 만드는 ‘데일리 경제 콘텐츠 레터’ 입니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직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봉이 더 많은 대기업으로의 이직이 막혀 있다는 건, 가난한 사람이 부자가 되기 힘들다는 얘기입니다. 삼성바이오는 상장 유지가 결정됐습니다. 12월 11일 ‘리멤버 나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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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빈부 격차는 좁혀지지 않을까

왜 잘사는 사람은 계속 잘살고 못사는 사람은 계속 못사는가. 오늘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될만한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한국은행에서 발간한 보고서인데요.  중소기업 비정규직과 대기업 정규직 사이에 넘기 힘든 벽이 있는 것이 주요한 요인이라는 설명 입니다.

이 소식이 중요한 이유

우리는 빈부의 격차가 커지는 것을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지만, 사실 빈부 격차 그 자체는 그리 큰 문제는 아닙니다. 경제가 발전하고 시장이 세계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고 세금을 통해 그 격차를 줄일 수도 있습니다. (부유층에게 세금을 걷어서 빈곤층에게 나눠주면 되지요)

 가난하던 사람이 부자가 되는 일이 일어나지 못하는 게 사실은 더 심각한 문제입니다.  빈부의 격차가 크더라도 가난한 이들이 노력이나 운에 의해 부자가 되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면 그건 별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나 빈부의 격차 자체는 크지 않아도 한번 빈곤에 빠지면 좀처럼 헤어나오기 어려운 구조라면 그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우리 사회가 그런 상황이라는 게 통계에서도 드러난 것은 여러가지 생각할 점을 던져줍니다.

02

삼바, ‘상장 유지’

한국거래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을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삼성바이오는 오늘부터 거래가 재개됩니다.

삼성바이오는 지난달 14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분식회계’를 했다고 결론내면서 거래 정지가 됐습니다. (삼성바이오와 관련된 논쟁에 대한 설명은 이 콘텐츠를 참조하세요)

삼성바이오의 상장 유지 결정은 대체로 예견된 결과입니다.  분식회계가 불법이긴 하지만(삼성바이오는 이조차도 인정하지 않습니다만) 상장폐지로 이어지려면 그 분식으로 인해 회사에 현금부족이 발생하고 대주주 등이 이를 채워넣지 못할 상황일 경우라야 합니다.  삼성바이오의 분식 회계 논란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유지 가능성과는 무관한 자회사의 가치평가 이슈였기 때문입니다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가 경영진의 치밀한 조작에 따른 것이고 회사의 시스템상 앞으로도 그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라면 이야기가 좀 다르겠지만, 이런 이유로 상장폐지를 결정하는 경우는 대부분 대주주나 CEO가 회삿돈을 상습적으로 유용한 케이스들입니다. 삼성바이오의 상장 유지 결정은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가 사안이 가벼워서가 아니라 그 분식회계가 회사의 계속가능성과 큰 관계가 없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분식회계로 거래정지가 됐던 16개 회사중에 상장폐지된 경우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배임 횡령 등으로 상장폐지된 경우는 당연히 분식회계도 혐의중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03

‘콘텐츠’주에 모이는 외국인들

외국인들이 10월에 이어 11월 에도 한국 주식을 ‘순매도’ 했습니다. 다만 순매도 규모는 10월의 4조6000억원에서 지난달에는 360억원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코스피는 전체적으로 ‘순매도’인 반면 코스닥은 11월에는 ‘순매수’로 돌아섰습니다. 이를 이끈 것은 ‘콘텐츠 주’ 들입니다. 드라마 제작업체인 스튜디오드래곤, 아프리카TV, 에스엠 등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입니다.

 콘텐츠 주는 경기 불황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데다,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들이 잇따라 생겨나며 수요처가 늘어나고 있는 것 이 외국인들의 매집 요인으로 분석됐습니다.

04

답답한 자동차, 부활하는 조선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자동차 산업(완성차+부품)이 올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년 만에 10%이하로 떨어질 전망입니다. 현대기아차가 해외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는데다,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판매량이 부진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그간 부진했던 조선업에서는 부활의 조짐이 보입니다. 한국 조선업이 올해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국가별 연간 수주실적 1위를 달성할 전망입니다. 각국의 친환경 정책으로 LNG(액화천연가스) 선박 시장이 커지면서 한국의 수주량도 덩달아 늘어난 덕입니다.

다만 아직 안심하긴 이른 상황입니다. 아직 호황이던 10년 전에 비하면 수주 총량은 40~50%선이기 때문입니다.

또 조선업체의 수주는 늘어나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좋지 않습니다. 최근 조선 기자재의 원료가 되는 원자재들 가격이 꽤 올라서 수주한 가격으로는 타산이 맞지 않는 경우도 생기고 있습니다. 선가가 얼마나 빨리 올라주느냐가 수익성 회복의 관건입니다.

05

늘어나는 어른들의 장난감 가게

롯데마트가 성인 들을 위한 취미 용품 판매 매장을 엽니다. 피규어와 게임, 드론, 악기, 스마트모빌리티 등 다섯개 품목을 집중 판매할 계획입니다. 원래 롯데는 ‘토이저러스’ 매장 안에서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어른들용 장난감을 팔았는데, 반응이 좋자 이를 독립 매장으로 만들기로 한 겁니다.

이미 CJ ENM은 ‘편샵’이라는 비슷한 컨셉의 브랜드를 인수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세계도 전자제품, 취미용품 등을 파는 일렉트로마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른 만을 위한 장난감 가게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뜻 입니다.

이처럼 어른들 장난감 시장이 커지는 배경 중 하나는 ‘데스크테리어’ 붐 입니다. 데스크테리어는 ‘데스크’와 ‘인테리어’의 합성어 입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사무실 책상을 꾸미는 것을 뜻합니다. 고급 키보드나 마우스를 사용하거나, 피규어 등을 가져다 놓아 사무실 책상을 취향에 맞게 멋지게 꾸미는 것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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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ote of the day

채권시장은 주식시장과 달리 ‘버블’ 상태에 이미 진입했다. ‘커버넌트(발행회사가 채권자 보호를 위해 준수해야 하는 계약사항)’가 가벼운 채권의 양은 이미 2007년을 넘어섰다. (The credit markets, unlike the equity markets, have gone to bubble status. The amount of covenant-less debt is more than 2007.)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리온 블랙 최고경영자가 한 말(외신)입니다. 고위험 고수익 채권이 시장에서 많이 유통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신용평가업체 무디스가 최근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모펀드들이 발행한 채권들의 90%가 신용등급 ‘B2’ 이하입니다. ‘B2’는 ‘매우 투기적인’ 성향의 채권입니다. 그만큼 고위험군 이라는 뜻입니다. ‘정크’ 급으로 분류됩니다.

물론 경기가 좋고 기업이 계속 성장하면 고위험군 채권이 많이 유통되는 것도 문제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고위험 채권이 많아진 것 자체가 위기를 촉발하진 않습니다. 다만 만약 경기가 꺾이고 기업들이 부도나기 시작한다면, 그 영향이 확산되는 속도는 빨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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