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택시가 운행도 마음대로 못하는 이유

택시 뒤에 써있는 가나다는 그건 택시를 주기적으로 강제로 쉬게 만들려고 붙여놓은 겁니다. 개인택시는 서울의 경우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그런 방식인데요. 월요일 화요일에 택시를 몰고 나갔으면 수요일에는 쉬고 또 목요일 금요일은 나가서 운행하고 토요일에 쉬고 이런 식입니다. 그런데 아무 표시가 없으면 저 택시가 어제 쉬고 나온 택시인지 한달째 계속 매일 운행한 택시인지 구분이 안가니까요. 그래서 택시 문짝이나 트렁크같이 잘 보이는 곳에 가 나 다 이런 기호를 써놓는 겁니다. 그러면 오늘은 가번이 쉬는 날, 내일은 나 번이 쉬는날 이렇게 돌아가면서 쉴 수 있고 오늘 나번이 쉬는 날인데 나라고 적힌 택시가 돌아다니면 아 저 택시는 쉬어야 되는 날인데 나왔구나 하고 딱 단속할 수 있겠죠.

개인택시인데 알아서 일하고 알아서 쉬면 되지 왜 굳이 사흘에 한 번씩 강제로 쉬게 하느냐. 이런 제도가 시작된 건 1978년부터인데요. 그전까지 개인택시들은 보름에 하루만 정비를 하면 1년 365일 아무때나 운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개인택시 소유자들이 본인이 운행을 하고 퇴근하면 그 택시를 다시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까 개인택시라고 탔는데 회사 택시보다 더 난폭운전을 하고 당시에는 운전면허 있는 사람이 흔하지도 않았는데 버스 운전은 안하려고 하고 다들 개인택시를 빌려서 일을 하는 바람에 버스 회사는 버스 기사를 못구해서 운행을 못하는 부작용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시작된 게 개인택시 문짝에 가나다라고 써놓고 사흘에 한 번씩 강제로 쉬게 하는 개인택시 부제입니다. 사흘중에 이틀만 운행하게 하면 남에게 빌려주고 말고 할 시간이 없으니 개인택시는 본인이 혼자서만 운행할 거 아니냐 하는 목적이었는데 맞아떨어졌습니다. 그런 이유로 시작된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요즘도 계속 이 제도를 유지하는 이유는 개인택시 숫자는 계속 늘어나는데 그 분들이 다 일하러 나오면 택시 기사들 수입 보장이 안되기 때문에 일종의 공급 제한을 하는 겁니다. 또 부제를 해야 그래도 눈오는 날이나 비오는 날도 개인택시가 운행을 하지 언제든지 늘 운행할 수 있게 하면 눈 비오고 차 막히고 그런 날은 개인택시들이 다들 오늘은 쉬고 내일 일하지 뭐 이러는 바람에 택시승객들이 택시를 못잡는 부작용도 있고요.

이런 부제는 지역마다 달라서 어떤 지역은 서울처럼 이틀 일하고 하루 쉬는 경우도 있고 또 사흘 일하고 하루 쉬는 경우도 있고 고양시처럼 아예 그런 거 없이 개인택시도 나오고 싶으시면 나오고 쉬고 싶으면 쉬는 곳도 있습니다. 회사 택시도 5일이나 6일에 하루를 쉬게 강제하는 지역도 있고 회사 택시는 휴일이 따로 없다고 정해놓은 곳도 있습니다.

지역에 따라서 택시가 넘치는 지역은 그렇게 못나오는 날을 정하고 택시가 부족한 곳은 그런 규제가 없이 언제든지 운행을 할수 있게 하고 있으니까, 이게 법에는 택시 기사의 건강과 안전운전을 위해서 하는 거라고는 되어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택시 공급물량 조절용으로 쓰이고 있는 제도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