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올린 주택임대사업자, 혜택 왜 줬을까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집값 올린 주택임대사업자, 혜택 왜 줬을까

임대사업자가 받는 혜택: 요즘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주택임대사업자 제도입니다.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집주인은 그 집을 최장 10년 동안 임대해야 하고 임대료를 한번에 5% 이하로만 올려야 하는 규제가 있지만 집값 상승에 따른 양도차익의 상당부분을 공제해서 세금부담을 줄여주고 종부세도 부과하지 않는 등의 혜택이 있습니다.

📉혜택 이제 줄인다?: 시장에서는 주택임대사업자에게 주는 혜택이 너무 과도하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최장 10년간 임대업을 계속해야 하는 의무 때문에 이들이 보유한 임대용 주택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지 않는 매물 잠김 효과가 발생해서 요즘 집값이 오르는 원인이 된다고 해석합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이미 주기로 했던 혜택이지만 법을 바꿔서 그 혜택을 박탈하면 이들이 보유한 집이 매물로 나오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입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물론 소급입법이라는 비판도 있고 그래서 실제로 이미 과거에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했던 경우까지 소급적용될지 여부는 아직 알수 없습니다. 주택임대사업자 제도가 집값 상승의 주범이라는 지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습니다.

🧐이 제도가 만들어진 이유: 이 제도는 전월세난이 극심하던 시기에 전월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전세나 월세를 연간 5% 이하로만 올리도록 의무화하고 그걸 따르는 임대사업자를 늘리기 위해 이들에게 다양한 세금혜택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파격적인 혜택을 주기 시작한 것은 박근혜 정부 시기이던 지난 2014년부터입니다. 당시에는 이런 제도를 만들면서 이 혜택이 과도하다는 지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그때는 집값이 오히려 하락하던 시기였고 집값이 하락하면서 다들 전세로만 거주하려고 해서 전·월세 가격이 계속 오르던 시기였습니다.

원래 주택임대사업자에게 양도세와 종부세 합산 배제 혜택을 주기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인데 당시에는 서울은 5채 이상의 임대주택을 등록해야 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걸 2014년부터는 1채로 낮춘 것입니다.

당시에 이 제도가 시행된다는 뉴스를 전하는 보도를 보면 당시의 분위기를 알 수 있습니다. 이 보도를 인용해보면, 그 혜택을 보려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집주인들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차라리 등록하지 않고 2년마다 임대료를 올리는 쪽을 선호하는 집주인이 많을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주택자들은 무조건 의무적으로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도록 강제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당시 신문 보도에서 전문가 코멘트로 인용된 김수현 세종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정책실장을 맡아서 부동산 정책을 맡았던 인물입니다. 그는 당시에 이 정책에 대해 “이 제도는 정책 대응력을 높이고 세수도 확보하는 지름길”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집값이 계속 내려가던 시기에 전셋값이 치솟자 전세난을 안정시키기 위해 이른바 착한 집주인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도입한 제도였던 겁니다.

전세난 해결이 국정의 가장 큰 목표일 때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세를 놓는 집주인에게 혜택을 줘야 합니다. 이 제도는 문재인 정부 초기까지 계속 유지되면서 임차인들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집값이 올라가자 혜택도 커졌다: 그러나 그 이후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하면서 이들에 대한 혜택이 과도하다는 여론이 일기 시작합니다. 집값이 내려갈 때는 전월세 가격 안정이 목적이라 집주인에게 많은 혜택을 주더라도 전월세 가격을 안정시키는 게 우선이었지만 분위기가 달라지자 당시에 전월세 가격 안정을 위해 집주인에게 주기로 했던 혜택이 커보이게 된 것입니다.

가장 큰 혜택은 양도차익에 대해 세금을 거의 내지 않도록 한 부분이었는데요. 물론 종부세 면제 혜택도 있었지만 제도가 도입된 당시에는 종부세가 그리 높지 않은 시기여서 집이 아주 많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혜택이 되지 못했습니다.

👌집을 많이 사서 세 주는 걸 권장했다: 주택임대사업자의 등록임대주택에 대해 종부세 합산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수십채의 집을 사서 임대사업을 하는 것을 사실상 권장했다는 의미입니다. 집값은 내려가고 전세 수요만 많던 시기에는 그렇게 수십채의 집을 사서 전세를 놓는 임대사업자가 정부 입장에서는 고마운 케이스였습니다.

집값이 내려가는 시기에는 집값 상승분에 대해 양도세를 파격적으로 낮춰주겠다는 혜택이 ‘그 정도로 과연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못올리는 규제를 굳이 받아들일까’라는 의문이 들 만큼 별볼일 없는 혜택이었지만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시기가 되자 ‘너무 과도한 혜택’으로 바뀐 것입니다.

🔒결국 매물이 잠겼다: 정부의 실책이라면 집값이 오르는 시기가 됐을 때 민첩하게 이 혜택을 줄이지 못했다는 겁니다. 결과적으론 양도세 혜택을 보기 위해 주택임대사업자로 새로 등록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초기에 ‘다주택자들은 보유 주택을 팔되 굳이 갖고 있으려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라’는 다소 모호한 메시지를 시장에 던지면서 많은 다주택자들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했습니다. 다주택자들 입장에서는 <집을 당장 팔거나> 아니면 <10년 동안 팔지 말라>는 메시지였던 셈입니다.

현재는 159만가구가 주택임대사업자의 임대주택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이들은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10년 동안 매매시장에는 매물로 나오지 않을 집들입니다. 공급 축소의 원인입니다. 정부가 세입자 보호를 위해 중간에 팔지 말고 <오랫동안> 전세나 월세를 놓으라고 강제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이슈

상속세율이 낮으면 좋은 점 있을까

상속세율이 너무 높아서 자녀에게 회사를 물려주는 게 불가능하고 그래서 가업 상속이 안 된다는 기업인들의 의견을 담은 뉴스입니다.

다른 나라 상속세는: 대부분의 세금 제도가 나라마다 약간의 차이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비슷하지만 유독 상속세라는 세금은 나라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처럼 50%가 넘는 상속세를 부과하는 나라들도 있고 아예 상속세가 없는 나라들도 많습니다. OECD 회원국 35개국 중 상속세를 부과하는 국가는 한국을 포함한 22개국이고 상속세를 과세하지 않는 국가가 11개국입니다. 우리나라는 상속세율이 매우 높은 나라입니다.

높은 상속세율의 장점: 상속세율이 높으면 부모의 자산이 자녀세대로 내려가기 어려워서 자산 불평등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자산의 격차가 큰 상태가 여러 세대에서도 유지되면 사실상 계급사회가 되고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단점: 반대로 상속세율이 높을 경우의 단점도 있습니다. 가업 상속이 어려워진다는 게 대표적인 문제인데요. 물론 가업상속을 하지 않으면 될 것 아니냐는 반론도 가능하고 기업의 경영을 창업주의 자녀나 손자가 하는 게 오히려 해롭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습니다만, 그렇게 될 경우 가업을 물려주고 싶은 기업인들의 경영 의욕이 꺾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어차피 못 물려주고 대부분 세금을 뺏길 거라면 굳이 열심히 경영하고 사업을 키울 이유가 없다는 생각으로 일정 연령이 되면 사업을 접거나 축소할 가능성이 높고 그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드는 문제가 생깁니다.

상속세율이 높은 경우에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상속의 포기에 따른 의욕저하보다는 오히려 다양한 편법으로 자산을 자녀세대에 물려주는 시도가 끊임없이 나타나고 이 과정에서 사회적 갈등과 비리와 잡음이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편법 상속의 시도를 차단하고 근절할 수 있다면 이런 문제도 해결이 가능하겠지만 현실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어떻게든 회피한다: A그룹이 B그룹의 후계자가 세운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B그룹은 C그룹의 후계자에게, C그룹은 D그룹의 후계자에게 D그룹은 다시 A그룹의 후계자에게 일감을 몰아주면서 자산을 키우게 하고 그 자산으로 상속세를 내고 지분을 물려받는다면 그런 시도는 법을 아무리 강화해도 막을 방법이 없으며 결국 상속세는 사실상 각 그룹 계열사들의 회삿돈으로 내는 셈이 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2분기 성적표 나온 삼성∙LG: 어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됐습니다.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22.7% 증가한 8조1000억원, 매출은 7.4% 감소한 52조원을 기록했습니다. 어제 발표한 잠정실적에선 부문별 매출이 발표되진 않지만, 시장에선 전체 영업이익의 2/3는 반도체 부문에서 나온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영업이익은 1년새 50% 이상 늘어난 걸로 예상됩니다. 다만 모바일 부문은 갤럭시 S20의 판매가 부진하면서 작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든 걸로 보입니다.

LG전자의 2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17.9% 감소한 12조8340억원, 영업이익은 24.4% 줄어든 493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시장에선 영업이익이 4000억원에 불과할 거라고 예상했던 점에서 상당히 선방한 셈입니다. 주력인 생활가전과 TV사업 부문이 선방한 걸로 추정됩니다. 코로나가 확산한 이후에도 온라인 매출이 늘어난 덕입니다.

🛵마침내 배달앱 경쟁자 인수한 우버: 음식 배달앱 업계 3위 우버이츠를 운영하는 우버가업계 4위 포스트메이츠를 인수했습니다. 우버가 약 3조1800억원어치 주식을 새로 발행해 포스트메이츠 지분 100%와 교환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우버의 주력 사업인 차량 호출 사업은 코로나19 이후로 부진한 상황인데요. 반면 우버이츠의 1분기 주문액은 작년 1분기보다 52% 늘어난 46억6000만달러(약 5조5760억원)를 기록하며 급성장했습니다. 때문에 우버는 음식 배달 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입니다. 미국에서 음식 배달 사업은 매년 24%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포스트메이츠 인수 이후 우버이츠의 시장 점유율은 37%에 달할 걸로 전망됩니다.

🚗전기차는 언제 싸질까: 전기차는 아직 많이 비쌉니다. 보조금을 떼놓고 보면, 동급 내연기관차보다 수천만원 비쌉니다. 배터리에 들어가는 코발트라는 원료가 비싸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가격 중 배터리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달합니다. 그래서 배터리 업체들은 코발트 함량을 줄이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기존 함량은 20%였지만, 배터리 업계 1위인 LG화학은 2022년까지 코발트 함량을 5%까지 줄인 제품을 양산한다는 계획입니다. 테슬라는 배터리를 대량생산해 가격을 40%가량 낮추기 위해 올해부터 자체 개발 프로젝트에 돌입했습니다. 중국 시장에 한해서는 아예 코발트가 아닌 철을 사용한 배터리팩을 사용할 계획입니다. 이렇게 하면 배터리팩 가격은 기존 대비 30% 이상 저렴해질 걸로 보입니다.

리멤버 나우를 지인들과 공유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