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굳이 그런 식으로 바꾸는 이유가 뭔가요?

‘타다’ 때문입니다. 앞으로 타다 뿐만 아니라 많은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기존 택시업계와 개인택시들의 영역을 침범하고 시장을 가져가게 될텐데요. ‘타다’가 그런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은 요금이 자유롭고 기사들이 자영업자가 아니라 샐러리맨이라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손님을 많이 태우고 많이 달려야 사납금을 벌고 남는 돈을 가져갈 수 있는 자영업 방식의 택시기사 소득 시스템 때문에 승차거부나 과속 불친절 등이 끊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니  기존 택시들도 모여서 ‘타다’와 비슷한 서비스를 만들어보자는 게 플랫폼 택시 입니다. 지금의 상황이라면 카카오가 플랫폼을 만들고 기존 법인택시와 개인택시들은 카카오라는 플랫폼 안으로 들어가되 타다처럼 손님이 택시를 부르면 카카오가 택시를 강제로 배차를 하고(승차거부 없음) 그대신 손님이 없어도 일정한 월급을 주는(완전 월급제) 방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은 카카오가 택시들을 손님들과 연결해주고 나머지는 택시들이 알아서 하는 방식이지만 플랫폼택시는 그 플랫폼 운영자가 더 강한 책임과 의무를 갖고 서비스를 지휘하는 식이 됩니다.

3. 그러면 좋아지는 게 뭔가요?

플랫폼 택시는 타다 같은 서비스인데 카니발이 아닌 택시인 겁니다. 바꿔 말하면 기존 택시들이 타다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회사택시 기사들은 완전월급제인 타다택시와 유사한 카카오택시 드라이버가 되는 것이고 개인택시 기사는 카카오에 면허를 팔고 일시불이 아닌 월지급형 면허수당을 받을 겁니다.

계획대로 된다면 개인택시들은 월지급형으로 택시면허를 제값받고 팔 수 있고 회사택시 기사들은 타다 기사들처럼 월급을 받고 좀 더 덜 치열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됩니다.

정부도 타다와 유사한, 택시를 대체하는 서비스들이 나올때마다 택시업계가 요구하는 대책마련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카카오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알아서 타다 같은 서비스들과 싸워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런 구조에서는 카카오는 타다는 내지 않는 적지 않은 추가 비용을 내야 합니다.  개인택시의 면허가격을 결국은 카카오가 내야 하고 회사택시 면허 권리금(택시는 지금 증차가 안되기 때문에 택시회사를 하려면 기존 택시회사로부터 권리금을 주고 택시를 사들여야만 가능합니다)도 내야 합니다 .

이 플랫폼 택시 아이디어가 현실화되는데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은 플랫폼 사업자와 택시업계의 권리금 협상이 될겁니다.

4. 카카오같은 사업자들이 그런 고비용 구조의 플랫폼 택시를 통해서 타다 같은 기존 서비스들과 경쟁할 수 있을까요?

가장 중요한 질문인데요.  플랫폼 택시가 도입되면 ‘타다’ 등의 유사 택시 서비스들은 정부가 운행금지를 시킬 수도 있습니다 . 아무 권리금이나 보상금을 주지 않고 사업을 하는 타다와 기존 개인택시기사들이나 회사 택시에 권리금을 주고 사업을 하는 플랫폼 택시가 경쟁할 수 있게 하려면 그 방법 말고는 없으니까요.

아니면 기존의 회사택시나 개인택시들이 카카오라는 플랫폼 안에 보상금 없이 소속만 바꾸고 들어가서 타다와 비슷한 서비스를 비슷한 가격에 하면서 타다 등 신규 사업자들과 경쟁하는 안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기존 택시들이 타다 같은 새로운 서비스들에게 밀리는 것이 IT기술 때문인듯하니 IT기술을 갖고 있는 플랫폼 사업자의 울타리 안에 들어가면 타다 등과 경쟁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가능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현재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택시면허를 임대 위탁하는 방안의 입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런 밑그림을 갖고 카카오(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 주요 4단체가 23일 만나서 플랫폼 택시든 뭐든 뭔가 대안이 될만한 입법을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기존 택시업계가 카카오를 중심으로 대안을 만들어낼 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