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 반도체 인재 육성이 잘못된 이유

🇰🇷 韓 반도체 인재 육성이 잘못된 이유
이주완의 IT산업 나우

반도체 전쟁

포스코에서 경영컨설팅을 합니다. 복잡한 IT 이슈를 쉽게 설명합니다.

반도체 인력 양성하는 세계 각국 : 미국, 대만,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이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수조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인력 확보를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도 세제 혜택 확대, 계약학과 개설, 해외 S급 인재 영입 등 최선을 다하고 있죠. 그런데 과연 현재의 인재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한국 반도체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방향일까요?

현재 시스템은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숙련자 양산에 초점 : 반도체 전문학과 혹은 기업 맞춤형 계약학과 개설 등 현재의 인력 양성 시스템을 보면 공정과 실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입니다. 입사 후 곧바로 활용 가능한 인력을 확보한다는 의미가 강하죠. 해외 인재 영입도 특정 반도체 전문가를 영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대학에서 4년간 교육을 통해 키울 수 있는 인재는 기업에 입사해서 1년이면 양성할 수 있습니다. 공정 미세화가 진행돼 10억분의 1m인 나노미터를 넘어 옹스트롬, 즉 0.1 나노미터의 세계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과연 이러한 숙련자가 많으면 반도체 기업들이 직면할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기초 연구자가 필요한 이유 : 과거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례를 한 번 되돌아보겠습니다. 명문대에서 반도체 관련 박사 학위를 취득했던 A 연구원은 수년째 어떤 공정 이슈를 연구했으나 결국 해결하지 못한 채 회사를 떠났고, B 연구원이 해당 문제를 떠안게 됐습니다. B 연구원은 재료의 미세구조, 물리화학적 반응, 원자의 이동 등 기초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입사 전에는 반도체 문외한이었습니다. 그런데 도리어 3개월 만에 B 연구원이 해당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A 연구원은 경험을 바탕으로 공정 최적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고, B 연구원은 공정 과정에 각 원소가 어떤 움직임을 보이느냐에 집중한 결과입니다. 반도체 기업들이 해결해야 할 핵심 문제는 이미 공학, 즉 엔지니어링의 범주를 넘어 연구 과학의 범주에 진입했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회로 선 폭이 3나노미터 이하로 내려간다면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수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 기본적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숙련자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대학을 숙련자 양성 기관으로 전락시킨다면 당장의 경쟁력은 갖출 수 있겠지만 앞으로 맞닥뜨릴 거대한 벽을 넘지는 못할 것입니다. 숙련자는 기본적인 이공계 소양을 갖춘 인력을 뽑아 기업에서 교육하는 것이 맞습니다. 교육과 실무를 이원화할 것이 아니라 기초 교육 이수 후 선배들과 실무를 경험하게 해 필요한 소양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효율적이죠.

대학에서는 기초 분야에서 일정 경지 이상에 오른 인재를 육성해야 합니다. 반도체 기업은 대학에서 배운 교육을 바탕으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재를 영입해야겠죠. 이를 통해 자체적으로 육성한 기업 내 숙련자들과 시너지를 갖도록 해야 합니다.

설계 인력은 팹리스 생태계 구축이 중요 : 다만, 설계 분야는 조금 다릅니다. 학교에서 설계 인재를 육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강의실이 아닌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실력을 키워야 하는데 국내는 팹리스 생태계가 취약해 실력 있는 설계 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렵습니다. 정부와 대기업이 상호 협력해 벤처 육성, 해외 기업 M&A, 설계 인프라 제공 등 전반적인 생태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대학의 변화도 필요합니다. 현재 공정을 중심으로 돼 있는 학과 편제를 개편해 설계 인력을 더 많이 양성한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입니다.


💡 놓치면 아까운 소식

AI챗봇 오답 하나에… 구글 시총 133조 증발 : 이번주 챗GPT의 대항마로 구글이 AI 챗봇인 ‘바드’를 공개했었죠. 그러나 시연회에서 바드가 엉성한 실수를 저지르는 바람에 어제 새벽 알파벳(구글의 모회사) 주가가 7.68% 폭락했습니다(🔗관련 기사). 바드는 우주망원경 ‘제임스웹’에 관련된 질문을 받았는데, “태양계 밖 행성 사진을 ‘최초로’ 찍는 데 사용됐다”고 오답을 내놓은 겁니다. 유럽천문대가 찍은 사진이 이미 있었기 때문이죠. 오답 하나의 대가로 하루 새 시총 1056억달러가 증발했습니다.

다시 커진 고유가 공포, “연내 100달러 간다”? : 국제 유가가 연초부터 다시 들썩대며 각국 정부 기관 예상치를 벌써 뛰어넘고 있다는 뉴스입니다(🔗관련 기사). 원유 재고가 늘고 있음에도 중국 등 각국 수요가 늘면서인데요. 이미 작년에도 각국 정부의 유가 예측은 틀렸습니다. 미국은 작년 국제 유가 전망치를 놓고 82.87달러(브렌트유), 기재부는 72달러(두바이유)를 제시했으나, 작년 국제 유가는 연 평균 102.97달러였습니다. 침체 우려가 컸던 세계 경기가 요즘 반등하면서 올해 역시 유가가 예상을 뛰어넘을 거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연내 배럴당 100달러 돌파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