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멤버 바뀐 FOMC! 그래도 매파라고?

🦅 멤버 바뀐 FOMC! 그래도 매파라고?

올해는 작년보다 미국 중앙은행의 스탠스가 온건(?)해질 거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기준금리를 정하는 연준 FOMC 멤버 3분의 1이 새해부터 물갈이됐기 때문입니다. 상당수 퇴진 인원이 매파인데, 충원은 대부분 비둘기파와 중도 성향으로 채워집니다. (FOMC 회의 투표권을 가진 위원은 총 12명입니다. 파월 의장 등 연준 이사 7명과 뉴욕 연방은행 총재가 당연직이며, 나머지 4자리는 11개 지역 연은 총재가 해마다 돌아가면서 합류합니다.) 

올해는 매파 3명과 비둘기파 1명이 물러났습니다. 매파 3인방 중에선 기준금리를 최대 7%까지 제시한 강성파도 있었습니다. 반면 충원 인원 중 3명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공감대를 갖고 있습니다. 1명은 매파로 분류되지만 작년에서야 매파로 돌아섰기에 근본은 비둘기파입니다. 이렇듯 FOMC에 비둘기파 색채가 진해지면서, 올해 연준 통화 정책이 완화될 거란 시장 기대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모두 ‘매파’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

파월 의장은 <긴축 속도는 완화하되 기준금리 상단을 5% 이상으로 높이고 적어도 2023년말까진 올려놓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죠. 연준의 이 통화 정책 기조는 지속될 겁니다. FOMC 멤버가 비둘기파로 상당수 교체되더라도 말이죠. 

근거가 무엇이냐고요? 우선 기준금리 5%는 인플레 수준을 감안하면 결코 높지 않습니다. 테일러 준칙(실제 인플레와 목표치의 격차에 따라 기준금리 목표를 정해야 한다는 법칙)에 따르면, 기준금리 5%에 상응하는 인플레는 4% 정도입니다. 인플레는 점차 하락하겠지만 올해말까진 4%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죠. 임금 인상 등 내려가기 힘든 인플레 요인들이 하락에 제동을 걸 전망입니다. 연준이 예의주시하는 고용도 호조일 거고요. 베이비부머의 퇴직·이민자 감소·1인(gig) 노동자 증가로 노동 공급은 줄었는데 리쇼어링이 활발해지면서 수요는 아주 견조해졌죠. 

FOMC 멤버들의 성향은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겁니다. 경기가 엄청난 침체로 빠지지 않는 한,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모두 매파가 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다른 더 중요한 변수들을 읊어드릴게요

일단 변수가 정말 많아서 멤버 구성 몇명 바뀐 걸로 예단하긴 어렵습니다. 일단 인플레가 목표치 2%엔 한참 못 미치죠. 더구나 미국은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넘치는 상태라서 임금 상승 압력이 무지 셉니다. 외려 긴축 기조를 바짝 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성장 둔화가 뚜렷해지고 있어서 경기 회복 조치가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때문에 올해 연준의 기준금리는 5%대까지 서서히 인상되다가 연말쯤엔 금리 유지/인하로 정책 전환이 이뤄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특히 기준금리를 따라 오르던 국채 금리가 최근 하락세로 돌아섰는데 이런 예측이 반영된 게 아닌가 합니다. 

근데 이뿐만이 아니죠. 중국 경제 개방도 큰 변수입니다.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세져서 인플레가 반등할 수도 있거든요. 그럼 긴축이 다시 강화되겠죠. (작년만큼은 아니더라도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러-우 전쟁이 올해는 끝난다면 인플레엔 큰 호재일 거예요. 이제, FOMC 멤버 몇명 바뀌는 게 얼마나 작은 요인일지 느껴지실까요?

🔭 컬리 몸값은 하락, VC는 잭팟?!

테슬라·애플 등 빅테크 주가가 속절 없이 추락 중이란 소식 전해드렸었는데요. 국내 유니콘 기업들의 몸값도 우르르 반토막 나는 중입니다(🔗관련 기사). 증시 약세에 IPO도 침체하자 유니콘 기업에 투자했던 벤처캐피털(VC)들이 줄줄이 장외시장에서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엑시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유니콘 초창기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기업 몸값이 다소 하락해도 여전히 초기 투자금과 비교하면 수익이 높습니다. 때문에 당장 유동성을 확보하자는 차원에서 투자금을 회수하고 나선 거죠.

실제 장외시장에서는 두나무·직방·야놀자·컬리 등 다수 유니콘 기업 구주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중입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는 두나무 구주 일부를 매각해 최소 100배의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니콘 몸값이 하락해도 여전히 VC들은 잭팟을 터뜨렸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 엑시트 : 투자 후 출구 전략. 쉽게 말해 투자자의 자금 회수를 의미. 스타트업 투자 VC들의 엑시트 방식으론 지분 매각·IPO·인수합병·기업 청산 등이 있음

강승희
퀀트 트레이딩 스타트업 Teyvat Labs 대표

‘청산? 재편?’ 매각의 목적이 중요!

<엑시트한 VC는 잭팟>이란 말과 <몸값 70% 급락>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말인지 잘 모르겠네요.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VC 입장에선 당연한 선택이란 점입니다. 미국 기술주들의 주가가 60~70% 정도 하락했습니다. 두나무, 토스 등 유니콘 몸값이 70% 급락한 것도 이해가 되는 상황이고 몸값이 더 떨어질 가능성 역시 존재합니다. 때문에 VC들은 펀드 만기 또는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 보유 지분 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겁니다. 현금 창출 능력이 아직 적은 기업들은 아쉬워할 수밖에 없겠지만요.

중요한 건 구주를 매각하는 현재 상황에 대한 해석이 아닙니다. 그보단 <매각한 자금이 앞으로 어떻게 쓰일 것인가>입니다. 구주 매각이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한 것인지 혹은 펀드 청산을 위한 것인지에 따라 스타트업 생태계는 또 다른 어려운 시기를 맞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약 펀드 청산이라면 스타트업 생태계 투자 총액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니까요. 현재와 같이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이 오히려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펀드 청산이 아닌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한 매각이길 기대합니다.

이준희
법무법인(유) 율촌 파트너 변호사·e-Biz & Fintech Team Lead

앞으로 벌어질 후폭풍이 문제네요

VC들은 매각을 통해 이익을 냈고, 그들의 물량을 받아낸 다른 기관 투자자들은 나름대로의 가치판단에 의해 거래를 성사시켰습니다. 어느 댓글에 달린 것처럼 이를 “폭탄 돌리기”라고 시니컬하게 비난할 일은 아닙니다. 지금의 의사 결정이 나중에 어떤 결과를 가져다 줄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오히려 주목해야할 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후폭풍입니다. 회사의 평가 가치, 즉 몸값의 하락은 단순히 신규 자본 조달에만 차질을 빚게 하는 게 아닙니다. 기존 투자 계약도 문제가 될 수 있고,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커질 수 있습니다. 장외 시장 주가 폭락이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 등 다양한 연쇄 작용을 일으켜 자칫하면 기업을 나락에 빠뜨릴 위험이 있습니다. 인재 관리에도 말썽이 생길 수 있고요. 스타트업 스톡옵션 가치가 하락하면 그만큼 인재를 붙잡을 유인도 떨어지니까요. 물론 초기 투자자의 엑시트 전략을 탓할 일은 전혀 아닙니다. 하지만, 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사회적 지혜를 모아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