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준 의장은 왜 ‘거짓말’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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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준 의장은 왜 ‘거짓말’을 했을까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새로운 사실 : 지난주 뉴스들 중 앞으로도 계속 뜨거운 이슈가 될만한 건 미 연준의 11월 의사록 내용입니다(🔗관련 기사). 지난 24일 공개된 연준의 11월 의사록은 시장의 예상보다 훨씬 온건했습니다. (여기서 온건하다는 말은 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는 비둘기파의 목소리가 강했다는 의미입니다.)

뒤바뀐 연준의 생각? : 종전에 시장에서 내다보던 연준의 생각은 이러했습니다. ‘앞으로도 금리를 계속 올려나가는 게 필요하며, 그 방향에는 아무 것도 거리낄 게 없다.’ 그런데, 정작 의사록에선 연준의 많은 전문가들(연준 집행부 이코노미스트들)이 ‘내년에 경기가 나빠질 게 거의 분명하며, 그에 따라 물가도 꽤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물가가 ‘길게 보면’ 낮아질 거란 쪽이지, ‘당분간은’ 크게 낮아질 가능성은 적다고 본 겁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5년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대에 진입할 걸로 예상했지만, 올해 연말엔 5.3%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겁니다.

새로운 고민에 빠진 연준 : 연준 위원들의 고민은 바로 이 포인트에서 비롯됩니다. 기존에는 ‘경제에 부담이 될 게 뻔하지만 그래도 금리를 계속 빠르게 올리는 게 물가를 빨리 잡을 수 있어 낫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보다 물가는 빨리 안 잡히면서 가파른 금리 인상의 부작용은 빠르게 커지고 있는 상황인 겁니다. 때문에 현재 연준의 고민은 <금리를 계속 빠르게 올려서 경기가 망가지는 리스크(A)와, 금리 인상을 멈췄다가 물가가 잡히지 않고 다시 오르게 될 가능성(B)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른다>는 데 있습니다.

연준은 지금까진 리스크(A)는 별로 고민하지 않았는데, 11월 의사록에선 이 고민이 급격히 부상했다는 게 뉴스입니다. 다수 위원들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관련 기사).

거짓말쟁이 파월? : 11월 회의가 이런 분위기였다면 이 회의 직후(11월 3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사실상 거짓말을 한 셈입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중단은 없을 것이고 오히려 시장이 예상하는 최종 금리 수준이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했었습니다(🔗관련 기사). 덕분에 주식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거짓말’을 했을 당시 파월의 고민은 <금리 인상을 멈출 때 멈추더라도, 그 전에 시장이 그런 분위기를 감지하면 안 된다. 사실상 금리를 내려버린 것 같은 축제 분위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였을 겁니다. 앞으로도 금리 인상 속도에 브레이크가 걸리면 걸릴수록 파월의 발언은 연준 내부 분위기와는 달리 더 강경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파월의 말 속에 담긴 의미를 분별해내는 건 앞으로의 금융 시장에서 투자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통찰이 될 겁니다. 향후 파월의 강경한 발언이 전해질 때마다 시장은 그 발언이 ‘말로나마 시장의 분위기를 꺾어놔야만 물가 상승의 불씨를 억누를 수 있다는 파월만의 생각’에서 나온 건지 아니면 ‘파월을 비롯한 연준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나온 건지 구별하려는 고민에 더 빠질 겁니다.

장단기 금리가 서로 비슷해지는 이유 : 경기 침체가 기정 사실이 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곧 멈출 거란 예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요즘 우리나라 은행들은 예금 이자를 1년짜리 정기 예금보다 3년짜리 정기 예금에서 더 낮게 책정합니다. 1년짜리 예금은 5%가 넘기도 하지만 3년짜리 예금은 4.5% 수준입니다(🔗관련 기사). 예금 기간이 길수록 은행은 자금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어 이자율을 높게 지급해왔으니 이상한 현상으로 보이는데요.

사실은 이상한 게 아니라 당연한 겁니다. 당장은 금리가 높지만 3년 후엔 지금보다 금리가 낮을 가능성이 크다는 걸 반영한 겁니다.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도 3년물과 5년물, 10년물의 금리가 거의 같습니다.


🪙 위믹스 상장폐지 사태의 시사점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 주식 시장에 상장된 게임 회사인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위믹스라는 암호화폐가 있습니다. 위믹스는 게임을 열심히 하면 받을 수 있는 코인인데, 거래소에 상장돼 있기 때문에 ‘게임을 열심히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이른바 ‘Play to Earn’이라는 새로운 게임 트렌드를 낳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위믹스가 얼마 전 우리나라 주요 코인 거래소에서 동시에 상장 폐지됐습니다(🔗관련 기사). 우리나라의 5개 주요 거래소들은 코인의 상장 폐지와 관련해 당분간 함께 논의하고 행동하기로 했는데, 이번에 위믹스의 발행량이 당초 알려진 것과 다르다는 게 드러났기 때문입니다(🔗관련 기사).

이 사건은 2가지 시사점이 있습니다. 1️⃣ 코인의 발행량은 코인 발행 회사가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고 2️⃣ 외부에서 감시와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발행사인 위메이드도 위믹스가 상장되자 이 코인을 시장에 팔아 2000억원이 넘는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고, 돈이 필요하자 코인을 아무 공시 없이 추가로 발행해 그 코인을 대출사에 담보로 맡기고 돈을 조달하기도 했습니다.

아무 규제 없이 유통되는 코인의 폐해? : 결국 그 돈은 위믹스라는 코인이 돈이 될 수도 있다고 믿는 코인 투자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거죠. 주식 시장에 상장된 주식도 동일한 구조로 거래되고 발행되지만 코인은 그 가치를 평가할 수 있는 어떤 실체도 근거도 없는데 ‘마치 주식과 같은 것’이란 설명으로 아무 규제 없이 유통되고 아무 기준 없이 상장돼 거래됩니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위믹스라는 코인의 상장 폐지를 결정한 건 이런 관리 부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공시 없이 코인이 추가 발행돼 자금 조달에 사용된 것 때문입니다. 그러나 <어차피 가치를 산정할 기준도, 방법도 없는 코인들이 몇개가 발행돼 있느냐가 그 코인의 가치에 과연 영향을 줄 수 있느냐>는 질문, <어차피 회사가 마음대로 추가 발행할 수 있는 코인인데 사전에 공시를 했다면 결과가 달랐겠느냐>는 질문, <거래소에서 유통되는 다른 코인들은 이런 감시와 관리를 받고 있느냐>는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있는 주체가 없습니다.

주식은 사업의 실체가 있는 회사의 지분이니까 어떤 방식이든 가치 평가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 기업의 가치를 발행 주식수로 나눈 게 주가입니다. 그 회사가 주식을 추가로 발행하려면 그만큼의 현금이 회사로 유입돼야 가능합니다. 그러나 코인은 사업의 수단일 뿐 사업체의 지분이 아니죠. 따라서 그 가치의 실체가 없어서 가치 평가도 불가능하고 아무런 현금 유입 없이도 추가로 발행하는 게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 놓치면 아까운 소식

> 국내 최대 MCN도 결국 권고 사직 : 유튜브 업계에도 경영 한파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트레져헌터, 다이아TV와 함께 국내 3대 MCN 업체로 꼽히는 샌드박스네트워크가 일부 사업을 매각하고 권고 사직을 단행하기로 한 건데요(🔗관련 기사). e스포츠 대회 운영 등 신사업을 종료하고, 브랜드 커머스 부문은 팔기로 했습니다. 개그맨 유병재, 경제 유튜버 슈카 등 유명 크리에이터를 영입하면서 작년 매출 1100억원을 돌파했으나, 구글 광고 수익을 전부 크리에이터에게 주기로 하는 등 과도한 영입 경쟁을 벌인 결과 영업 적자가 재작년 77억원에서 작년 157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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