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key

🔑 인재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key

비대면 면접

바야흐로 인재전쟁 시대입니다. 성장의 시대에는 대기업 중심의 대규모 공채로 사람을 뽑아 기업 내부에서 육성하는 방식으로 채용이 진행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얼마나 빨리 배우고 잘 적응해서 성과를 낼 것인지가 중요했죠.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기업은 생존을 위해 채용의 형태를 바꾸고 있습니다. 뽑아서 육성하던 인적자원 전략 대신 입사 후 바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는 방식으로요.

물론 직무마다 예외는 있습니다. IT 개발자나 엔지니어, 반도체 등 시장의 수요를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는 일부 직무에서는 비전공자라도 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코딩만 할 수 있다면 기업 현장에 투입해 배우면서 일하게끔 하기도 합니다. 다만 이런 경우는 현실적인 대안일 뿐입니다. 기업은 우수한 전문가 한 사람이 열 명, 스무 명의 초급자를 능가한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채용의 형태가 변화하는 과도기에 기업은 앞으로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1️⃣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팬데믹 이전부터 비대면 면접을 운영해왔습니다. 면접 트렌드는 업무 형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이제는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인프라와 업무지원 소프트웨어, 공유 오피스와 재택근무 도구로 전 세계 어디서든 업무 수행이 가능합니다. 전통적인 지역 기반 인재 채용에 연연하지 않고 능력 있는 인재를 영입할 수 있게 된 거죠. 그러니 면접 역시 대면을 고수할 이유가 없게 된 겁니다.

최근 한 채용포털의 조사에 따르면, 비대면 면접 도입 비율이 대기업 67.7%, 중소기업 46.8%에 달했습니다. 실제로 면접관 교육이나 컨설팅을 진행해보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2022년 상반기에도 여전히 전체 고객의 50% 정도가 비대면 면접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채용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IT/플랫폼 기업과 채용규모가 큰 대기업은 비대면 면접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를 보면 비대면 면접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유지될 듯합니다.

비대면 면접에서 유의해야 할 점 : 비대면 면접의 가장 큰 이슈는 기존에 사용하던 발표과제나 집단토론과 같은 과제기반 면접의 공정성과 보안 문제입니다. 대면 면접에서는 지원자들이 대기실에서 인쇄된 형태의 프레젠테이션 발표 문제나 그룹토론 문제를 풀고, 이어서 면접을 보는 방식으로 진행됐기에 과제의 유출 위험이나 타인의 도움, 대리응시 또는 인터넷 검색 등을 통제하기가 비교적 용이했습니다. 하지만 비대면 상황에서는 이런 상황을 통제하기가 어렵죠. 다행히 최근에는 비대면 과제수행 시스템이나 비대면 부정행위 감독시스템 등이 도입되면서 과제 유출이나 부정행위를 상당 부분 통제할 수 있게 됐습니다.

2️⃣ 현업 중심의 직무면접으로 

최근 발표된 기사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채용에서 삼성을 제외한 모든 대기업 그룹사가 수시 또는 상시 채용으로 전환했다고 합니다. 이는 단순히 채용 규모 및 횟수의 변화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필요한 시점에 즉각 현업에 투입할 수 있는 직무역량을 갖춘 인재를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채용의 절차가 간소화되고 지식, 기술, 경험과 같은 전문성 검증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절차에서는 서류전형이나 필기전형보다 면접전형의 평가 비중이 증가하고 있으며, 직무단위 채용이 이뤄져 현업 전문가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저는 작년 하반기부터 기술직군을 중심으로 직무 전문성 면접을 위한 면접관 교육을 설계하고 운영해오고 있는데요. 공채를 폐지한 모 대기업이 직무 관련 전문성을 평가하기 위한 직무면접, 기술면접 교육 설계를 의뢰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기업은 올해 상반기부터 해당 교육을 받은 면접관만 직무면접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교육 이수 후 면접관 인증을 받으면 팀장뿐 아니라 팀원들도 평가자로 면접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면접은 상당한 기술과 훈련을 요하는 고도의 전문적 활동입니다. 그러므로 현업 직무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평가역량 강화 교육은 면접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겁니다.

3️⃣ 일반 성격 검증에서 부적응적 성격요인 검증으로 

최근 들어 개인의 일탈행위가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사례들이 심심치 않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데요. 많은 기업들이 채용에서 지원자의 부적응적 성격요인을 검증할 수 있는 도구를 도입하고자 컨설팅을 의뢰하고 있습니다. ▲직장 내 괴롭힘, ▲탈선적 행동, ▲공격성이나 나태함, ▲편집증, ▲회피성향 등 부정적인 성격 특성들은 조직생활에서 문제로 발현되는 경우가 많은데 일반 성격 검증으로는 알아채기 어렵거든요. 

제가 최근 컨설팅한 기업의 경우는 조직문화와 성과를 저해하는 개인의 일탈적 특성을 모델링하고, 채용 단계에서 검증하기 위한 맞춤형 검사를 도입했습니다. 이러한 면접기법을 부적응성 검증 면접이라고 하는데요. 검사를 기반으로 BEI(Behavioral Event Interview, 행동사건면접, 경험면접)를 실시해서 검증하는 방법과 부적응적 성격 특성이 드러나는 상황을 구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SI(Situational Interview, 상황면접)를 실시하는 방법 두 가지로 나뉩니다.

부적응성 성격요인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성격특성에 대한 심리학적 이해와 높은 수준의 면접 질문 기술과 평가역량을 요합니다. 저는 심리학을 기반으로 부적응적 성격요인에 대한 이론 교육을 진행하고, 부정적 성격특성을 보유한 사람들이 조직에서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에 대한 사례와 시나리오 중심의 모의면접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면접 변화에 따른 기업의 준비사항

그렇다면 기업은 이제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우선 채용 환경의 변화와 및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서 기업에 맞는 면접체계 설계가 선행돼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전문성 면접은 기업에서 어떤 직무를 채용할 것인지, 그리고 그 직무에는 어떤 지식과 기술이 필요한지를 설계한 후 면접도구를 선정하고 개발해야겠죠. 부적응성 성격요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어떤 부적응성 성격요인을 면접에서 검증할 것인지를 설계해야 합니다. 또한 해당 성격요인이 실제로 면접에서 검증이 가능한지에 대해 전문가의 검토를 거칠 것을 권고합니다.

면접체계 설계와 도구 선정이 됐다면, 이러한 도구를 활용해 실제로 면접을 진행할 면접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면접관의 면접역량은 채용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면접은 상당한 기술과 전문성을 요하는 인지적 과정입니다. 따라서 평가요소에 대한 정확하고 깊이 있는 이해와 고도로 훈련된 질문기술 그리고 지원자의 답변에서 평가요소에 대한 근거를 찾아내는 정밀한 평가기술을 갖춘 면접관이 투입되어야만 성공적인 면접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대부분의 면접관 교육이 역량중심의 면접관 교육에만 치중돼 있었고, 면접관이 갖추어야 할 자질이나 태도적인 측면과 같은 면접의 팁을 제공하는 데 그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교육만으로는 앞서 언급한 채용의 변화방향에 대응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면접의 타당도를 높이기도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면접 역량의 능력적 요소와 인성적 요소를 모두 다룰 수 있도록 설계된 오알피연구소의 전문 면접관 교육을 제안합니다. 오알피연구소의 전문 면접관 교육 과정은 실습을 통해 실전에서 높은 평가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면접관 양성을 목표로 산업 및 조직심리학의 선발/평가이론을 기반으로 설계됐습니다. ▲역량 면접 과정, ▲디레일러 면접 과정, ▲시뮬레이션 면접 과정, ▲직무 전문성 면접 과정으로 구성돼 있죠.

면접은 채용 의사결정의 최종 단계이자, 면접관과 지원자가 직접 상호작용하는 역동적인 과정으로 직무에 필요한 지식, 기술, 경험과 역량, 성격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무대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무대의 주인공은 훈련된 면접관이고, 그의 무기는 잘 설계된 타당도 높은 면접 도구입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잘 훈련된 면접관은 그 어떤 도구보다 높은 타당도를 보여준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구글과 같은 기업에서도 가장 중요한 채용 도구로  동료 면접을 포함해 많게는 10차까지 집요하고 끈질기게 면접을 하는 것이죠. 

전환의 시기에 채용면접의 변화방향은 결국 면접의 본질에 충실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누가 평가할 것인가. 이 3가지 질문이 채용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일 것입니다. 

✍ 김보경 : 오알피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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