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음원 스트리밍 기업의 변신?

🎵 세계 1위 음원 스트리밍 기업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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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셧 다운’ 스포티파이 글로벌 차트 1위”
“(여자)아이들 ‘톰보이’, 스포티파이 1억 스트리밍 돌파” 

가요계 소식을 접하다 보면 빠지지 않는 단어가 있죠? 바로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스포티파이(Spotify Technology S.A)입니다. 오늘은 세계 1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최근 오디오 콘텐츠 기업으로 변신 중인 스포티파이를 알아보겠습니다.

스포티파이의 사업 구조

2006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설립된 스포티파이는 오디오 아티스트, 크리에이터들이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 플랫폼입니다. 스포티파이 이전의 음원 스트리밍 시장은 불법 스트리밍이나 불법 다운로드가 대부분이었는데요. 스포티파이는 언제 어디서나 고품질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음원 스트리밍 시장의 새 표준을 만들었단 평가를 받습니다.

현재 스포티파이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심으로 팟캐스트, 오디오북 등 오디오 콘텐츠와 광고 사업 등을 하고 있습니다. 주 수입원은 구독입니다.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해 현재 월간 사용자가 4억명이 넘고, 이중 44%가 유료 서비스를 사용 중입니다.

작년 매출은 97억유로(약 13조7000억원)이며 영업 이익과 순이익은 손익 분기점을 살짝 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적에서 매출은 28억6000만유로(약 4조원)였습니다. 중남미 지역과 유럽에서 다시 가입자가 늘어났는데요. 이중 광고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약 30% 이상 증가한 3억6000만유로였습니다. 3분기엔 월간 활성 사용자가 약 1700만명 증가해 총 4억5000만명에 달할 걸로 예상됩니다.

이런 상승세는 팬데믹이란 환경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큽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코로나 기간 대표 수혜 업종으로 꼽힙니다. 다만 코로나 확산이 전 세계적으로 감소하면서 스포티파이는 단순 음원 스트리밍이라는 콘텐츠 제공에서 벗어나 사용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때문에 아티스트나 크리에이터가 스포티파이를 통해 자기 콘텐츠를 독점 제공하고 더 많은 수익을 올릴 형태의 플랫폼으로 변신하고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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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의 최대 강점으로 여겨지는 AI 알고리즘 역시 지속 강화 중입니다. 스포티파이는 사용자의 청취 형태를 학습해 더 나은 음악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개발되는 알고리즘은 광고 비즈니스나 팟캐스트 추천 같은 다른 사업 영역에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팟캐스트, 오디오북으로 사업 확장 : 스포티파이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로 성장했지만, 이 분야는 경쟁이 치열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대형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다수 존재하므로 스포티파이 역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로만 수익을 내고 플랫폼을 키울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2018년부터 스포티파이는 팟캐스트에 투자해 음악 외 다른 오디오 콘텐츠를 추가하기 시작했습니다.

팟캐스트는 혁명적이거나 새로운 콘텐츠는 아닙니다. 하지만, 청취자의 취향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면 효율적인 온라인 기반 오디오 콘텐츠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팟캐스트의 다양성을 고려하면 ‘현 시대에 적합한 라디오’와 같은 위상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팟캐스트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넘어설 핵심 요소로 자리 잡으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유명 팟캐스트 진행자들과 계약했지만 개인적 물의를 빚거나 정작 별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팟캐스트 매출은 작년 약 2억유로를 달성했지만, 기업 인수나 진행자 계약으로 인한 비용이 크게 늘었습니다. 

앞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발굴과 더불어 팟캐스트로 인한 광고 매출을 늘린다면 팟캐스트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스포티파이는 올해 1분기 팟캐스트에서 수익화 비중이 14%라고 밝혔습니다. 팟캐스트에 광고를 추가할 여력이 충분하며, 광고를 늘리면 수익성은 개선될 수 있습니다. 

오디오북으로의 확장도 향후 스포티파이에 매우 중요한 사업이 될 겁니다. 스포티파이는 오디오북 시장에서 많은 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 중입니다. 오디오북 시장은 2027년까지 약 15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스포티파이는 오디오북 플랫폼인 ‘파인드어웨이(Findaway)’를 인수하고 현재 약 30만개 이상의 오디오북 콘텐츠를 확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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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은 광고 사업의 몫 : 향후 스포티파이의 광고 사업은 팟캐스트와 오디오북이 주력이 될 겁니다. 사용자는 오디오북을 무료로 사용하려면, 광고를 반드시 청취해야 합니다. 현재 스포티파이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구독 모델로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음악이라는 상품은 음반 회사와 유통사에 지급해야 하는 저작권 금액이 상당합니다.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외에 오리지널 콘텐츠를 기반으로 저작권 확보해 매출을 온전히 올릴 수 있는 팟캐스트와 오디오북은 매력적인 사업입니다.

올해 초 스포티파이는 팟캐스트 광고 관련 기업 ‘팟사이츠(Podsights)’와 ‘차터블(Chartable)’을 인수했는데요. 두 기업은 팟캐스트 광고와 관련해 청취자의 행동을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 중입니다. 스포티파이는 팟캐스트 광고 플랫폼에 기술을 연동해 더 많은 사용자를 대상으로 적합한 광고를 제공하고, 광고주로부터 더 많은 광고를 유치해 매출을 올릴 듯합니다.

spotify podcast

아직 스포티파이의 광고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13% 정도입니다. 하지만 최근 광고 매출이 크게 성장 중이며, 스포티파이의 전략은 음원 스트리밍에서 오디오 콘텐츠로 바뀌고 있습니다. 앞으로 구독자를 계속 추가하는 전략은 유지되겠지만 구독자가 무한히 늘어나는 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향후 스포티파이의 사업 구조는 B2C 영역인 사용자 구독 모델에 더해 오디오 콘텐츠 판매와 광고로 인한 기업 대상 매출 등 B2B 영역이 상대적으로 커질 겁니다. 

스포티파이를 만든 두 사람

스포티파이의 공동 창업자 다니엘 에크(왼쪽), 마틴 로렌트존(오른쪽)

스포티파이의 핵심 인물은 창업자인 다니엘 에크와 공동 창업자인 마틴 로렌트존입니다. 다니엘 에크는 어린 시절 프로그래밍을 배워 직접 홈페이지를 만들어 팔아 돈을 벌 정도로 실력 있는 엔지니어입니다. 온라인 광고 회사와 P2P 기반 서비스를 개발해 다른 기업에 매각해 엑시트를 해 백만장자가 됐습니다. 스포티파이로 음악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가 된 다니엘 에크는 자신은 재능이 뛰어나거나 카리스마가 강한 인물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대신 시간 계획을 세우면 철저히 지키고,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갖는 성격이라 하는데요. 친목 모임이나 미팅을 진행하는 것보다 혼자 책을 읽고 생각하는 시간을 확보하는 편이라 밝힌 적 있습니다. 

또 다른 창업자인 마틴 로렌트존은 다니엘 에크의 광고 회사를 인수한 트레이드더블러를 창업한 경험이 있는데요. 다니엘 에크의 회사를 인수하고 그의 진가를 알아본 마틴 로렌트존은 창작자와 사용자 모두 즐길 수 있는 스포티파이를 함께 설립합니다. 

다니엘 에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마틴 로렌트존은 1990년대 검색 엔진 서비스의 시초인 알타비스타에서 일한 실리콘 밸리 출신입니다. 1999년 스웨덴에서 창업한 트레이드더블러는 스웨덴 최고의 수출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었는데요. 그는 자신의 지분을 팔아 7000만달러 이상의 자산을 확보했습니다. 초기 스포티파이 직원 급여와 사무실 비용, 음원 라이센스 비용 등을 지원한 그는 다니엘 에크가 2013년 CEO를 맡기 이전까지 2006년부터 스포티파이의 CEO를 역임했습니다. 

주요 경쟁사는?

유튜브뮤직, 틱톡

스포티파이는 음원 스트리밍 업계 강자이지만, 애플 뮤직, 아마존 뮤직, 판도라 등 여러 경쟁자가 있습니다. 이 구조가 오래 지속되고 있는데 최근 가장 강력한 경쟁사는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유튜브 뮤직입니다. 유튜브 뮤직은 영상 플랫폼인 유튜브와의 시너지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틱톡 같은 숏폼 기반 영상 소셜 미디어 역시 스포티파이의 경쟁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틱톡은 소셜미디어 서비스지만, 최신 유행곡이 틱톡에서 탄생할 만큼 음악 업계에 큰 파급력을 행사하기 시작했습니다. 틱톡이 틱톡 뮤직이라는 별도의 상표를 출원하고 자체 음악 서비스를 출시할 거라 예상되는데요. 이제 스포티파이는 유튜브와 틱톡이라는 강력한 서비스와 경쟁을 펼쳐야 합니다. 

스포티파이의 미래는?

스포티파이의 주가는 365달러를 기록했던 작년 최고점에서 약 76% 하락한 상태입니다. 경기 침체와 기술주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스포티파이의 가입자 수, 매출 등 실적은 지속해 늘어나고 있습니다. 주가 대비 매출과 총이익은 상승했기 때문에 현재 밸류에이션은 적정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여전히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스포티파이의 입지는 탄탄합니다. 오디오 플랫폼으로 성장하면서 추가될 새로운 카테고리도 많습니다. 팟캐스트와 오디오북 외에 뉴스, 라이브 공연, 영상 콘텐츠, 콘서트 티켓 판매 등 다양합니다. 

특히, 최근 스포티파이의 행보를 보면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를 위한 구조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개인 팟캐스트 진행자나, 음악가들이 스포티파이의 지원을 받고 스포티파이에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국가에 진출해있지만, 아직 인터넷 사용자와 스트리밍 서비스 사용자가 더해질 지역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2011년 스포티파이가 처음 미국에 진출했을 때 스트리밍 시장 규모는 약 6억달러였고 전체 음반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에 불과했습니다. 2020년 기준 스트리밍 시장은 134억달러 규모로 전체 음반 산업의 62%입니다. 

스포티파이의 성장 여력은 아직 충분합니다. 그만큼의 시장과 사용자가 있습니다. 다만, 유튜브와 틱톡 같은 영상 중심의 서비스와의 경쟁이 관건입니다. 공교롭게도 유튜브와 틱톡은 자체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준비 중에 있습니다. 결국 음악 시장에서 두 기업과의 대결에 따라 스포티파이의 성장이 지속되거나 둔화할 겁니다. 스포티파이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외에 앞으로 어떠한 서비스를 출시하는지 주목함과 동시에 유튜브와 틱톡이 음악 산업에서 어떠한 행보를 보이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윤준탁 : 음악추천 서비스 ‘핀플리’를 개발하는 크레바스에이아이의 공동창업자이자 COO. 중앙일보와 LG CNS에 IT 칼럼을 연재중이며, ‘웹3.0 레볼루션’, ‘한 권으로 끝내는 디지털 경제’ 등을 집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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