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사람을 뽑는 시대가 왔다

🦾AI가 사람을 뽑는 시대가 왔다

면접보는 사람들 일러스트

국내 ‘HR+AI 테크’의 선두주자, 제네시스랩이  ‘AI to HR, 변화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기업 인사담당자 대상 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제네시스랩은 AI 영상면접 솔루션 기업인데요. 이날 행사에서는 AI를 활용한 HR 혁신 사례를 공유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66년 전인 1956년, 미국의 컴퓨터⋅인지 과학자 존 매카시는 AI를 ‘지적인 기계이자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술’로 정의했습니다. 그 후 AI는 총 3차례의 붐과 정체기를 거쳐 지금의 이르렀습니다. 3차 AI붐 화두는 머신러닝과 딥러닝입니다.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해 AI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인간의 뉴런과 비슷한 인공신경망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겁니다. 데이터 분석은 물론 로봇, 자율주행차, 창작 영역까지 AI의 활용 범위가 확장하고 있죠.

HR도 예외는 아닙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재택근무, 퇴사, 새로운 규제, 정신건강, 인재 유치 등 다양한 HR 이슈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를 보다 편리하게 해결하기 위한 AI 기술이 접목된 소프트웨어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정 직원의 퇴사율을 예측한다거나 직무 변경을 추천하는 등 고도화된 분석이 가능해지는 날도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컨퍼런스에 참여한 사람들

HR에서 AI가 필요한 이유 : 채용시장에서 AI를 도입하게 된 데에는 크게 네 가지 배경이 있습니다.

1️⃣ 채용비리 근절, 공정한 기회 부여 등 채용의 공정성과 타당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전보다 커졌습니다. 지원자들은 자신의 역량을 증명할 전형과 기회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느낍니다. 짧은 시간 동안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면접 결과에 의문을 품기도 하고, 전형 과정에서 시·공간적 부담을 느끼기도 합니다. 

2️⃣ 객관적인 평가 기준의 필요성을 느끼는 건 면접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면 면접에서 지원자 역량 검증에 제공되는 시간이 매우 부족합니다. 또 면접관마다 사람을 보는 기준이 다르므로 논의를 하는 데 공수가 많이 들고, 결과에 타당성을 밝히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3️⃣ 채용 방식 변화도 객관적인 평가 방식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 요인 중 하나인데요. 최근 채용 트렌드는 대규모 공채보다는 개별 직무에 초점을 맞춘 수시채용입니다. 수시 채용은 공채 대비 지원자 수가 적어 상대평가가 어렵기 때문에 개별 지원자를 평가할 수 있는 절대적인 기준이 필요해졌습니다.

4️⃣ 마지막으로 코로나와 함께 활성화된 비대면 전형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채용의 큰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AI를 활용하면 보다 효율적으로 비대면 채용을 활용할 수 있겠죠.

실제로 AI가 사람을 뽑는다면?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국내에서도 AI를 접목한 채용 사례가 몇 가지 있습니다. 민간 분야와 공공 분야의 대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민간분야  : LG유플러스는 2019년 하반기부터 신입 공채에 AI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모집/홍보 → 인적성검사 → 1차 면접 → 인턴십·최종 면접 순으로 진행됐었는데요. 이 과정에 ‘AI 영상 면접 과정’을 새로이 투입했습니다. AI 영상 면접은 ‘AI를 통한 소프트 스킬 평가’와 ‘채용부서 주관 직무준비도 평가’로 이뤄지는데요. AI가 지원 직무에 대해 질문하고 지원자의 답변 내용을 채용부서에서 직접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때 질문은 심층 인터뷰 기법인 행동사건면접(BEI : Behavioral Event Interview) 형태로 이뤄졌는데요. 시간이 부족했던 1차 대면면접 과정을 보완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실제로 AI 도입 이후 입사한 직원들의 소프트 스킬 점수와 면접 합격률을 비교해 봤는데요. 상관계수가 0.5로 나타났습니다. BEI 점수 구간과 전형단계별 응시자 비중도 상관계수가 0.6으로 나타나 AI 전형이 면접 과정에서 유의미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공공 분야 : 공공 분야에서 AI를 채용에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곳은 군대입니다. 과거 군대는 장교와 부사관을 채용할 때 우수 지원자 식별을 위해 3단계로 구조화된 면접평가를 진행했습니다. 면접 단계별로 30분 이내의 제한된 시간 동안 지원자들의 특성을 파악해야 했죠.

문제는 장기복무자 선발 등 지원자가 많을 경우 발생했습니다. 면접을 진행할 인력이 부족해 채용업무를 상당 부분 예하 부대에 위임해야 했습니다. 아무리 면접 관련 교육을 진행하더라도 부대별로 면접위원의 수준이 다르고 단기간 교육만으로 전문면접위원을 육성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인사부에서는 매년 실시되는 면접평가 준비와 진행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해왔고요. 

이에 군에서는 2019년부터 AI를 활용해 병과와 특기별 우수근무자의 특성을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군에서 요구하는 인재유형을 정립하고 지원자 중 군에 적합한 우수인재를 선발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기존 3단계 면접을 1단계로 축소하고 AI 면접으로 얻은 지원자의 정보를 바탕으로 사람이 최종 판정을 하도록 바꿨습니다. 이로써 ‘기계가 사람을 평가한다’는 윤리적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었죠.

군은 역량모델링과 데이터 수집을 보다 다각적으로 활용해 AI 채용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이미 올해 사관생도, 학군사관/부사관 선발에 직접 개발한 AI 엔진을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HR+AI의 핵심은 공정성

다만 HR에 AI를 접목할 때에는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먼저 개발 단계부터 윤리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합니다. 범용적인 윤리 가이드라인을 염두에 두지 않고 제작된 AI는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되고 있습니다. 윤리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공정하게 학습시켰는지 설명이 가능한가’에 있습니다.

특히 HR 영역은 분석 대상이 사람이기 때문에 데이터만 갖고 분석하는 마케팅 등 여타 분야와는 조금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즉,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지까지 추정이 가능해야 비로소 공정성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가 면접 영상을 보고 지원자의 비언어적 행동, 응답 내용 등을 분석했다면 어떤 이야기가 점수에 영향을 미쳤는지 밝힐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AI가 의도치 않은 부분을 학습함으로써 생기는 편향 문제도 공정성에 중대한 차질을 빚을 수 있으므로 이를 제거하는 연구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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