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손정의 의기투합! GAFA넘을까?

🤝 이해진-손정의 의기투합! GAFA넘을까?

온라인 커머스 일러스트

이해진과 손정의의 의기 투합 :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의 대항마’로 기대를 모으는 기업이 있죠. 바로 Z 홀딩스입니다. 이 회사는 작년 3월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LINE(라인)과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자회사 야후재팬의 경영통합을 통해 출범했습니다. 현재 Z 홀딩스 지분 65%를 보유한 지주회사 A 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합작사로, 두 회사가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갖고 있습니다. A홀딩스의 공동대표 겸 이사회장은 네이버 창업자 이해진 글로벌 투자책임자(GIO)가 맡았습니다. 요즘 이 Z 홀딩스의 청사진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일본 기업들은 회계연도가 매년 4월 시작해서 이듬해 3월에 끝나는데요. Z 홀딩스의 올해 회계연도 1분기(4~6월) 실적 발표에서 이 회사가 그리는 큰 그림이 포착됐습니다. Z홀딩스는 검색 포털과 SNS 플랫폼에 핀테크(금융 기술)를 융합한 IT 기업입니다. 1️⃣광고 사업(미디어), 2️⃣커머스, 3️⃣전략사업(핀테크) 등 사업 카테고리를 세 가지로 구분해 공시 중입니다. 모두 글로벌 테크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는 분야죠. 지금까지는 세 분야 중 라인과 야후재팬을 필두로 한 광고, 미디어를 주력으로 내세웠습니다.

광고에서 커머스로 타겟 전환

이번 분기 Z 홀딩스의 조정 EBITDA 865억엔 중 라인과 야후가 이바지한 비중은 75.3%입니다. 전체 매출을 기준으로 라인이 12.5%, 야후가 24.1%를 차지한 걸 생각하면 Z 홀딩스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입니다.

비중은 제일 높더라도, 야후의 광고 사업 성장세는 주춤하는 모양새입니다. 야후 경영진들은 검색 광고는 안정적이라고 밝혔습니다만 지표를 보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비즈니스 데이터 플랫폼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검색 엔진 시장에서 야후의 점유율은 16.6%였습니다. 76.1%를 차지한 구글에 이은 2위이긴 합니다만, 작년 9월 점유율이 20%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검색 엔진 시장도 안정적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게다가 디스플레이 광고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0.1% 늘어나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그것도 자동차 등 보수적인 광고주들이 유지한 덕이라고 하네요.

반면 라인의 광고 사업 부문 성장률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3% 올랐습니다. 디스플레이 광고는 전년 대비 9.2%, 기업⋅SMB용 계정 광고 사업은 23.3% 성장했습니다. 

종합적으로, Z 홀딩스의 경영진들은 향후 라인과 야후의 광고 사업보다는 커머스 사업에 미래 역량을 집중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번 분기 투자 집행 금액의 70%를 커머스 사업에 몰아줬거든요. 광고 사업의 투자액은 전체의 20%에 불과했고요. 

커머스의 중심에서 라인을 외치다

이 커머스의 중심에는 라인이 있습니다. 라인의 글로벌 커머스 사업 거래금액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89%나 증가했거든요. 카카오톡 선물하기와 비슷한 LINE GIFT의 총 거래 금액도 전년 대비 82% 늘었고요. 

라인의 이용자 수는 9200만명. 야후 검색 엔진이나 웹 방문자 수 5500만명과 페이페이 포인트 사용자 수 4865만명과 비교할 때 월등히 앞섭니다. 어느 나라든지 특정 메신저에 쏠림 현상이 나타납니다. 게다가 모바일 서비스는 도달률이나 전환율이 높은 편이고요. 이런 점을 고려하면 Z 홀딩스가 라인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건 당연한 수순으로 보입니다.

지난 6월 말 기준 야후와 페이페이 이용자는 72%가 겹칩니다. Z 홀딩스는 앞으로 라인-야후-페이페이 중복 이용자 비중을 80%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예상대로 이뤄진다면 최근 별도 자회사로 편입한 페이페이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더 나아가 커머스 사업이 광고 사업을 확장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Z 홀딩스가 제공하는 광고의 종류는 검색-디스플레이-모바일 메신저 계정 등인데요. 여기에 커머스가 결합한 광고를 도입해볼 수 있습니다. Z 홀딩스는 이미 이번 실적 발표에서 커머스와 광고의 결합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커머스 광고는 디지털 광고 버티컬에서 중요한 시장 중 하나입니다. 선례로는 아마존과 유튜브가 있는데요. 두 기업은 작년 광고 부문에서 각각 310억달러(약 42조원), 290억달러(약 38조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라인과 페이페이의 동침

이번 Z 홀딩스 실적 발표의 또 다른 화두는 Z 홀딩스의 핀테크 사업 부문 페이페이였습니다. 라인과 페이페이는 Z 홀딩스의 우산 아래 경쟁자와 협력자로 함께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치 ‘E-GMP’라는 플랫폼을 공유하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기자동차 제품군처럼 말이죠. 

이 시장의 압도적인 1위 사업자 라쿠텐을 따라잡기 위한 전략인데요. Z 홀딩스는 일차적으로 올해 말까지 페이페이와 라인의 계정을 연동해 라인 고객을 페이페이로 유도할 계획입니다. 또한 암호화폐 등 차세대 핀테크 사업도 라인-페이페이 연계를 통해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령 라인 내 가상 자산 구매를 페이페이로 한다거나 라인의 가상 자산 플랫폼에서 포인트를 페이페이로 이관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혹은 페이페이 내 NFT 구입 메뉴를 여는 것도 가능할 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라인과 페이페이를 완전히 통합하는 건 어려울 겁니다. 규제 이슈가 있기도 하고 서비스의 디테일 측면에서 일부 다른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용자 경험(UX)을 디자인하는 방식이 상이합니다. 라인은 커뮤니케이션과 QR 결제를 기반으로 성장해 인터넷은행으로 발전한 케이스입니다. 반면 페이페이는 야후 경매에 참여하려는 이용자의 편리를 위해 론칭했다가 은행으로 확장한 서비스입니다. 그러므로 통합보단 두 서비스의 느슨한 연동을 통해 파이 확대에 주력할 전망입니다. 경쟁사인 두 서비스가 서로 협력하며 라쿠텐에 맞서 규모를 키워나갈 수 있을까요?  

Comment : 라인은 광고, 커머스, 핀테크까지 Z 홀딩스의 심장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페이페이의 급부상 때문에 핀테크 분야의 교통 정리는 어느 정도 필요해 보이지만, 좀 더 구체적인 성과는 시간이 지나야 보일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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