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은 하고야 마는 MZ세대와 일하는 법

🙅‍♂️할 말은 하고야 마는 MZ세대와 일하는 법

회의하는 젊은 사람들

최근 북미에서 흥미로운 설문조사가 있었습니다. MZ세대를 대상으로 특정 상황이 주어졌을 때 의견 표현을 하겠냐고 물었는데요. 경영자가 추구하는 방향에 동의할 때에는 85%가 적극 의사 표현을 하겠다고 했고, 반대의 경우 즉 경영자의 뜻에 반하는 의사 표현일지라도 82%가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응답했습니다.

이같이 생각을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특성을 ‘구성원 행동주의’라고 합니다. 조직 안에서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같은 의견을 공유하는 이들과 자발적으로 연대-교류하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국내외를 막론하고 MZ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이들은 단순히 본인의 직업안정성이나 경제적 이익에 관해서만이 아니라, 조직이 추진하는 사업방향이나 조직문화 등 주제가 무엇이든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세웁니다.

방법은 다양합니다. 전사 구성원에게 메일을 보내기도 하고 모두가 드나들 수 있는 메타버스 작업공간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MZ세대는 때로 예상하지 못한 방법을 동원하기도 하는데요. 대표적으로 외부 SNS나 미디어 채널이 있습니다. 최근 한 국내 대기업 구성원은 해외 유튜버에게 회사에 대한 요구 사항을 대신 전달하는 영상을 의뢰해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또한 사내에서 공유된 메일의 원문이 외부 커뮤니티 채널에 그대로 공개된 적도 더러 있는데요. 이 때문에 내부의 조직문화 이슈가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하죠.

MZ에게 라떼 방식은 통하지 않아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게 너무나 편하고 당연한 MZ세대가 조직의 주류가 되면서 조직문화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최근 국내 한 그룹에서 MZ세대가 기존 노동조합과 다른 별도의 조합을 만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이처럼 예전에는 급여나 복리후생, 일하는 방식과 관련해 노동조합 같은 대표 집단이 이슈를 감지하고 의견을 수렴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면, 이제는 몇몇 대형집단을 통해 이슈 파악이 어려워졌습니다. 

또한 이슈가 외부로 확산돼 브랜드 이미지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많은데요. 내부적으로는 작고 사소한 것처럼 여겨진 문제도 외부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매우 크고 중요한 위협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인사⋅조직문화⋅노무조직은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까요? 과거에는 주로 구성원들의 의견을 구하고 수렴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각종 설문조사나 면담기법, 혹은 주니어보드(junior board)*가 대표적이죠. 이런 접근은 모두 전사 또는 단위조직 차원의 인식이나 분위기, 공통의견을 확보하는 데 유효한 접근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도구에 능한 MZ세대 구성원들의 집단행동 속도까지 따라잡기는 쉽지 않습니다.

📌 주니어보드 : 2030 젊은 직원을 대상으로 상향식 의견 표출과 수평적 소통을 통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

구성원 행동주의, 긍정적으로 활용하려면?

앞으로는 조직의 모든 사업과 전략, 조직구조와 시스템 변화 방향이 투명하게 공유되고, 실시간에 가까운 의견제시와 피드백이 가능한 환경이 요구될 겁니다. 기성세대가 MZ세대의 구성원 행동주의에 많은 우려를 표하기는 하지만, 사실 구성원 행동주의는 긍정적인 측면이 더 많습니다. 사전에 구성원들의 의견을 확인하고 적합한 대응을 한다면 불필요한 논쟁이나 이슈는 발생하지 않을 겁니다.

1️⃣ 정보를 공유하라 : 그러려면 구성원들의 일상과 업무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전사적 차원의 변화나 계획이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에는 대개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경영진 간에만 공유되고 결정됐었는데요. 실제 업무수행은 경영진에 의해 이뤄질지라도 그 과정에서 발생한 기록과 내용은 전 구성원이 함께 알고, 누구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합니다. 그래야 구성원들이 조직이 추구하려는 일이나 사업의 방향성을 지지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테니까요.

2️⃣ 자발적인 참여자를 확보하라 : Z세대 구성원들은 ‘나’라는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에 집중하고 같은 지향점을 가진 이들과 교류하고 연대하는 걸 즐깁니다. 따라서 앞으로 구성원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조직은 자신들이 중시하는 가치를 동일하게 추구하는 조직, 그리고 일상-업무에서 이 가치를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조직일 겁니다. 이는  조직의 존재 이유, 사업 전략과도 연계되는 가치입니다. 즉 다른 조직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것이죠. 

예컨대 ‘수평성’ ‘도전’ ‘창의’ ‘존중’ ‘배려’ 등 일하는 방식과 관련된 가치는 분명 중요합니다만 어느 기업에서든 강조하거나 모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전 세계 누구나 경험 가능한 식물과 자연 기반의 일상생활 구현’은 모든 조직에서 추구할 수 있거나 추구할 필요가 있는 가치는 아니죠. 

MZ세대는 조직의 이러한 가치가 본인의 가치와 일치한다고 느낄 때,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해당 기업의 일하는 방식이나 근무환경, 재직자들의 실제 평가를 검색해보고, 이를 공유하려는 성향을 가진 이들입니다.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조직도 추구하고, 자신의 일상-업무환경에서 이를 체감할 수 있을 때, 이들은 자발적으로 조직과 업무환경을 외부에 전파하게 될 겁니다.

인사담당자들이 고려할 사항은?

구성원 행동주의에 대응하는 환경이 실제로 구축된다면 연봉이나 복리후생 때문에 이탈하는 구성원은 있을지 몰라도, 최소한 함께 일하는 사람이나 업무방식 문제로 이탈하는 구성원은 확연히 줄 겁니다. 그리고 인사담당자들은 남아있는 이들이 왜 조직에 남아 능동적으로 일하는지 관찰하면서 그들이 더욱 일에 몰입하고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죠. 

이런 관심은 채용 과정부터 고려되면 더욱 좋을 텐데요. 우리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를 분명히 하고 이것이 실제로 경험 가능한 환경임을 구직자들에게 제시하는 겁니다. 그러면 조직의 가치와 철학에 동의하는 이들이 내부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공유와 함께 유입될 겁니다. 

앞서 언급한 과제들이 현 시점에서 인사, 조직문화, 노무 담당자들이 고려해야 하는 전부는 아닙니다. 그러나 필요하고 유효한 접근임은 틀림없습니다. 지금 회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변화와 노력들을 차례차례 점검해보세요. 만약 이 글에 나온 내용이 고려되지 않았다면 함께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게 MZ세대와 함께 일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안영규 : 조직문화공작소 수석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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