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 대출금리 급등할까 너무 걱정마세요

한국은행이 비교적 큰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한 건 맞아요. 빠른 금리 인상이 금융 안정에 부담이라 신중해야 했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변동금리 대출이 많죠. 기준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속속 올라가면 원리금 부담이 크게 증가할 거란 우려도 제기됩니다. 그러나 다음 이유들로 기우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출금리는 주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에 일정 마진이 붙어 설정됩니다. 우리나라 은행은 대출 조달 재원을 주로 예금에서 마련하는데, 예금은 만기가 1년 이상짜리가 많아서 예금금리가 그리 빨리 오르내리지 않습니다. 때문에 기준금리가 많이 올라도 예금금리는 급격히 오르지 않고,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 역시 빠르게 상승하지 않게 됩니다. 이는 은행이 대출금리를 완만히 올릴 수 있는 요인입니다.

실제로 작년 8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후 평균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상승 폭은 기준금리보다 훨씬 작습니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올라도 이자 상환 부담은 완만히 증가한다는 거죠. 물가 상승률이 높아지면서 대출자들의 명목소득 역시 늘게 된다는 점도 이자 부담을 완화시켜 줍니다. 다만 미국처럼 은행이 단기 자금 시장에서 조달하는 자금이 많다면 기준금리 상승이 대출금리를 빠르게 상승시킬 겁니다. (그러나 미국은 가계 부채 비율이 낮고 고정금리 대출이 많으며 기업의 은행 대출 의존도가 낮다는 점 등이 빠른 기준금리 인상의 충격을 줄여주고 있습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40년 저금리 틀 바꾸는 인플레

인플레를 억제하려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해 수요를 줄여야 합니다. 그런데 수요가 감소하려면 실질금리란 게 올라가야 합니다. (실질금리=명목금리-물가 상승률) 그래서 중앙은행이 실질금리를 키우려면 물가 상승률보다 더 빨리 명목금리를 올려야 합니다. 미국을 볼까요. 물가 상승률은 작년 초 2%대에서 최근 8.6%로 올랐습니다. 헌데 기준금리는 0%에서 1.75%가 되는 데 그쳤습니다. 실질금리는 오히려 4.25%p 하락한 거죠.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명목금리를 0.5%에서 2.25%로 1.75%p 인상했지만 물가 상승률에 한참 못 미칩니다. 이러다 보니 현재 각국 중앙은행들이 실질금리를 최소한 플러스 상태로라도 유지하려 명목금리 인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겁니다.

부랴부랴 명목금리를 올려야만 하는 이유는 세계 중앙은행들의 기나긴 공격적 저금리 정책 탓입니다. 지난 40년간 인플레 위험이 거의 없었기에 유지됐던 정책이죠. 그러나 비교적 최근 대두된 보호무역주의, 미·중 무역 분쟁, 코로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균열이 생기면서 인플레가 심각해졌습니다. 이제 상당 기간은 기존의 초저금리 상황을 기대하긴 어려울 겁니다. 주식·부동산 등 자산 투자도 40년간의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 높아진 인플레와 금리를 바탕으로 근본적으로 재편돼야 할 겁니다.

정영준

그레이웨일 대표·전(前) 블라인드 공동대표

🍯 1위 OTT 쟁탈전 ‘꿀잼’이겠네요

​SKT와 지상파 3사가 만든 웨이브와 KT와 CJ의 연합이라 볼 수 있는 티빙. 두 서비스의 국내 1위 OTT 쟁탈전은 ‘꿀잼’이 예상됩니다. 티빙과 시즌이 합병하면 보유​​ 콘텐츠뿐 아니라 ​신규 오리지널 컨텐츠의 공급이 늘어납니다. ​​​KT와 CJ의 마케팅과 세일즈 역량도 더해지겠죠. 물론 웨이브도 SKT가 있는 만큼 마케팅과 세일즈에선 밀리지 않을 터. 결국 오리지널 컨텐츠 흥행에서 승부가 갈릴 것 같네요.​

옛날 드라마, 예능을 즐기는 사람들을 노린다면 웨이브에겐 지상파 3사 콘텐츠가 좋은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상파 자회사들이 과거 콘텐츠로 유튜브에서 쏠쏠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만큼, 웨이브에 독점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건 큰 결단이 필요해보입니다.

강승희

퀀트 트레이딩 스타트업 Teyvat Labs 대표

진짜 잘해야 살아남을 OTT 시장

OTT 비지니스의 코어엔 컨텐츠와 수익 모델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도 있습니다. 진짜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티빙의 주요 경쟁사는 넷플릭스일 테지만, 미래엔 디즈니+나 애플 등 다른 글로벌 회사들과도 겨루게 될 겁니다. 게다가 쿠팡·카카오 등 국내 업체들도 떠오르고 있습니다. 피 튀기는 경쟁에 출혈도 생길 겁니다. 그러나 수천억원씩 적자를 계속 용인할 수 있는 국내 OTT 업체는 거의 없겠죠. 티빙과 시즌이 선제적으로 의사결정을 잘한 것 같습니다. 특히 어려운 경제 상황으로 투자금 감소가 예상되는데 합병을 통한 비용 절감도 중요한 포인트였을 것 같습니다.

커머스와 연결된 비지니스 모델이 아니라면, ‘결국 글로벌라이제이션을 누가 먼저 시도할 것인가?’ ‘누가 더 매력적인 컨텐츠를 확보할 수 있는가?’ ‘어떤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는가?’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국내 OTT 회사의 업그레이드 수준이 결정될 겁니다. 넷플릭스와 경쟁 가능한 국내 OTT 업체로 성장하길 응원합니다.

손기정

리테일테크 스타트업 지오코리아 대표

🎞 헐리웃 작품 1편=국내 10편

OTT 서비스 핵심은 컨텐츠입니다. 스트리밍 기술이나 가격을 논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컨텐츠입니다. 전세계 2억명이 사용 중인 넷플릭스는 매출의 70% 이상을 (수익의 70%가 아닙니다) 자체 컨텐츠 제작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7000억가량을 투자해 오징어 게임이란 과실을 얻었죠. 양질의 컨텐츠를 확보하는 방안으로는 대략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제작사 라이센스 구매 2️⃣투자를 통한 판권 소유 3️⃣자체 컨텐츠 제작

미디어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냉정히 얘기 했을 때 한국은 가성비 좋은 컨텐츠 제작 공장이라고 평가합니다. 헐리웃 작품 1편을 제작하는 비용이 국내 10편과 맞먹는다는 거죠. 이 맥락에서 국내 OTT 업계가 넷플릭스·디즈니+ 등 해외 공룡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어떤 강점을 지녔는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결국 OTT 비즈니스는 로컬이 아닌 글로벌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거대 자본을 안고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해외 OTT 서비스 기업과 경쟁하기엔 아마 무리가 있을 겁니다. 때문에 국내 OTT 서비스 기업들은 합병이나 서비스 통합, 국내외 드라마 제작사 인수·공동 제작 등의 방식으로 맞서야 하지 않을까요.

임정욱

벤처캐피탈 TBT 벤처파트너·전(前)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센터장

합병 후에도 해외 영향력은 한계 있어

요즘 OTT에서 인기를 얻는 드라마가 뜨면 습관처럼 해외 반응을 봅니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만약 국내 OTT를 통해서만 공개됐다면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 해도 해외에서 반향을 일으키긴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즉, 합병 후에도 국내 OTT 간 결합은 한계가 있을 겁니다. 결국 진정한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티빙-시즌의 해외 진출이나 해외 OTT 서비스와의 제휴, 나아가 인수·합병까지 필요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계속 선의의 경쟁을 펼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습니다.

김현아

제20대 국회의원·가천대 사회정책대학원 부동산정책전공 초빙교수

⏰ <버티기 VS 익절> 선택의 시간

투자 목적이 강한 상업용 빌딩일수록 경기 변동에 민감합니다. 비단 성수동뿐 아니라 대부분 상업용 빌딩들이 비슷하죠. 기사는 마치 성수동의 임대 수입이 줄고 이에 따라 건물 가치가 떨어진 것처럼 해석하고 있지만, 반대로 현재 임대료가 건물 가치를 반영하지 못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새로운 임대차 계약이나 재계약 시점에 임대료를 조정할 수 있는데요. 계약 시기가 오기 전 빠르게 매매 가격이 급등하면서 임대료가 건물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게 된 거죠. 이 경우 건물주는 이쯤에서 건물 가치 상승분을 현금화해야겠다고 생각할 겁니다. 경기 상황이 불확실한 데다가 금리가 빠르게 올라 임대 수익률이 큰 메리트가 안 될 수 있거든요.

새롭게 건물 투자에 나설 유인도 적습니다. 현재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이전의 소비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적습니다. 향후 임대료를 올리지 못할 가능성도 높은 거죠. 결국 버티기나 익절 중 하나를 택할 시간이 온 것 같습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폭은 조정되겠지만 상승세는 유지할듯

기사에서는 임대 수익률이 1%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강남 및 성수동은 코로나 이전에도 임대 수익률이 2% 초반에 불과했습니다. 업무·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임대 수익률만 기대하고 거래하는 시장은 아니란 뜻입니다. 상업용 부동산의 투자 수익률은 두 종류로 나뉩니다. 임대 소득을 기초로 한 소득 수익률과 땅값 상승을 기초로 한 자본 수익률인데요. 작년 역대 거래량 최고 기록을 경신한 이유도 땅값이 오르면서 소득 수익률의 부족분을 보완해줬기 때문입니다.

올해 들어 거래량이 급감한 이유는 매도인과 매수인 간 눈높이 차이에 있습니다. 매도인은 작년 최고 가격을 기준으로 삼고, 매수인은 경기 침체로 인한 가격 하락을 기대하기 시작한 거죠. 다만 거래량이 급감했다고 해서 주요 지역의 부동산 가격까지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임대 수익률보다는 땅값 상승이나 인플레 위험 회피 효과를 기대하는 자산가들이 주로 상업용 부동산 거래에 나서고 있으니까요. 방향성은 우상향을 유지하되 상승 폭이 둔화될 순 있겠죠.

김봉균

대신자산운용 대안투자2본부 본부장

🎈 곧 ‘똘똘한 한 채’ 선호 나타나겠죠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시기에 자금은 안정적인 곳으로 이동합니다. 예금이나 국채 등 안전 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자본 시장이 침체기를 맞은 것도 이같은 특성에 기인합니다. 성수동 등 핫플에서 매물이 나오는 현상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금이 안전 자산에서 움직이지 않으면서 자본 시장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서도 자금 흐름이 막힌 겁니다. 

저금리 시기에 대출을 이용해 여러 부동산에 동시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는데요. 금융비용 부담이 높아지면서 결국 이들에게 선택의 시기가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머지 않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도 수익률이 높은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요?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는 현금 보유를 늘리거나 수익률이 높은 부동산에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으니까요.

김영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상업용 부동산은 범주 나눠서 봐야!

상업용 부동산은 오피스와 상가 등 그 범주가 다양하고, 각 범주마다 시장이 다릅니다. 일례로 대기업의 오피스 건물이나 소형 점포 위주의 상가 건물은 큰 차이가 있겠죠. 이를 고려하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체가 침체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 겁니다. 기사에 나온 평단가 같은 수치도 큰 의미는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성수동 지역의 매물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건물주들이 현재 상황을 고려해 실탄 확보에 나섰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소형 상가나 건물은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죠. 핫플 지역이 단타 위주 시장이 된다는 특성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일수록 유행이 빠르게 바뀌니까요.

최창환

대우건설 수주심의팀 심의담당자

시장 침체로 보기엔 아직 일러요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은 시장 상승기에는 거래량이 증가해 매매가 활발해집니다. 점점 거래가도 올라가는데요. 반대로 하강기에는 사정이 급한 매도인들의 급매물이 나와 시장가를 끌어내립니다. 거래량도 줄고요. 그렇다면 성수동 등 인기 지역의 상가가 현재 그런 상황일까요?

경기 침체 우려와 금리 인상 등이 상가 거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건 맞습니다. 다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완전한 하강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몇 가지 확인해 볼 지표가 남아있습니다. 

1분기 서울 내 상가의 ㎡당 임대료는 직전 분기보다 소폭 올랐습니다. 공실률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서울 상가 낙찰가율*도 120%가 넘어 아직 높은 수준입니다. 상반기에는 코로나가 종식될 거란 기대감에 상가 거래가 활발했기 때문에 당분간 거래가 주춤할 가능성은 있는데요. 섣불리 하락을 예측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낙찰가율 : 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 100%보다 높으면 감정가보다 높은 금액에 낙찰됐다는 의미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 글쎄요, 오래가지는 못할걸요

‘제왕 통화’로서의 달러 왕좌는 오래 지속되기 어려울 겁니다. 물론 단기적으론 환율이 금리에 큰 영향을 받기에 가능하죠. 국가 간 금리 수준이 다르면 금리가 더 높은 쪽으로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니까요. 그러나 환율은 장기적으로 경상수지의 영향을 받습니다.  경상수지를 안정시키는 쪽으로 환율이 움직입니다. 지금처럼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경상수지는 나빠집니다. 1달러가 1000원일 때 600달러로 10만원짜리 물건을 6개 살 수 있었다면, 1달러가 1500원일 때는 똑같은 물건을 9개나 살 수 있게 됩니다. 그리 되면 수출보다 수입이 늘어 해외에 빠져나가는 돈이 많아집니다. 이를 막기 위해 결국 환율이 균형 수준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 올해 1분기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작년 4분기보다 대폭 증가했습니다. 물론 미국은 기축통화국이기에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해도 GDP 대비 적자 비율이 일정 범위로 유지되면 큰 문제가 되진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 추세의 ‘제왕 통화’ 현상은 이 비율을 크게 확대시킬 수 있습니다. 미국이 언제까지나 달러 강세를 뒷받침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일시적 결과일 뿐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일시적 결과입니다. 최근 세계 경기가 침체한 가운데 미국이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고, 유럽 정세가 불안한 영향도 있습니다. 대러 제재에 발끈한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서유럽 경제에 타격이 생겼습니다. 전쟁 장기화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고, 여타 기축통화보다 더 안전한 달러로 수요가 몰린 겁니다. 여기에 미국 기준금리가 큰 폭으로 올라 서유럽과 금리 차가 벌어지면서 달러 가치를 더 끌어올린 거죠. 다만 장기적으로는 달러 가치도 점차 하향 안정화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