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의 VMWare인수 합병이 국내 IT시장에 미칠 영향은?

브로드컴의 VMWare인수 합병이 국내 IT시장에 미칠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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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기업의 소프트웨어 기업 인수: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오라클의 세너 인수에 이은 대형 인수합병 소식이 태평양 건너에서 전해졌습니다. 미국 규제 기관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인수 가격만 약 77조 원에 달하는 브로드컴의 VMWare 인수가 바로 그것입니다.

합병 비율에 따라, 브로드컴 주주는 합병회사 주식의 약 88%를, VMware 주주는 12%를 소유하게 됩니다. 참고로 브로드컴은 VMWare의 순 부채도 승계합니다.

브로드컴은 통신용 반도체의 강자로 알려진 하드웨어 분야에 특화된 기업입니다. 가상화 솔루션 시장의 원조 격인 VMWare는 서버 및 스토리지 가상화를 시작으로 현재 일단 온프레미스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 관리를 위한 솔루션을 공급 중입니다.

이번 인수를 통해 26%에 불과한 브로드컴의 소프트웨어 매출 비중은 단순 합산 시 49%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하드웨어에 특화된 기업이 아닌, 이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든 부분을 아우르는 기업으로 포지셔닝하게 됩니다.

브로드컴은 VMWare를 인수했을까요? 우선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을 키워온 브로드컴의 역사가 이를 증명합니다. 시만텍과 CA 테크놀로지스 인수 합병 이후 브로드컴의 기업 가치는 275% 증가했습니다. 브로드컴은 EBITDA 개선 및 부채 감소라는 방법을 활용, 재무적으로 피인수 회사를 안정적으로 관리했습니다. 그리고 사업적인 시너지 효과도 누렸습니다. 인수 합병 이후 기존 사업 부문의 매출도 30.5% 증가합니다. 물론 이런 숫자는 “인수 합병”의 필요성이지 왜 VMWare인가를 설명하진 않습니다.

우선 고객 범위가 넓습니다. 브로드컴은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600개의 전략고객과 1,500개의 대형 고객에게 집중하고요. 파트너를 활용한 영업보다는 직접 영업에 주력합니다. 반면 VMWare는 전 세계의 300,000개의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파트너 생태계도 훌륭합니다.

또한 브로드컴 소프트웨어의 고객 기반 중 상당수는 과거 기술인 메인프레임 하드웨어 기반입니다. 매출의 50%, 500개의 고객사가 메인프레임 기반 소프트웨어 고객입니다. 메인프레임의 양대 강자인 후지쓰와 IBM이 생산 및 판매 중단을 선언한 상황에서 새로운 기술 기반의 시장 개척이 필요합니다. 참고로 VMWare는 모든 환경에서 가상화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가상화라고 하면 이해가 좀 어려우실 텐데요. 가상화는 논리를 활용해서 여러 리소스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능입니다. 이 기능을 적용할 때 한 대의 컴퓨터나 서버를 여러 대처럼 활용할 수 있게 되는데요. 이런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통해 같은 분량의 업무를 처리할 경우, 필요한 컴퓨터 대수가 줄게 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통상 피인수 회사의 이름은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브로드컴은 브로드컴 소프트웨어라는 브랜드를 버리고, VMWare로 간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브로드컴에 인수되지만, 오히려 VMWare는 하나의 독립된 사업 부문으로 강화되는 모양새입니다. 대신 브로드컴 경영진들은 현재 47억 달러 수준인 EBITDA를 3년 이내에 85억 달러 수준으로 높일 계획입니다. 그리고 VMWare의 영업망도 그대로 활용하게 됩니다.

VMWare의 수익성 개선. 그리고 국내 시장의 영향은? 브로드컴의 경영진들은 1) 중복된 경영지원 비용 절감, 2) 판매비 및 마케팅 비용 효율화, 3) 일회성 매출을 지양하고 지속해서 발생하는 매출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임을 천명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내용은 3번입니다. 기존 VMWare는 영구 라이선스 제품을 판매했습니다. 그리고 고객들은 일정 비율의 유지보수 비용을 VMWare에 내고 있었죠. 이런 구조를 “구독형 상품”으로 바꿔 나갈 계획입니다. 브로드컴 회장은 매출 성장 계획을 묻는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이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일반적으로 B2B 솔루션을 공급하는 글로벌 IT 사업자들은 소프트웨어의 버전을 업그레이드하면서, 기존 판매한 라이선스에 대한 기술 지원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다른 제품이나 서비스 구매를 유도합니다. 브로드컴이 당장 VMWare 구독 제품을 판매할 가능성은 없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VMWare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는 고객사들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VMWare를 자체 데이터 센터 가상화나,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다양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에 써 왔던 대기업들이 그 대상입니다. 반면 오픈소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온 기업들은 이번 브로드컴의 VMWare인수와 향후 과금 정책 변화의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VMWare의 시장 점유율은 60~70% 수준으로, 대기업 등 대형 고객들이 주요 고객 사입니다. 해당 기업의 CIO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구독형 제품으로 갈아타거나, VMWare의 경쟁사 솔루션으로 바꾸거나, 오픈소스를 활용한 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각 기업은 브로드컴 회장이 수익성 개선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황에서 향후 추가 지출 가능성을 대비해야 할 것입니다.

Comment : 늘 시장에 “성장하고 있다”라는 시그널을 보여줘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검증된 성장 동력이 절실합니다. 브로드컴의 VMWare 인수는 77조원 어치의 신사업 진출 선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그들의 예상되는 정책 변화로 인한 국내 IT 업계의 영향도 함께 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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