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 경제 덕분 위상 높아진 한국

이번 회담은 한국이 반도체·자동차·원전 등 핵심 산업에서 미국과 주종이 아닌 동반자적 관계에서 협력하고 글로벌 아젠다를 주도하는 면모를 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간 핵심 산업에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진 덕분입니다.

물론 중국은 한국이 미국 주도의 IPEF에 가입하는 데 불만이 있는 모양새입니다. 그러나 IPEF는 정치가 아닌 경제 공동체입니다. 중국이 노골적으로 불만을 내비치거나 훼방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한국은 미국 주도의 IPEF와 중국 중심의 RCEP*에 모두 가입한 나라인 만큼, 중국은 RCEP을 통해 한국과 협력을 더 강화하려 들 수 있습니다. 한국으로선 두 나라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몸값이 높아지는 것이죠.

한국으로선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양 채널을 모두 가동해 공급망을 중층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국제 산업의 관건은 안정적 공급망 확보에 달렸습니다.

📌 RCEP(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 : 중국이 중심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 한국·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15국이 참여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중국의 보복 패턴

강대국이 아닌 나라에 대한 중국의 보복 패턴은 일관적입니다. 해당국이 다른 나라에 앞장서 중국을 ‘위협’하면 반드시 보복을 가하는 패턴입니다. 예를 들어 사드 배치의 경우, 일본과 달리 우리가 먼저 배치해 문제가 됐습니다. 최근 호주도 다른 국가들(미국 제외)에 앞장서 중국을 비난해 보복을 당했습니다.

즉, 미국이 대중 견제책을 시행할 때 우리가 다른 서방국들보다 먼저 움직이지만 않으면 보복 당할 위험은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 입장에선 만만한 나라들만 골라 보복하는 것도 명분이 약해 부담인데, 그렇다고 해당국 모두를 보복하는것은 중국 입장에서도 큰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보복 우려로 미국보다 중국과 더 친하게 지내려 한다는 오해를 미국이 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참가가 이런 오해를 유발했고, 한국은 이를 불식하기 위해 여러 비용이 드는 조치를 취해야 했다는 견해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양주경

키움투자자산운용 글로벌채권팀 부장

✔ 단점 명백한 달러 보험!

달러 등 외화 보험은 시중은행의 외화 예금 통장보다 이자도 높고 나중에 환 차익도 노릴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환율이 오르는 동안엔 납입해야하는 보험료가 증가하고, 보험금을 탈 때 환율이 하락해버리면 수령액이 감소하는 단점이 뚜렷합니다. 최근의 달러 상승만을 반영한 단기적 관점의 환 차익 추구를 지양해야 하며, 보험사도 단기 환테크용 판매는 자제해야 합니다. 다만, 일정 기간 이후부터 외화 보험을 원화 보험으로 전환 가능하게 하는 구조적 안전 장치가 추가된다면 해당 상품의 활성화를 장려할 수 있을 듯합니다.

배상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전(前)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

🚄 선반영된 GTX 수혜의 조정 아닐까요?

현재 평촌신도시 집값 약세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선반영’입니다. 평촌신도시에 속하는 안양시 동안구 집값은 작년에만 무려 27.9% 상승했습니다. 재작년부터 누적 상승률은 48.5%에 달합니다. 비슷한 지역으로 의왕도 있습니다. 2년 동안 59.1% 상승했습니다. 두 지역의 공통점은 바로 GTX입니다. GTX가 개통된다는 소식에 집값이 많이 올랐는데요. 지난 2년 동안 너무 먼 미래의 수혜를 주택 가격에 선반영된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봉균

대신자산운용 대안투자2본부 본부장

도시 자생력이 더 핵심이죠

1기 신도시 집값 양극화에는 용적률과 별개로 각 도시의 자생력도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즉, 해당 도시에 핵심 산업이 존재하느냐 여부가 집값 양극화를 결정 지은 요소라고 볼 수 있는 겁니다. 핵심 산업이 있으면 인구 유입 → 생산성·자생력 향상 → 추가 인구 유입 →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교통과 재건축 등 집값을 올리는 다른 조건까지 더해진다면, 상승폭이 더 커질 수 있죠. 다른 모든 조건이 같다면 용적률이 집값의 핵심일 수 있겠지만, 서로 다른 도시를 비교할 때는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요인 중 하나일 뿐입니다.

최창환

대우건설 수주심의팀 심의담당자

리모델링으로 덕봤던 평촌, 이젠 가격저항

평촌과 산본은 작년 중순부터 리모델링 관련 호재에 크게 집값이 올랐던 지역입니다. 보통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 공법 난이도가 높고 조합원의 자기부담금도 큰 편이라 원활한 진행이 어려운 사업으로 꼽힙니다. 그럼에도 재건축 규제가 강한 시기엔 리모델링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집값이 상승했는데, 새 정부 들어 재건축 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정책 방향이 바뀌면서 가격 저항을 받기 시작한 것이죠.

또한 유동성 축소 흐름과 맞물리면서 비슷한 입지 내에서도 상승세가 일부 지역에 쏠리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즉 남의 호재가 나에겐 악재가 되는 시기인 거죠. 앞으로는 투자할 단지가 가진 토지 가치와 지역민들의 소득, 지급 능력 등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할 겁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 이미 예견됐던 사태

도심복합사업은 시행 초기부터 사업 지연이 예견됐습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권리산정기준일 때문입니다. 권리산정기준일은 정비 사업이 완료된 후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권리가 결정되는 날짜입니다. 재개발 구역에서 인위적으로 분양권을 늘리는, 소위 ‘지분 쪼개기’를 방지하기 위해 통상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날짜가 곧 기준일이 됩니다.

문제는 신축 중인 빌라를 분양받은 사람이 산정일까지 빌라가 완공되지 못해 현금청산 대상이 되는 등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한 것입니다. 정부는 현재까지 총 76곳을 도심복합사업 후보지로 지정했고, 앞으로도 확대할 예정입니다. 이후 최종 사업지로 선정되면, 후보 지정일과 무관하게 권리산정일이 일률 소급 적용되기 때문에 현금청산 피해자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예정된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정영준

그레이웨일 대표·전(前) 블라인드 공동대표

정체성 살리고, 수익성도 강화

당근마켓의 목표는 ‘로컬 슈퍼앱’입니다. 미국의 로컬 슈퍼앱 넥스트도어(Nextdoor)는 당근과 달리 커뮤니티로 시작했어요. 초기엔 실거주민들 사이 소통이 핵심이라고 생각해 가입 인증을 무려 ‘우편’으로 했다고 합니다. 가입할 때 적은 주소로 코드 번호(우편번호)를 담은 우편물을 보내고, 그걸 입력해야 가입 완료되는 절차였어요. 당연히 초기 성장 속도는 더뎠지만, ‘찐’ 사용자를 모으며 규모를 키웠습니다. 몇 차례 진화를 거쳐 코로나 시국에 급성장하며 지금은 미국 가구의 3분의 1이 사용하는 서비스가 됐죠. 생활밀착형 커뮤니티 기반에 중고거래, 부동산, 지역 상권 홍보 등이 붙으며 성장했죠. (가입 절차는 쉬워졌습니다.)

이와 반대로 당근은 중고거래로 시작해 동네 생활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더 자주 앱을 들락거리도록 만들겠다는 목표인데요. 최근에는 더 많은 스타트업 서비스들을 당근에 입점시키고, 온오프라인에서 행사를 주최-관리하는 페스타라는 스타트업도 인수했어요. (당근클래스, 당근게임, 당근라이브, 당근예약, 당근여행 등의 새 상표도 출원) 지역 생활과 서비스에서도 이용자의 ‘당근 의존도(?)’를 높여 광고 사업 등 수익 모델을 강화하기 위한 빌드업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