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의 브리핑과 성명서를 통해 바라본 한미정상회담

백악관의 브리핑과 성명서를 통해 바라본 한미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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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의 브리핑룸은 이번 바이든 행정부의 대한민국 방문과 관련하여 총 11번의 자료를 배포했습니다. 이 자료를 중심으로 이번 글을 전해드립니다.

윤석열 정부의 첫 정상회담과 미 바이든 행정부의 첫 아시아 방문, 그리고 첫 만남의 장소인 삼성전자 평택 공장: 바이든 미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 그리고 그 첫 방문 국가는 대한민국. 그리고 첫 방문지는 삼성전자였습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약 21조 원)를 들여 반도체 공장을 건설 중입니다. 이에 따라 창출된 일자리는 2만 개입니다.

2021년 이후 전 세계 주요 반도체 사업자들은 2025년까지 총 800억 달러(약 102조 원) 가량을 미국에 투자할 계획입니다. 인텔도 200억 달러(약 25조원)를 투자해 오하이오주에,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도 300억 달러(약 38조 원)를 들여 텍사스주에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를 집행할 계획입니다.

투자 규모가 큰 만큼 삼성전자 이상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기업들이 미국에 직접 투자한 금액(foreign direct investment)은 620억 달러 (약 79조 원)으로 미국 내 일자리 9.4만 개를 창출했습니다.

공장이 증설되는 텍사스주와 오하이오주 모두 공화당의 강세 지역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 지역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했습니다.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 바이든 대통령으로서는 “경제”라는 아젠다 선점이 절실합니다. 한미 정상회담 기자 회견 당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976년 이후 미국의 경제 성장”이 중국보다 빨라졌음을 자평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1년 이후 창출된 일자리 수는 660만 개.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제조업 기반 일자리 수가 54.5만 개임을 강조합니다. 최근 30년 동안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 기준 가장 가파른 성장세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내 제조업 부활 및 반도체 생산 등에 초점을 맞춘 초당적 혁신법(Bipartisan Innovation Act) 통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초당적 혁신법은 미국 내 반도체 제조 및 R&D, 공급망 강화 등을 위한 투자를 목표로 하는 법안입니다. 이 법안은 반도체 등 핵심 물자의 미국 내 생산을 유치하기 위해 1조 달러 이상의 막대한 정부 지원을 골자로 합니다.

바이든 행정부 경제 정책의 또 다른 날개, IPEF이 법안과 함께 주목받은 것은 바로 인도-태평양 경제 구조였습니다o-Pacific Economic Framework, 이하 “IPEF”)였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주도로 구상되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 안보 플랫폼입니다. IPEF는 관세 인하, 부분적인 규제 철폐에 방점을 두었던 다자/양자 자유무역협정보다 더 범위가 넓은 경제협력체를 지향 중입니다. 미국을 비롯해, 우리나라,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의 참여가 유력합니다.

참고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탈퇴한 TPP와 IPEF를 비교하며, 지역 전체에 대한 경제 전략으로 정의했습니다. 그는 이미 논의했던 공급망 외에 현대적 기반 시설을 제공하는 인프라, 디지털 경제 및 사이버 보안 표준 등 데이터 액세스 표준, 청정 & 재생 에너지, 세금 제도 등 TPP보다 범위가 넓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 단계를 앞단(Front End)에서 보는 단계로 정의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 모두 발언을 통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 (IPEF)”에 참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양국 정상은 이번 회담 성명서를 통해 다양한 경제 협력 프로그램을 발표했습니다.

공동 성명서를 통해 본 양국의 협력은? 공동성명서에는 1)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핵심 (The Linchpin for Peace and Prosperity), 2) 전략적인 경제 및 기술 파트너십 (A Strategic Economic and Technology Partnership), 3) 한반도를 넘어서는 글로벌 전략 동맹 (Global Comprehensive Strategic Alliance: Beyond the Korean Peninsula) 등이 담겼습니다.

이 중 전략적인 경제 및 기술 파트너십에는 다양한 협력 방안이 담겼습니다. 우선 양국은 공동 성명서를 통해 엣지 반도체 및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 인공 지능, 양자 기술, 생명 공학, 바이오 제조 및 자율 로봇 분야의 민관 협력을 강화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국방 상호조달협정에 대한 논의 개시를 포함하여 국방 부문 공급망, 공동 개발, 제조와 같은 분야에서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기로 한 점입니다.

특히 공급망 이슈와 관련된 부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망 회복력 정상회의(Summit on Global Supply Chain Resilience)가 촉진한 장관급 회담에서 협력을 해왔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반도체 및 배터리, 핵심 광물 등 주요 품목의 공급망 이슈를 비롯 디지털경제, 헬스케어 기술, 수출통제 등의 산업 협력·경제 안보 이슈가 포함된 정례적인 장관급 공급망ㆍ산업 대화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참고로 윤 대통령은 한미 정상 기자회견에서 경제가 안보, 안보가 곧 경제인 시대로 현 상황을 정의하며, 국제 안보 질서 변화에 따른 공급망 교란이 국민 실생활과 직결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원전 관련 부분도 눈길을 끕니다. 원자력 협력, 특히 기술적으로 진일보한 원자로와 소형모듈형 원자로(SMR)의 개발과 제3국 확산을 함께 협력할 예정인데요. 특히 우리나라는 미국이 주도하는 FIRST (소형모듈형 원자로 기술의 책임 있는 사용을 위한 기초 인프라)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이외에도 Open-RAN 방식의 5G 및 6G 네트워크 장치와 아키텍처 개발 및 제3국에서 디지털 인프라를 포함한 인프라 금융에 대해 협력 등이 성명서에 담겼습니다.

백악관 브리핑에 등장한 또 다른 이름 –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과 2013년 연세대학교에서 만난 인연을 강조한 바이든 대통령은 총 10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현대자동차의 결정에 매우 고무된 분위기였습니다. 참고로 현대자동차 그룹은 55억 달러는 조지아주 전기 자동차 및 배터리 제조 전용 공장 건설에, 50억 달러는 자동차 관련 신기술에 투자하기로 확정(Commit)한 상황입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3년 공장이 터파기 공정을 시작할 것이며, 첫 전기차 및 배터리 양산은 2025년까지 이뤄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현대자동차 그룹이 조지아주에 창출할 일자리 숫자는 8,000개입니다. 앞선 삼성전자 공장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그는 미국 내에 제조 관련 일자리를 54.5만 개 창출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전기차 생산으로 인해 기후변화 대처와 미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만큼 양질의 일자리는 확보했음을 강조했습니다. 바로 전미 자동차 노동조합(United Auto Workers)을 향해서 말입니다.

참고로 조지아주는 1992년 클린턴 대통령의 당선 및 2020년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제외하곤, 모두 민주당이 공화당에 패했던 주입니다. 인기가 높았던 오바마 대통령도 조지아주에서 패했습니다. 현대자동차 공장이 가져올 선물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Comment : 올해 11월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어떤 선물 보따리를 한미 동맹을 위해 준비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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