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전의 연속, 美실적 시즌 정리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반전의 미국 기업 실적 시즌! : 스포츠 경기가 재미있는 이유는 ‘의외성’ 때문입니다. 약팀이 강팀에게 승리하거나 짜릿한 역전승이 나오는 반전에 스포츠의 묘미가 있죠. 최근 미국 기업 실적 시즌도 스포츠 경기를 보는 느낌입니다. 보고 있으면 스포츠 경기 만큼이나 예측이 어려울 뿐 아니라, 반전에 반전이 이어지고 있어서 흥미롭거든요. 오늘은 요즘 미국 기업 실적 시즌에서 확인되는 3가지 특징에 대해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차갑고 냉정하다 : 올해 금융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인플레이션입니다. 미국의 3월 소비자 물가는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생산자 물가는 아예 역대 최대치였습니다. 이에 연준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긴축 의지를 보여줬고, 금리는 매우 빠르게 상승했습니다.

이 같은 거시경제적 환경은 성장주들에게 유독 가혹합니다. 금리가 오른다는 건 먼 미래의 경제 전망이 좋지 않다는 것이고, 먼 미래의 현금 가치를 현재 시점에 반영 받는 성장주들에겐 좋지 못한 상황인 것이죠. 최근 실적을 발표한 넷플릭스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슈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처음으로 가입자가 20만명 줄었다는 소식이 발표되자 35% 급락했습니다. 넷플릭스의 시가총액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 2018년 초 수준까지 하락했습니다. 이번 실적 시즌은 조금이라도 실적이 부진하면 무서울 정도로 시장이 냉정하게 반응한다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아라 : 금리뿐인가요. 생산자 물가는 급등하지, 인건비와 운송비도 오르지… 생산에 필요한 모든 비용이 증가하며 그 어느 때보다 기업에 불리한 환경입니다. 그렇다고 경쟁이 완화되는 것도 아니라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내기 상당히 어렵습니다.

물론 정말 어쩌다 마진이 더 좋아지며 두각을 나타낸 회사가 있긴 있습니다. 테슬라가 그 대표적 사례인데요. 원재료 부담(리튬을 포함한 배터리 소재 가격 급등)과 공급망 우려(차량용 반도체 생산 저하)에도 불구, 가격 상승 효과로 오히려 19% 수준의 영업 이익률을 기록할 정도로 좋은 실적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실적 발표에도 주가는 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시장 환경이 어려운지 알 수 있죠. 잘나갈 때 더 잘나갈 기업을 찾는 것보다 끝끝내 버티고 살아남을 기업을 찾는 게 더 중요해진 시점입니다.

3️⃣ 반전의 재미 : 오늘(28일) 아침 실적을 발표한 메타는 반대로 짜릿한 반전을 보여줬습니다. 지난 분기까지만 해도 최악의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급락했던 메타였습니다. 사실 유튜브의 광고 매출이 부진하다는 소식에 메타의 주주들은 맘을 졸였었습니다. 지난 분기만 해도 40~50%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던 유튜브는 이번 분기 10%도 안 되는 초라한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광고 매출이 주력인 메타 주주로서도 덩달아 걱정이 될만 했죠.

그런데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하면서 메타의 주가는 시간외에서 20% 가까이나 급등했습니다. 우려가 컸던 만큼 주가가 미리 예방 주사를 맞은 것처럼 하락했던 게 반전의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스포츠 경기만큼이나 흥미로운 실적 시즌입니다. 하지만, 스포츠 경기가 관중에게는 재미 있을 수 있지만 안에서 경기를 뛰는 선수들에게 힘든 것처럼, 지금의 투자 환경은 투자자들에게 너무 가혹한 시간입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세계 각국이 곡물 수출을 통제하는 ‘식량 무기화’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뉴스입니다. 앞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동유럽 각국이 밀이나 옥수수 등 식량 수출을 통제한 데 이어, 어제(28일)는 인도네시아가 팜유 수출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식량 수출 통제 중인 국가는 35개국에 달한다는데요. 식량 수출을 유지하는 게 본국과 여러 나라에 이익이 되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중되며 혹시라도 내수 공급이 부족해질 것을 염려해 각국이 비효율적인 수출 통제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 원·달러 환율이 28일 1270원대를 돌파했습니다. 코로나가 본격화한 2020년 3월 이후 처음인데요. 최근 가파른 환율 상승세에 기재부 등 정부 당국이 3차례 경고성 메시지를 내왔지만 이에 아랑곳않고 환율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아직까진 고강도 시장 개입보단 종전 같은 구두 개입 스탠스를 취하고 있지만, 환율이 128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시장 전망까지 나오면서 종합적 대책 마련에 마설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