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ool] 서로 닮아가는 모빌리티 드라마 삼국지의 결말은?

서로 닮아가는 모빌리티 드라마 삼국지의 결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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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사업자를 위한 한 주 : 동시다발적으로 모빌리티 사업자들의 소식이 쏟아진 한 주였습니다. 4월 4일(월), 티맵모빌리티는 렌터카 중계 플랫폼 “카모아”를 운영하는 팀오투와 함께 “티맵 렌터카”를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티맵이 차량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 아닌 메타서치 엔진의 형태로 547개 업체 4만2000여대의 차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비교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4월 7일(목),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7주년 기자회견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과 500억원 규모의 상생 기금 조성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글로벌 진출이라는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모빌리티 로밍 서비스를 출시하고, 또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앱을 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쏘카는 롯데 지주회사와 포괄적 업무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롯데그룹의 백화점 및 마트, 호텔 등 오프라인 거점을 쏘카가 활용하며, 롯데 렌터카 및 중고차 판매 등 오프라인 차량 자산 관리 역량을 쏘카 플랫폼과 결합하는 것이 업무 협약의 주요 골자입니다. 지난 3월 7일 롯데가 쏘카 지분 14%를 약 1800억원에 매입한 이후 나온 소식입니다. 참고로 롯데 렌탈은 현재 쏘카의 3대 주주입니다.

완성된 모빌리티 포트폴리오와 모빌리티의 글로벌 사업화 : 우선 티맵모빌리티의 소식부터 볼까요? 이제는 모빌리티 3사 모두 차량 호출 및 렌터카 예약, 주차장, 중고차 판매 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쏘카가 중고차 판매 사업을 접긴 했지만, 최근 대기업 참여 제한 해제로 인해 시장 재진입이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참고로 차량 호출 서비스의 경우 1위 카카오T를 제외하곤, 티맵모빌리티와 쏘카의 계열사인 VCNC의 타다는 다양한 할인 쿠폰 경쟁을 벌인 바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새로운 차량 호출 서비스가 시장에 진입하거나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이런 경쟁을 벌인 바 있는데요. 이제는 쏘카의 차량 공유 서비스를 포함한 렌터카 예약이나 주차장 등에서도 유사한 경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물론 더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는 쪽은 결국 선도 사업자를 따라잡아야 하는 사업자겠죠.

카카오모빌리티가 밝힌 Beyond Korea의 일환인 글로벌 시장 진출도 주목할만 합니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는 2가지가 있겠죠. 해외에 서비스를 출시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방법. 또 하나는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고객들이 외화를 쓰게 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이 경우 티맵모빌리티의 계열사인 우티(UT LLC)와 직접 경쟁을 하게 됩니다. 우티는 참고로 우버의 자회사이기도 하죠. 우티 앱의 경우 해외에서 입국하는 외국인들이 이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나간 국내 이용자들도 카카오T보다는 우티 앱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이동이 좀 더 자유로워지는 상황에서 이 시장을 놓고 두 회사가 경쟁하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기자회견에서 2️⃣전 세계 120개 이상 국가에서 카카오T 앱으로 현지 이동 서비스를 손쉽게 하거나 2️⃣외국인 방문객을 위해 주요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의 해외 지원 서비스를 연계하는 솔루션도 모색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카카오의 주요 주주인 텐센트가 투자한 디디추싱이나 유럽 시장에서 강한 입지를 가진 MyTaxi의 모회사는 FREENOW 등과 제휴하는 소식을 기대해 볼 만합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글로벌 진출과 관련된 구체적인 계획을 3분기 내로 가시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3분기가 끝나기까지는 약 173일 남았습니다.

또 다른 시장 중 하나는 도심에서 공항까지 이동하는 루트입니다. 이 시장은 크게 공항철도 및 공항버스, 콜밴/택시 등이 있는 시장입니다. 티맵모빌리티는 도심-공항 간 총이동량의 20%, 공항버스만 놓고 볼 때 38.6%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공항리무진과 공항리무진을 이번 달 1일 인수했습니다.

서울 공항 리무진의 취득금액은 650억원에 지분 100%. 공항리무진은 1329억원에 지분 60%입니다. 참고로 두 회사의 매출과 당기 순이익은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각각 304억원/12억원, 890억원/6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물론 두 회사의 작년 매출 및 당기 순손실은 각각 4억원/57억원, 13억원/11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카카오모빌리티와 쏘카의 계열사 타다의 경우 각각 카카오T를 항공권 및 호텔 예약이 연계로 가능한 슈퍼 앱으로 포지셔닝하거나, 타다 에어 같은 밴 서비스를 통해 니치 시장을 노리는 모양새입니다.

쏘카와 롯데가 그리는 그림의 방향성 : 이전 두 소식이 모빌리티 사업자들 간의 경쟁이었다면, 쏘카-롯데 간 제휴 확대 소식은 해석하기에 따라서 롯데그룹의 쏘카를 앞세운 모빌리티 시장 진입으로도 읽힐 수 있는 제휴 소식이었습니다.

롯데렌탈의 전략적 투자 발표 이후 팍스넷 뉴스는 투자은행 업계 전문가들의 코멘트를 인용, “롯데가 쏘카와의 시너지 창출이 가시권에 올라오면 기업 공개를 기점으로 시점을 조율해 M&A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기사에서는 근거로 최대 주주의 풋옵션과 롯데렌탈의 우선매수권 조항을 근거로 보았습니다.

당시 롯데의 유통 거점 협업과 기존 렌털, 중고차 사업과의 시너지 등이 선결 조건으로 제시됐는데요. 쏘카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프로그램이 실현될 것임을 밝혔습니다. 거기에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IoT 클라우드 기반 차량 관제·관리 시스템(FMS)과 롯데의 유통 시스템을 접목한 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 물류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모빌리티라는 맥락으로만 보기에는 이 그림이 선뜻 이해가 가진 않았지만, 모빌리티에 커머스를 더할 경우 롯데 그룹이 추구하는 옴니채널 전략과 쏘카의 모빌리티가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맥킨지가 지난해 4월 발간한 보고서 “Omni channel: The path to value”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1/3 이상이 코로나 이후 온라인에서 구매한 뒤 매장에서 픽업하는 옴니채널 방식의 구매를 택했습니다. 온라인에서 구매한 것을 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반품하는 것을 원하기도 했습니다.

소비자가 됐건, 물건이 됐건, 그것을 원활하게 이동하게 하는 것. 그것을 통해 구매 경험을 최적화하는 것은 결국 모빌리티 사업자가 담당하는 “구간”입니다. 물론 쏘카와 롯데는 그 “구간”을 같이 하겠다는 제휴 계획을 세우기로 한 상황입니다.

티맵모빌리티의 “렌터카”사업 진입으로 유사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모빌리티 사업처럼, 향후 모빌리티 삼국지는 커머스와의 결합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참고로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요 투자사 중 하나는 GS리테일이며, 모회사 카카오는 커머스 부문을 운영중입니다. 티맴모빌리티의 관계사는 바로 국내 주요 커머스 사업자 중 하나인 11번가입니다.

Comment : 차량 공유 또는 차량 호출, 내비게이션 등 각각 특화된 서비스로 시작된 모빌리티 사업이지만, 이제는 서로 3개 사업자가 닮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파이가 커지고, 더 많은 기회가 열리기 위해서는 내수를 넘어서는 시장과 모빌리티-커머스간 결합이 필수적으로 보입니다. 지난주는 그런 면에서 모빌리티 사업의 모멘텀과 같은 한 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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