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 시동걸린 마켓컬리의 3가지 걱정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상장 시동 건 마켓컬리 : 신선 식품 쇼핑몰 마켓컬리가 다시 한번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상장이 가능한가가 주요 관심사였는데, 그 가능성이 높아진 최근에는 대박이 날 수 있는가가 주요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마켓컬리는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해 ‘신선 식품 새벽 배송’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선두주자입니다. 지난해 기준 약 2조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한 거래 금액과 그에 상응하는 막강한 브랜드 파워 덕분에, 마켓컬리의 성공적인 상장은 그간 어느 정도 예정된 일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이후 발생한 몇 가지 큰 변화들은 당연하게 여겨지던 마켓컬리의 성공적 상장에 물음표를 던졌습니다.

1️⃣ 롤 모델 쿠팡의 부진 : 거래 금액의 빠른 성장과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뉴욕 증시에 화려하게 상장한 쿠팡은 마켓컬리의 완벽한 롤 모델이었습니다. 주력하는 상품 분야와 사업의 다각화 차원에서는 조금 다르긴 했지만, 마켓컬리의 투자자들은 쿠팡의 성공 방정식이 그대로 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문제는 상장 직후 약 100조원까지 치솟았던 쿠팡의 시가총액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약 40조원대 초반으로 추락해 있다는 점입니다.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더딘 수익성 개선에 대해 투자자들의 불신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인데, 이는 마켓컬리도 똑같이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상장 과정에서 쿠팡의 상황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생긴 상황입니다.

2️⃣ 불안정한 경영권 : 마켓컬리의 창업자인 김슬아 대표가 보유한 회사 지분은 약 5%대 후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20년 말 기준으론 6.67%였는데 작년 약 4754억원의 추가 투자를 받으며 추가적으로 낮아졌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상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창업자의 이렇게 낮은 지분율은 걸림돌이 돼 왔습니다.

대주주가 상장 후에도 안정적인 경영권을 가지고 회사와 소액 주주들에 대해 책임을 지고 경영해야 하는데, 투자자들이 지분을 매각하고 떠나면 경영권 자체가 흔들릴 수 있어 책임질 주체가 모호하게 된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는 기존 대주주가 중립적인 이사회를 구성한 뒤 보유 지분 전체를 상장 과정에서 다 매각할 수도 있는 미국이나 일본 등의 거래소들과 다른 한국거래소의 상장 가이드라인에 기인한 문제입니다.

다행히 김슬아 대표와 일부 투자자들이 상장 후 일정 기간 지분 매각 금지에 동의하면서 해결이 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그럼에도 그 기간이 지난 후 경영권이 안정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닌 상황입니다.

3️⃣ 격화되는 경쟁 : 신선 식품 쇼핑몰 분야는 마켓컬리를 타깃으로 다양한 강자들이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2위 업체 오아시스마켓의 경우, 2020년 대비 매출이 50% 이상 성장하는 놀라운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마켓컬리와 다소 다른 사업 모델을 가진 오아시스마켓은, 그간 지속적으로 매년 이익을 창출해왔습니다. 이를 마켓컬리와는 차별화된 장점으로 내세워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데, 성공할 경우 확보되는 자금으로 더 공격적인 영업과 마케팅을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본업뿐만 아니라 투자자 유치 측면에서도 마켓컬리에 분명한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이죠.

대기업의 물적분할 자회사의 상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피해가기 어려운 이마트그룹의 SSG닷컴의 경우, 최근엔 네이버와의 신선 식품 분야 협력을 강화하며 상장 가능성을 계속 점치고 있는 중입니다.

여기에 쿠팡까지 신선 식품의 새벽 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쉬의 성장에 집중 투자하면서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 마켓컬리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부정적인 변화들을 잘 극복하고 마켓컬리가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수준으로 상장에 성공하여, 시장 내 위상을 확고히 하면서 좀 더 장기적 시각에서 기업 가치를 증대시킬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인지는 앞으로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이철민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약 4년간 이어진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잠시 멈추게 됐습니다. 바이든 행정부가 23일 60%가량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면제해주기로 한 겁니다. 앞서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8년부터 중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며 고육 관세를 부과해왔습니다. 정권이 뒤바뀐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이 기조는 유지됐었는데요. 트럼프가 중국 이외의 우방국들에도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과 달리 바이든은 우방국들에 대해선 관세를 낮추거나 면제해줬지만, 중국에 대해서는 트럼프와 같은 강경한 입장을 취해왔습니다. 이런 바이든의 입장을 바꾸게 한 계기는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인데요. 중국이 러시아를 돕지 못하도록 이번 관세 면제를 통해 유화책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산 수입품의 가격 인하로 인플레 심화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담겨있다는 분석도 있네요.

🚗 기아가 25년 만에 국내 완성차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1997년 경기 화성에 공장을 건설한 뒤 처음인데요. 마찬가지로 화성에 지어지는 이 공장에선 PBV(목적기반차량)가 생산될 예정입니다. PBV는 대중 교통, 의료, 배달 등 필요에 따라 차량의 역할을 변경할 수 있도록 설계한 차량을 일컫는데, 최근 급성장 중인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응해 배송·물류 서비스를 전문으로 제공하는 차량이 주로 해당됩니다. 물류·유통 기업들이 목적에 따라 주문하면 맞춤형으로 제작합니다. 국내에 공장을 짓는 배경에도 관심이 쏠렸는데요. 그간 주류 완성차 업체들은 국내 차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인 데다 해외 시장에 수출할 차량은 현지에서 조립하는 게 더 낫다고 여겨 2000년 이후부턴 국내엔 공장을 건설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PBV는 차세대 기술이 적용되는 차량인 만큼 연구 개발 관련 핵심 기지가 많은 국내에서 제조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랍니다.

🍚 ‘햇반’의 가격이 오릅니다. 제조사인 CJ 제일제당이 이번달 말부터 가격을 8% 정도 올리기로 했습니다. 제조 공정 중 사용되는 액화천연가스(LNG)의 비용이 올랐다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LNG는 햇반 뿐 아니라 냉동 주먹밥, 볶음밥 류에도 쓰입니다. 간편식 가격이 줄줄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자원 물가가 크게 오른 영향이 우리 삶 곳곳으로 퍼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