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방역에만 매몰된 中 이념주의는 위험⚠️

중국도 방역 체계 전환을 고민할 시점입니다. 중국식 봉쇄라면 오미크론도 막을지 모르지만, 그 경제적 비용이 델타 변이 대응 때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최근 중국 IT 산업의 허브이자 1700만 인구가 살고 있는 선전시에선 단 67명이 감염됐다고 도시 전체를 봉쇄했습니다. 애플 공급업체인 대만 폭스콘 현지 공장이 문을 닫게 됐습니다.

경제 여파와 확산세를 고려하면 오미크론은 자연 면역이 최선으로 보입니다. 백신 접종 여부 등에 따라 다르겠으나 국내 전문가들은 인구의 20-30% 정도가 감염되면 일일 확진자수가 감소하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다만 정치적 요인이 방향 전환의 걸림돌입니다. 중국 정부는 그간 강력한 봉쇄 조치로 코로나를 막고 경제 성장률도 서방과 달리 양(+)으로 유지했죠. 이를 중국식 사회주의 체제 우월성의 근거로 주장해왔으니 입장을 바꾸기 어려울 겁니다. 경직적 이념주의에 계속 머물다간 국민 경제와 세계 공급망은 피폐해질 텐데 말입니다.

김찬영

Premia Partners Company 한국 담당 이사

한국에서 상상하는 수준 이상의 봉쇄

글로벌 공급망 혼란으로 중국 정부의 코로나 봉쇄 완화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중국 내 봉쇄 지역은 속속 전역으로 넓어지고 있어요. 심지어 제가 체류 중인 홍콩도 곧 봉쇄에 들어간다는 루머 때문에 외국인들의 본국 복귀가 속출하면서 항공편 부족 사태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봉쇄 조치는 한국에서 상상하는 수준 이상입니다. 식당·영화관 등의 폐쇄는 물론 대중교통 중단과 제조업체의 생산 시설 일부 운영 중단까지 포함됩니다. 결국 중국의 생산 중단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 부족과 맞물려 인플레이션을 가속화시킬 겁니다.

이나경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中 백신 효과 의구심에 방역완화는 난망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오미크론의 낮은 치명률에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유지하는 건 시노팜 등 자국 백신 효과가 낮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놨어요. WSJ의 분석이 맞다면 중국의 봉쇄 조치가 단기간 내 풀릴 여지는 작아 보입니다. 이 같은 강력 봉쇄로 인한 중국 생산 시설 중단과 공급망 혼란은 지속되겠습니다.

정진균

리암그룹 CIO/CEO·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

🌏세계 경제가 느려진다

사실 각종 기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인 작년 하반기부터 원자재 가격 상승을 높은 수준으로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쟁으로 수급 불균형이 심해져 예상을 뛰어넘어버린 겁니다. 그래도 공급망 수급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는 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 가능성을 현저히 낮게 전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작금의 원자재 가격 급등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 확장에 단기적 브레이크로 작용할 겁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단락부터 돼야 할 텐데, 서방의 대러 제재가 효과를 보는 데엔 수개월이 걸릴 듯합니다. 여기에 글로벌 공장인 중국이 코로나 사정으로 봉쇄 조치를 강화하면 공급은 더더욱 축소될 것이고 세계 경제의 슬로우 다운(slow down)이 가속화될 수 있습니다.

다만 희망적인 건 아직까진 올해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며 여전히 성장할 걸로 예상된다는 점입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고유가 걱정이나 나름 대비는 해왔네요

우리나라는 GDP 대비 원유 소비량이 OECD 37개국 중 1등입니다. 고유가에 민감한 경제 구조죠. 유가가 오르면 물가 상승은 기본이고 생산 원가 상승에 기업 성장이 둔화되고 무역 수지는 악화됩니다.

하지만 다행히 우리나라는 수입 원유를 가공해 석유 제품을 생산·수출하면서 무역 수지 악화를 나름으로 방어해내고 있습니다. 아울러 70~80년대 오일쇼크 이후 기업들이 에너지 효율성을 높여 왔기 때문에 유가가 생산 원가에 미치는 영향도 줄었습니다. 

다만 진짜 걱정할 건 여전히 높은 물가 영향입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나도 성장 둔화보다는 물가 상승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성호철

조선일보 스타트업 뉴스레터 제작팀 쫌아는기자들 편집장·전(前) 테크취재팀장

📝기자들도 어려운 게 딥테크지만!

딥테크 스타트업하면 국내에선 AI 소프트웨어 개발사 보이저엑스가 가장 유명합니다. 남세동 대표는 “이용자수 10억명, 직원수 10만명이 목표”라고 하더라고요. 이 정도의 큰 꿈을 꾼다는 것, 그 꿈을 꾸는 분들이 우리나라에 늘어난다는 것, 너무 좋습니다. 그는 세이클럽·첫눈·B612도 만들었습니다.

사실 딥테크 스타트업은 대중의 관심에서 소외되기 십상입니다. 기술만 죽도록 파는 게 딥테크 스타트업인데 그 기술이 너무 어려워서 기자들도 기피합니다. 기사를 쓰려면 기술을 이해해야하는데 그게 쉽지 않거든요. 리벨리온 기사를 제대로 쓰려면 AI 반도체를 알아야하는데, 그게 어디 쉽겠습니까.

하지만 딥테크 스타트업들 눈여겨봐야합니다. 제2의 네이버, 제2의 카카오는 쿠팡·컬리·토스·야놀자가 아닌 ‘D램보다 더 이해하기 힘든’ 딥테크에서 나올지도 모르니까요.

최인욱

인터파크 플랫폼기획팀 팀장

딥테크 뜨면 문과생은 어떻게 하나요? 

딥테크 기업 위주로 투자하는 회사 설명회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딥테크라는 멋진 이름답게 기반 기술이 되는 업체들을 130여개나 투자했더라고요. 딥테크의 반대말은 “스킨테크”라고도 들었습니다.  

헌데 대부분의 청중이 엔지니어인 것 같더라고요. 뼛속까지 문과생인 저는 불안한 마음에 손을 들었습니다. “그럼 문과생은 어떻게 해야하나요?” 투자사 대표님은 “엔지니어가 모든 것을 할수는 없다, 문과생도 반드시 필요하니 평소 기술에 많이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제게는 그저 위로로 들렸습니다. 😢

최대경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 선임매니저

호텔 폐업 많아지는 건 추세적 흐름

현재 호텔 트렌드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지역이 제주도 등 관광지와 도심 권역입니다. 먼저 주요 관광지에선 2·5성급의 경우 객실 점유율과 요금을 이미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습니다. 해외 여행이 어렵다 보니 럭셔리한 5성급에 머물거나 저렴한 2성급을 자주 찾는 거죠. 점유율이 70% 이상 나옵니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3~4성급은 여전히 점유율이 30% 이하입니다. 상당수 폐업 진행 중입니다. 도심 권역의 5성급은 이유가 조금 다른데요. 입지도 좋고 용적률도 높다는 게 무기라 현재 수요가 높은 오피스로 개발하기 위해 폐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엔데믹 국면에선 호텔 처분 물량도 많아지고 그만큼 용도 다변화가 훨씬 진행될 겁니다.

고재성

이알에이코리아리얼티 부장

5성급도 힘듭니다. 왜냐고요?

5성급 호텔이라고 형편이 좋기만 한 건 아닙니다. 요금 수준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웃돈다고 하지만, 수익성은 그렇지 않습니다. 호텔 사업 수익의 상당 부분이 객실이 아닌 면세점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외국인 관광이 아직 회복되지 않아 면세점 수입은 여전히 저조하죠. 결국 고급 호텔들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살아남는다는 얘깁니다.

김영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애초에 한국서 호텔 사업은 어려워요

우리나라는 자연 조건으로 볼 때 호텔 사업이 불리합니다. 동서남북 4시간 이상 걸리는 지방이 없고 도로 교통망이 잘 구비돼 있어 사실 출장을 가도 숙박할 일이 별로 없을 정도입니다. 애초에 호텔 같은 특수목적용 부동산은 변동성이 커서 투자가 잘 장려되지도 않습니다.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호캉스’ 수요가 늘면서 도심의 일부 호텔에겐 기회 요인이 되고 있지만, 그나마 있던 관광객들이 다 빠져나갔으니 호텔 업종의 대거 용도 변경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보입니다. 

이승규

핑크퐁컴퍼니 부사장&공동창업자

🦊여우보단 🦔고슴도치가 살아남는 때

대내외적 상황이 좋지 않은 점은 분명합니다. 딜리버리히어로·그랩 등 테크 기반 플랫폼 회사들의 주가가 줄줄이 추락하면서 관련 스타트업 밸류에도 영향을 미치고, 공급망 혼란과 장기 예측 불확실성, 금리 상승 역시 신규 펀드 조성을 어렵게 합니다.

하지만 세계적 큰손인 VC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시리즈 A, B단계의 초중기 스타트업에 투자를 시작하는 점, 기존 VC 외 증권사·자산운용사 등도 투자를 확대하는 등 기회 요소도 분명 있습니다.

현 시점 스타트업은 다시 근본을 물어야 합니다. ‘각자가 천착한 문제가 큰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지’ ‘차별화된 나은 방식의 솔루션을 갖고 있는지’ ‘솔루션을 구현할 인재는 확보했는지’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큰 것 하나를 안다”는 말이 생각나는 때입니다.

이효석

초기스타트업 투자사 소풍벤처스 디렉터

2000년 닷컴버블 때와는 달라요

“스타트업 투자는 ‘거품’”이라고 말하면서 2000년 전후 ‘닷컴 버블’과 비교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둘은 엄연히 다릅니다. 과거 버블의 핵심 요인이 ‘마구잡이 코스닥 상장’이었다면, 지금 벤처붐의 핵심은 ‘창업 생태계 조성’이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물론 스타트업 밸류가 불과 2년도 안 돼 많이 뛰어오른 건 사실이에요. 2년 전만 해도 초기 창업팀은 5억~10억 밸류가 많았는데 요샌 기본이 30억원, 50억원 합니다. 기사에 나오듯 투자 후기 스테이지로 가면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요.

그러나 그만큼 우수한 창업가와 창업팀도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정부가 소외돼 있지만 혁신이 꼭 필요한 분야에 투자 시 혜택을 주고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면 거품 우려는 가라앉을 겁니다.

정영준

그레이웨일 대표·전(前) 블라인드 공동대표

거품과 붐을 구별하는 꿀팁🍯

스타트업 투자에 거품이 꼈단 얘기는 2010년 초반부터 반복돼온 레퍼토리입니다. 물론 최근 스타트업 투자금과 VC들이 크게 증가해 전반적 투자 규모와 스타트업들의 씀씀이가 커진 건 사실인데…이걸 나쁘게 보면 ‘거품’, 좋게 보면 ‘붐’이라고 합니다.

기대가 큰 스타트업엔 VC들이 몰립니다. 투자 경쟁으로 예상보다 몸값이 뛰고요. 놓친 곳은 ‘거품’이라 하고 투자한 곳은 ‘붐’이라 합니다. 씀씀이가 커진 스타트업은 대기업에 있던 인재도 데려오고, 마케팅도 지르고, 다른 스타트업도 인수합니다. 위험해 보이면 ‘거품’, 대단해 보이면 ‘붐’이라 합니다.

이효석

초기스타트업 투자사 소풍벤처스 디렉터

1호 메타버스 유니콘? 콘텐츠 알짜기업!

디즈니플러스에서 인기인 ‘스타워즈 만달로리안’ 보셨나요? 이 드라마는 영상 제작 생태계에 큰 족적을 남겼는데요. 블루스크린 대신 대형 LED 화면에 배경을 틀어놓고 촬영한 첫 대작 시리즈입니다. 나중에서야 뒷배경을 CG로 편집하는 블루스크린은 연기 몰입도 힘들고 CG 비용도 많이 드는데, 대형 스튜디오에 초대형 LED 화면을 뒷배경으로 틀어놓고 찍으니 이런 문제가 해결된 거죠.

이런 ‘LED Wall’ 기술을 갖고 있는 회사가 브이에이코퍼레이션입니다. ‘1호 메타버스 유니콘’으로 보도되고 있지만 핵심은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입니다. 버추얼 촬영 쪽 굴지의 기술과 노하우가 있고 지적재산권(IP) 인수도 활발해질 거라고 하니 투자 밸류에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이승규

핑크퐁컴퍼니 부사장&공동창업자

🌟AHC 창업신화가 탄생시킨 유니버스

웹3만큼 신조어 효과를 톡톡히 보는 분야가 메타버스입니다. ‘무한 확장의 우주’란 말뜻처럼 메타버스의 의미가 무한히 뻗어나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제 단순 3D 아바타 플랫폼뿐만 아니라 가상 현실을 제작하고 뒷받침하는 시스템 전체가 메타버스 밸류체인의 일원으로 간주됩니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이 하남에 지은 1만5000㎡ 크기의 대형 버추얼 프로덕션 연구소가 그 단적인 예입니다. 이 연구소는 자체 기술력으로 실감 나는 버추얼 콘텐츠를 제작할 공간으로 평가 받습니다.

이 업체는 놀랍게도 화장품 브랜드 AHC로 ‘1조 대박’ 신화를 쓴 이상록 회장이 창업한 회사입니다. 성공한 창업가의 도전이 주는 신뢰가 신 산업에 대한 기대와 결합해 불과 창업 13개월 만에 유니콘을 탄생시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