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들이 노후할수록 서울 집값은 불패?

아파트들이 노후할수록 서울 집값은 불패?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 서울 잠실 롯데월드 맞은 편에 있는 주공5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계획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습니다.

이 아파트 단지는 현재 약 4000가구쯤인데 재건축을 마치면 6815가구로 바뀝니다. 이 아파트는 1978년에 지어진 45년차 아파트입니다. 약 10년쯤 전에 재건축 사업을 시작했지만 서울시 심의에서 계속 탈락하면서 재건축이 지연돼왔습니다.

재건축 지연되는 여의도, 압구정 : 이 아파트뿐 아니라 50년이 넘은 여의도나 압구정동 아파트 등은 특별한 이유 없이 단순히 주변 지역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재건축을 계속 지연시키고 있는 대표적인 대단지 노후 아파트들입니다.

이런 사례들 때문에 서울 같이 아파트 값이 비싼 지역의 오래된 아파트 재건축을 막는 것이 정부의 정책 방향으로 인식되면서 오히려 ‘서울에는 대단지 아파트 공급이 어려우며 그러므로 서울 아파트는 불패’라는 인식이 생겼습니다. 잠실 주공5단지의 심의 통과는 그동안 막혀있던 재건축 아파트 심의가 다시 진행된다는 걸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산 너머 산인 서울 아파트 재건축 :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더라도 분양가 산정이나 재건축초과이익환수 등 변수가 남아 있어서 새 아파트가 언제쯤 지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실제로 이미 아파트 건축이 진행중인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구청과 분양가 산정 문제로 진행이 또 멈춘 상태입니다.

재건축을 하는 과정에서 여러 변수로 인해 계속 절차가 중단되면서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은 주변의 새 아파트들에 비해 가격이 꽤 낮습니다. 그런 가격 할인은 재건축 과정의 불확실성 때문에 생기는 금액인데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은 그래서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그 가격 할인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민감하게 오릅니다.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재건축 규제? : 서울에 아파트를 공급하려면 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돼야 하는데 재건축을 활발하게 진행시키려고 하면 그동안 눌러놨던 디스카운트 요인이 사라지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그러면 그게 부담스러워서 재건축을 다시 규제하는 악순환이 서울에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지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긴축 수위 두고 속내 복잡한 연준
오늘의 이슈

매파 면모 보여준 연준 : 어제 새벽에 공개된 미국 연준의 지난 1월 회의록에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와 금리 인상을 서둘러야 한다는 압박이 꽤 담겨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코로나로 인한 공급 문제로 유발된 인플레였지만 예상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있다는 게 연준의 분석이었습니다.

차분한 시장 : 하지만 이런 우려는 이미 시장에서 충분히 각오하던 것이어서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런 수준이라면 연준은 다음달 금리를 올릴 것이고 5월에도 금리를 한 번 더 올리겠지만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시장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진퇴양난의 연준 : 지금 미국 연준은 진퇴양난의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금리를 빨리 그리고 큰 폭으로 올리자니 자칫하면 경기를 망칠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인플레에 대한 대응을 미지근하게 하자니 자칫 나중엔 더 큰 폭의 금리 인상으로 충격적인 대응을 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이게 연준의 걱정입니다.

지금 연준이 어느 쪽에 더 기울어져 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연준이 최근 예고하는 금리 인상의 속도나 폭이 경기를 망칠 만한 정도로 강한지 아니면 너무 약해서 나중에 더 큰 충격이 필요하게 될지는 아무도 확언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연준은 때로는 과격하게 때로는 온건하게 분위기를 잡아가며 아슬아슬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친환경이라 석유로 돈을 더 번다고?
오늘의 이슈

다시 석유 기업들이 잘 나간다 : 녹색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인 ‘그린플레이션’은 친환경 정책이 석유 가격을 올리고 그게 인플레로 연결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미국의 석유 기업들은 매우 좋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엑손모빌은 230억달러의 순이익으로 7년 만에 가장 높은 이익을 기록했고, 셰브론 역시 156억달러의 순이익을 올렸습니다. 역시 7년 만에 최고 기록입니다.

탄소 중립 친환경 정책이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석유 회사들이 기존 유정이나 시추 설비에 투자를 하지 않다 보니 석유 공급이 줄고 있습니다.

과도기엔 기존 산업이 돈을 더 번다 : 이런 일은 그린플레이션이 아니더라도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는 특정 산업의 과도기에 간혹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휘발유차나 경유차에 들어가는 자동차용 배터리는 앞으로 전기차가 대중화되면 사라질 부품이기 때문에 이 시장에 새로 뛰어드는 기업도 없고 기존 업체들도 설비투자를 별로 하지 않습니다. 그런 결과로 몰락하는 산업인 자동차용 배터리(납축전지)는 시장규모는 커지지 않지만 꾸준히 좋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물가가 오르는 그린플레이션은 장기적으로 친환경 정책 자체를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 인도 등 인플레이션에 취약한 개발도상국들은 친환경 정책의 속도를 줄이거나 포기하는 선택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메타(구 페이스북) 등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은 고객들에게 개인별 타깃 광고를 제공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죠. 애플,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 체제에 저장된 유저 활동 내역 데이터를 넘겨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밀 타깃 광고로 돈을 벌긴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작년 애플에 이어 구글마저 최근 이 데이터의 외부 공유를 금지했기 때문인데요. 구글은 대안으로 유저들의 관심사를 여러 토픽으로 나눠 판매하겠다고 밝혔으나 기존 타깃 광고에 비해 효과는 크게 떨어질 전망입니다.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지난 2년간 미국 내 물류 창고 규모를 2배 이상 확대했습니다. 미 온라인 미디어 쿼츠에 따르면 임차는 물론 구매하거나 직접 짓기도 하는 등 가리지 않고 창고를 확보하고 있다는데요. 아마존이 닥치는 대로 창고를 확장한 여파로 북미 지역 창고 임대료도 작년 18%나 올랐다고 합니다. 아마존이 창고를 확대하는 이유는 코로나로 인한 공급망 혼란에 대응하기 위해서인데요. 향후 대규모 물류망을 통해 아마존이 택배 사업을 더욱 확장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