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이 지속될 이유들

금리인상이 지속될 이유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2%를 넘어섰습니다. 요즘 국고채 금리의 상승세는 이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는데 매우 가파른 상승입니다. 2개월 전만 해도 1.4% 수준이었는데 어제는 2.04%로 마감했습니다.

기획재정부 국고채 통합정보시스템

한은의 금리인상 의지: 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일단 미국에서도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우리나라 금리도 동조화되고 있고, 무엇보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는 것도 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게 된 이유입니다.

대출규제도 금리상승 부추겨: 최근 은행의 대출 규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은행이 대출을 줄이면서 상호금융 등 일부 비은행 금융회사들로 대출 수요가 몰렸죠. 그러자 그런 금융회사들이 대출을 해줄 재원 마련을 위해 채권을 팔았고 그 여파로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금리가 올랐습니다. (채권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은 1년 후에 100만원의 원금을 지급하는 채권이 95만원에 거래되다가 90만원에 거래된다는 의미인데 95만원에 거래될 때는 1년에 5만원의 이자가 붙으니 금리가 5%라는 의미이고 90만원에 거래되는 것은 금리가 10%라는 뜻입니다.)

이미 3~4차례의 기준금리 인상분을 시중금리에 선반영한 상황이라 기준금리가 오르더라도 여기서 추가로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따라 달라질(금리 상승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도 큽니다.

결국 인플레가 얼마 가냐에 달렸다: 특히 현재 미국 내 경제 사정을 들여다보면, 각국의 인플레이션도 단기간에 쉽사리 끝나지 않으리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연준(Fed이 미국에서 요즘 직원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를 모아 정리한 보고서를 발간했는데 참고할 만합니다. 이 사례들은 모두 미국의 임금 인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을 높이는 재료들입니다. 실제로 미국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지난 9월 30.85달러로 1년 전에 비해 4.6% 올랐습니다. 연간 6% 정도의 속도로 임금이 오르는 중입니다.

임금상승은 인플레에 악영향: 요즘 인플레이션은 공급망 차질 등 일시적 이유에 따라 단기적으로 급격히 발생한 인플레이션이지만, 임금 상승이 이어지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성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참고로 미국은 1980년대 이후 지금까지 연간 임금 상승률이 4%를 넘지 않았는데 요즘은 4~6% 수준의 임금 상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임금이 오르면 근로자들은 내구재를 사들이기 시작하고 내구재 수요의 증가는 내구재를 만드는 재료인 원자재 수요를 늘려서 원자재 가격이 올라갑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단기적으로는 공급 문제 등이 원인이지만, 그 기저에 흐르는 상승 요인은 내구재 소비와 근로자들의 소득 증가입니다.

탄소중립? 인플레부터 감당해야
오늘의 이슈

새로운 소식 : 정부가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줄이는 탄소중립 목표를 결정했습니다. 2017년 대비 2030년까지 24.4% 감축하려던 NDC(온실가스감축) 종전 목표는 40% 감축으로 상향 결정됐습니다.

전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는 132개국이 탄소중립을 실현할 시기를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대부분은 2050년까지, 중국은 2060년까지 그렇게 이행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몇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탄소중립은 선언일 뿐?: 이런 목표를 법제화한 나라는 12개국에 불과하고, 나머지 나라들은 순제로 목표가 그냥 구호나 선언일 뿐입니다. 지금부터 30년 후의 일이기 때문에 언제 어떤 변수가 생길 지 모르고 지금 그런 목표를 결정하는 정부는 사실상 그 목표에 구속받지 않습니다.

인플레부터 견뎌야: 중국이나 한국 같은 탄소 배출 산업이 국가 주력 산업인 나라들은 탄소중립 또는 온실가스 감축이 더 어렵고 고통스러운 목표입니다. 문제는 중국이나 한국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고 공장 가동을 줄이면 제품 공급이 줄고 가격이 올라가면서 그 고통이 여러 국가로 전이됩니다. 당장 천연가스 가격이 오르면서 난방비가 문제가 되자 석탄 사용을 다시 늘리거나 원자력 발전을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이 바뀌는 것을 보면 제조업 국가들의 탈탄소 정책과 그 결과인 인플레이션이나 물자 부족을 견딜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올해 우리 정부가 목표한 4% 경제 성장률 달성 전망을 어둡게 하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한국은행이 올해 3분기 경제 성장률이 0.3%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건데요. 분기 성장률은 코로나 사태로 작년 1~2분기 연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작년 3분기(2.2%)부터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점차 낮아져 이번 분기는 2년 새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과 전세계적 공급 대란으로 민간 소비와 기업 투자 등 내수 경기가 위축된 결과로 분석됩니다.